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종목별 메달 배정의 '불균형 극심'  
올림픽 정신 실종…편파 판정은 강대국 위한 선물

김정남 기자

2016 리우올림픽 종목별 메달수

심판 판정의 불균형이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가 올림픽을 통해서 교묘하게 다시금 세계인들에게 각인 되고 학습되고 있다. 지난 런던올림픽에서 우리나라 펜싱의 신아람 선수 편파 판정, 유도의 조준호 선수 편파 판정, 수영의 박태환 선수 편파 판정, 또 그 외의 많은 약소국이 항소했지만 묵살된 많은 편파 판정들.

지금의 리우올림픽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5kg급의 김현우가 16강전에서 러시아 선수를 만나 판정논란 속에 패해 동메달에 그친 가운데, 복싱에서도 러시아 선수에게 유리한 편파판정이 도마에 올랐다.

16일(한국시간)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 복싱 헤비급 결승전에서 러시아의 예브게니 티셴코는 카자흐스탄의 바실리 레빗을 만나 경기 내내 수비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공격을 주로 레빗이 주도했고, 티셴코가 레빗에 주먹이 맞아 출혈을 일으키며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3명의 심판진 중 한 명이 1라운드에서만 레빗이 우위에 있다고 판단했고, 나머지 심판진들은 티셴코의 손을 들어줬다.

올림픽 정신과 스포츠맨십을 내세우지만 그보다 더 높고 단단한 국제질서의 벽이 있음을 약소국들은 실감하게 된다. 그래서 억울해 하는 한편 결국 국력을 키워야 한다며 냉철한 국제질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곳곳에서 반전이 일어나더라도 메달 개수에 따른 국가별 올림픽 순위는 매해 크게 변하지 않는다. 항상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경제나 군사에서 그렇듯 올림픽에서도 1, 2, 3위를 다투고, 소위 강대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은 올림픽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한다. 이러한 고정된 순위는 불균형한 국제질서를 받아들이게 하는 스포츠 문화 장치의 일그러진 결과물이다.

종목별 메달의 불균형도 또 다른 편파 유도

메달 15개 이상 걸린 종목

현재 리우올림픽의 총 메달 수는 금 308, 은 308, 동 343개 총 959개로 역대 올림픽 중 최대의 메달 개수이다. 하지만 종목별 불균형은 단 1개의 메달도 따지 못하는 저개발 국가나 스포츠 후진국은 그림의 떡이고, 선진국들의 메달 잔치에 불려 온 액서서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초 체력이 중시되는 육상과 수영, 체조, 사이클, 카누 조정 등의 종목에 대다수의 메달이 배정되어 있는 점은 세계 벽을 넘기 위해 작게는 십수 년에서 50년 이상을 투자해도 넘보지 못할 종목들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말만 지구촌의 축제라고 말하지 정작 스포츠 후진국은 들러리만 서고 축제의 뒷전에서 맴돌아야 하는 현실의 벽은 높아만 보인다.

올림픽위원회와 미 중 러 등 선진국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보다 수많은 지구촌 사람들의 축제로 거듭나는 진정한 올림픽 정신의 구현을 위한 많은 노력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