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둘레길 트레킹…제3~4코스, 흰구름길과 솔샘길
흰구름길 하늘전망대서 바라본 인수봉 조망 빼어나

[헤럴드저널] 조경렬 편집장

서울 북한산 둘레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사진=헤럴드저널)

북한산 둘레길이 개방되면서 주말이면 탐방객들의 인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언론보도와 등산인들의 모임과 입소문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가족단위의 탐방객들이 꾸준히 늘면서 주말이면 거의 모든 구간에서 서로 비껴가기 힘들 정도로 인파가 날로 늘고 있다. 건강을 위한 운동의 종요성이 강조되고 웰빙생활의 일상화가 자리 잡아가는 현실에 잘 맞는 트레킹 코스이다 보니 갑작스런 탐방객 증가가 가져 올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3코스 흰구름길 안내도(그래픽=북한산국립공원)

제3코스 흰구름길…이준 열사 묘소~북한산생태숲

지난 주말 가을 하늘이 파랗게 열려 지난 번 3코스를 다 탐사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날 다시 오전 11시 집을 나섰다. 이미 많은 탐방객들이 몰려 사진을 촬영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늘은 청명하고 바람은 시원하게 가을을 알리니 이 보다 더 상쾌한 날씨가 또 있을까 싶었다.

서울 우이동 4.19국립묘지를 지나 아카데미하우스 입구로 향했다. 이준 열사의 묘지 부근에서 시작되는 제3코스 '흰구른길'은 북한산둘레길 탐방지원센터가 있다.

이곳에서는 둘레 길의 안내와 홍보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전체 코스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서 통일교육원 쪽으로 약 50m 쯤 시내 방향으로 내려가다 다시 오른쪽 골목으로 접어들어야 한다. 최근에는 통일교육원 후문으로 바로 들어가게 길을 조성했다.

이 길이 흰구름길 화계사로 향하는 방향이다. 골목길로 200미터를 걷다보면 향운사가 보이고 여기에서 조금 내려가면 게이트볼 경기장을 돌아 다시 산자락으로 오르는 길이 열려 있다.

화계사 경내의 느티나무 보호수

화계사 경내의 아담한 장독대 풍경

제3코스 중간 지점에는 유서 깊은 사찰 화계사가 있다. 이 화계사에는 보물 제11-5호인 화계사 동종이 있다. 잠시 이 동종이야기를 살펴보기로 한다. 화계사 동종華溪寺銅鍾은 조선 숙종 때 경기도와 경상도 지역에서 활동한 승려인 사인思印비구가 주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조선 말 광무 2년(1898년) 경북 영주 희방사喜方寺에서 화계사로 옮겨졌으며, 지금은 새로 축조한 범종각 안에 놓여 있다.

삼각산 아래에 자리한 화계사는 중종 17년(1523년) 신월信月이 창건한 사찰로 광해군 10년(1618)에 화재로 전소된 것을, 이듬해 도월道月이 덕흥대원군 가문의 시주를 받아 중건하였고, 고종 3년(1866년) 용선龍船과 범운梵雲이 흥선대원군의 시주로 중수했다고 한다.

화계사동종으로 보물 제11-5호이다. 범종각을 대웅전 오른쪽에서 아래쪽으로 옮겨 짓고 범종을 옮겨 달았다.

동종의 장인 사인비구는 18세기 뛰어난 승려이자 장인으로 전통적인 신라 범종의 제조기법에 독창성을 합친 종을 만들었다. 현재 그의 작품 8구가 서로 다른 특징을 보이며 전해지고 있는데, 우선 크기는 비교적 작지만 그의 초기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포항 보경사 서운암동종(보물11-1)은 종신에 보살상이나 명문이 아닌 불경의 내용을 새긴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양산 통도사동종(보물11-6)은 팔괘(八卦)를 문양으로 새기고 보통 유곽 안에 보통 9개씩의 유두를 새기는 것에서 벗어나 단 한 개만을 중앙에 새겨 넣는 특징이 보인다.

또한 가장 전통적인 신라 범종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범종으로는 안성 청룡사동종(보물11-4)과 강화 동종(보물11-8)이 있다. 그밖에 종을 매다는 용뉴 부분에 두 마리 용을 조각해 둔 서울 화계사동종과 의왕 청계사동종(보물11-7), 그리고 종을 치는 부분인 당좌를 그만의 독특한 모습으로 표현한 문경 김룡사동종(보물11-2)과 홍천 수타사동종(보물11-3) 등이 그가 제작한 범종이다.

그의 작품들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8구 모두가 보물로 지정되었으며, 각기 독창성이 엿보이고 있어 범종 연구에 중요한 자료다. 산길을 걸으며 우리 역사와 인문학 이야기는 둘레길 돌며 문화재가 나오면 그때마다 하기로 하겠다.

동종을 살펴보고 다시 전망대가 있는 둘레 길을 따라 걷는다. 인파가 너무 많아 편안한 트레킹 길은 아니었다. 약간 언덕 길을 올라서서 약 20분 쯤 가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1전망대와 2전망대가 있다.

필자는 이 높은 전망대를 하늘전망대라 부르고 싶다. 아마도 전 구간을 통틀어 이 전망대가 가장 높아 멀리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숲속에 왜 일부러 구조물을 설치해 전망대를 만들었는지 올라가서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맑은 가을 하늘이 드높게 열렸다. 지난 여름 장마에 지친 나무와 숲도 시원한 가을 날씨를 즐기고 있었다. 시계가 멀리 트여 안내 이정표 뒤로 빠끔히 수락산이 선명하게 보인다.

바로 앞에 북한산의 능선과 그 너머로 인수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시내의 시가지도 빙 둘러 볼 수 있다. 여기가 3코스의 '흰구름길' 포인트이다. 여기에서 약 2km 쯤 가면 빨래골 탐방안내센터가 나온다.

이곳 까지 둘레길은 아기자기한 산길이 이어져 산행의 즐거움도 맛볼 수 있는 오솔길이 이어진다. 빨래골 탐방안내센터에서 다시 산길로 접어들면 이곳부터는 인접한 주택가 뒷마루를 감고 도는 북한산 속 길이다.

지금까지 이곳에 사는 주민들도 갈 수 없었던 북한산의 속살을 볼 수 있는 길이다. 3코스의 정점인 정릉생태숲 까지 자연생태를 잘 살린 생태 길로 조성되어 여러 종류의 야생화와 나무들을 구경하며 걸을 수 있다. 아마 이 코스가 가장 잘 조성된 생태 숲길일 것이다. 이곳에서 칼바위 능선 길로 오르는 등산로와 만난다.

북한산 둘레길 제4코스 솔샘길 안내도

제4코스 솔샘길…북한산 생태숲~정릉탐방안내소

정릉생태숲에서 부터 정릉 탐방안내센터 까지가 제4코스 길이다. 생태 숲에는 솔샘 발원지가 있는데, 솔샘 발원지 유래에는 한양의 진산인 삼각산의 한 줄기를 따라 오르면 예부터 소나무가 무성하고 물이 맑은 샘이 있어 이름하여 솔샘[松泉]이라 불렀으니 이곳이 바로 솔샘의 발원지라고 적고 있다. 이 구간은 2km 남짓으로 비교적 짧은 구간이다.

솔샘길의 정릉생태숲으로 작은 인공 습지를 조성해 놓았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는 솔샘길 생태공원

생태숲 공원에 조성된 덩굴식물 터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