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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사기막골 도예가 '정헌진'의 그릇 예술
김승환 인턴기자  |  kimseunghwan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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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26  00: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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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사기막골 도예가 '정헌진'의 그릇 예술

김승환 인턴기자

   
이천 사기막골, 도예가 정헌진(사진=정헌진)

경기도 이천 설봉공원에서 오는 4월29일부터 5월22일까지 '제30회 이천도자기축제'가 열린다. '지나온 30년 나아갈 30년'이란 테마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는 다채롭고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이천을 찾는 춘상 객들의 눈과 입, 그리고 마음까지 풍요롭게 할 예정이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도자기 축제인 '이천도자기축제'를 기획한 이천시는 풍성한 도자기체험과 함께 다양한 이천지역 특산물을 재료로한 먹을거리와 지역 특산품 장터도 개장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도예 명인들의 다양한 특별전과 기획전 그리고 국제도자 워크숍 및 심포지엄도 개최되는데, 이천 도예가들의 작품을 직접 눈으로 감상하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그중 이천 사기막골의 도예점 '정담'의 생활자기는 흰색과 청자색의 정헌진 도예가의 작품으로 백자를 생활자기로 접목시켜 자기만의 독특한 점과 선, 그리고 그 점과 선이 이루고 있는 공간을 활용한 생활자기를 완성시키고 있다.

그릇 속에 철학을 담아 음식을 받는 이가 시각적인 느낌과 촉각적인 질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항상 시작부터 완성까지 고민한다. 정담의 도예작품은 '우후청천색(雨後晴天色)' 즉 하늘색의 미묘한 아름다움을 청자의 푸른 빛깔에 비유된다.

'손가는 대로 빚어놓으면 그릇을 쓰는 사람이 알아서 쓴다'는 도예가 정헌진의 작품은 그렇게 백색과 청자 빛의 비색을 띠고 삼라만상의 만화경 같은 우주를 들여 보는 듯 하다. 그릇은 운명적으로 곡선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인간과 인생의 희로애락을 닮아 저절로 경의가 느껴지는 정담의 그릇은 마치 날아가는 한 마리의 백학 같다.

또한 도예가 정헌진의 작품은 자연의 치세와 그 자연을 빚은 그릇으로도 이미 달 항아리 속에 있다. 중국의 것처럼 거만하지도, 일본의 것처럼 신경질적이지도 않은 우리 조선 항아리의 특색이 고스란히 옮겨진 듯 한 정겨움이 더해져 정담이라는 달 항아리 속은 그윽하다.

한국의 강토를 굽어보면 절경처럼 밭이랑이며 논이랑의 무늬가 얼기설기 엮여 있다. 연약하지도, 험하지도 않은 산자락에 걸터앉아 의좋게 엮인 초가지붕을 보노라면 산기슭에 모이는 바람도 다 세상사 시름을 털어내게 하는 것 같다. 도예가 정헌진의 작품은 그렇게 슬프고 복될 것도 없이 덤덤한 살림살이를 고즈넉하게 광주리에 이고 사는 한국인의 마음을 도자기로 빚어낸다.

한숨과 웃음이 뒤섞인,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여백을 궁지로 몰지 않고 중심으로 끌어올리면서 조형의 미를 갖춘 듯 보이는 정헌진의 도자기는 예사로 돋아나는 야생초 하나도 건드리지 않는 한국의 미술을 닮은 듯하다.

수다스럽거나 꾸밈이 없이 덤덤한 매무새를 가지고 있는 한국 미술은 뽐냄 없이 드러난 추녀의 곡선을 가지고 있다. 고려의 청자, 조선의 자기에 이르면서 세상과 하나를 이루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특징을 가지게 된 한국 미술의 장점은 아마도 삼수갑산을 가지고 있으며, 그 삼수갑산의 심정으로 빚는 혼의 결합에 있을 것이다.

자연에 순종하면서 자연스럽게 살아나가는 문명인으로 빚어내는 도예가 정헌진의 그릇이 우주를 빚는다 말 못할 이유도 없는 듯 보인다. 수다스럽게 단장하고, 주책없이 덧칠하는 속악함 없이 간결한 도예가 정헌진의 그릇들이 옹기종기 모여 저들만의 소리와 색깔을 낸다.

자연에서 번져와 그릇 속으로 들어가는 그의 손 매무새는 한국 문화와 미술의 당당한 관록이 저절로 생활 속으로 스며들어와 에누리 없는 우리의 식탁과 차 문화라고 할 수 있는 벗살이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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