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특보]태풍 '차바' 남부지역 강타…사망·실종 3명
선박 3척 전복·6명 긴급구조, 피해 속출

조준기 기자
 

18호 태풍 차바의 예상진로(영상사진=YTN기상뉴스)

예상치 못한 10월에 찾아온 태풍 '차바'가 기록적인 강풍을 몰고 와 제주도와 전남 해안지역 곳곳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차바 영향으로 인해 이날 제주에서 초속 47ｍ의 최대순간풍속이 관측됐다. 이는 태풍 '매미'가 내습했던 2003년 9월 12일 기록된 초속 60ｍ에 이어 2번째 기록이다.

제주도 서쪽 끝 고산지대의 경우는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56.5ｍ를 기록으로 지난 2003년 9월 12일 태풍 '매미'의 초속 60ｍ, 2002년 8월 31일 태풍 '루사'의 초속 56.7ｍ에 이어 3번째로 강한 바람이었다.

이번 태풍으로 제주 1명, 부산 2명 등 모두 3명의 사망·실종사고가 발생했다. 5일 오전 10시 50분쯤 부산 수영구 망미동 2층 주택 옥상에 있던 정모(여·81) 씨가 초속 20m의 강풍에 몸이 휩쓸려 바닥에 떨어져 숨졌다. 또 오전 11시쯤에는 부산 영도구 동삼동 모 대학의 신축건물 공사장에서 강풍으로 건설용 타워 크레인이 넘어져 이곳에서 작업하던 인부 오모(59) 씨가 깔리면서 숨졌다.

제주, 여수 등 10여만 가구에서는 정전이 발생하고 초속 20∼40m의 강풍으로 주민들이 공포에 떨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 4분쯤에는 제주항 2부두에서 정박 중인 어선에 옮겨 타려던 선원 1명이 바다에 떨어져 실종됐다.

그러나 제주, 여수의 선박 3척이 전복, 좌초되는 사고에서는 6명이 물에 빠졌으나 긴급 구조되는 등 다행히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의 부산항대교·광안대교·남항대교, 경남 거제의 거가대교 등 대형교량을 비롯해 수백 곳의 도로에서 침수 등으로 한때 교통이 통제돼 시민 불편을 초래했다.

오전 10시 현재 강한 소형 태풍인 차바는 전남 여수 남동쪽에서 시속 38㎞의 속도로 북쪽으로 이동 중이다. 차바의 영향으로 전국이 흐린 가운데 충청 이남 지역에는 비가 왔다. 특히 제주에는 초속 30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시간당 10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졌다.

특히 5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가 태풍 영향권에 접어든 4일 오후부터 5일 오전 5시 현재까지 한라산 윗세오름 522.5㎜, 진달래밭 448.5㎜ 등 산간에 많은 비가 내렸다.

산간 외 지역도 수백㎜의 비가 쏟아졌다. 4일 오후부터 5일 오전 5시 현재까지 제주(북부) 151.1㎜, 서귀포(남부) 270.6㎜, 성산(동부) 123.4㎜, 고산(서부) 24.9㎜, 용강 342.5㎜, 아라 340㎜, 유수암 27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