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정계복귀…'탈당'으로 '개헌추진' 동력 가동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제3지대론 불 지펴
손 전 민주당 대표 대통령에 연연 안하겠다

조경렬 기자

2년여 간의 칩거를 만친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이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계복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TV화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년 3개월 만에 정계에 복귀했다. 손 전 대표는 20일 오후 4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계에 복귀하는 명분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발표문에서 "저는 정치와 경제의 새판 짜기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이 일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의원, 장관, 도지사, 당 대표를 하면서 얻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겠다. 당직(더민주당 고문과 당적)도 버리겠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제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며 개헌을 강력히 추진 할 것을 내비쳤다. 지금의 제6공화국 헌법은 생명이 다해 새 헌법으로 새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며 제3지대로 나서 개헌을 고리로 한 정치권의 새로운 동력에 불을 지폈다.

그는 특히 개헌 추진세력에 동참할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손 전 대표는 "87년 헌법 체제가 만든 제6공화국은 그 명운이 다 했다"며 "지난 30년 동안 조금씩 수렁에 빠지기 시작한 리더십은 이제 완전히 실종됐다"고 말했다.

또 "제6공화국 체제에선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더 이상 나라를 끌고 갈 수 없다"며 "이제 제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고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무엇이 되겠다는,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다"며 "명운이 다한 6공화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 저한테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손 전 대표는 "모든 것을 내려놓아 텅 빈 제 등에 짐을 얹어주라"며 "제7공화국을 열기 위해, 꺼져버린 경제성장의 엔진을 갈아 다시 시동을 걸기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만 보고 소걸음으로 뚜벅뚜벅 걸어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를 계기로 정치권에 나돌고 있는 '제3지대론'이 그 실체를 드러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김종인 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를 필두로 여야 비주류 의원들은 '개헌'을 전제로 제3지대론을 강조했다.

정치권은 개헌을 강조하는 손 전 대표 행보가 '제3지대'의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해 제3지대론이 현실화된다면 내년 대선의 지형 역시 요동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정치지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정계복귀를 시작으로 김종인 민주당 전 대표, 이재오 전 의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등 개헌론자들과의 접촉을 통해 개헌론의 힘을 키워 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