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정현 첫 黨·靑 회동 '화기애애'
朴대통령, 개각 등 李대표 제안 최대 수용 밝혀

조경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 오찬에 앞서 이정현 신임 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당청 간의 새로운 밀월 정치의 시동을 걸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낮 이정현 대표 등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정치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8·9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박 대통령의 복심인 이정현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 주류 의원들이 대거 지도부에 선출한 가운데 마련된 이날 회동에선 심도 있는 국정 현안을 협의한 가운데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이날 청와대는 박 대통령과 이 대표가 전체 오찬 이후 따로 만나서 개각, 사면 등 내밀하게 조율해야 할 사안을 논의하는 독대 자리도 마련됐다. 박 대통령과 이 대표가 11일 청와대에서 25분 간 별도 면담을 갖고 새 개각과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회동에 앞서 춘추관에서 "향후 국정 운영을 위한 당·청 간 화합과 협력을 당부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오찬에서 나온 당의 제안을 최대한 수용할 생각이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만약 이 대표에게 공개되는 개각 명단 속에 이 대표가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개각 부처와 장관 후보자가 포함돼 있다면 해당 부처를 개각 대상에서 제외하고 이르면 12일 늦어도 내주 초에 조속히 개각을 단행하는 계획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인사에 있어서 지금까지 해 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시스템적 여과장치를 이 대표를 통해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획기적인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 및 당 지도부는 이날 전체 회동 또는 독대를 통해 전기료 누진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 서민 경제 애로 및 국회 내 추경안 처리 진행 사항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회동에 앞서 "대통령과 만나기 전에 대화 주제를 공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전기료 누진제 문제의 개선 방안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혀 민생현안 문제를 다룰 것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