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최순실 의견 들었다…국민께 송구"
"취임 후에도 일정기간 의견 들고, 보좌진 완비 후 그만 둬"
비선라인 최순실, 靑 인사에도 개입해 논란

조경렬 기자

최순실 씨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사진=JTBC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10월 2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에 대하여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각종 연설문과 회의자료 등이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실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직접 발표했다. 다소 침울한 표정으로 연단에 선 박 대통령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제 입장을 진솔하게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알다시피 선거 때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최순실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ㆍ홍보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에는 일부 자료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와 보좌체제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두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저로서는 좀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발표에도 불구하고 JTBC 뉴스는 이날 최 씨가 연설문 정도의 수정하는 수준이 아니라 청와대와 정부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2년 12월 29일 홍보 SNS본부 운영안 문건을 분석한 결과 최 씨가 인수위 홍보팀장 인사안과 인사 이후 대응방안까지 보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JTBC는 청와대 대변인 선임에 대한 일부 언론의 문제제기를 어떻게 대응할지와 장관급인 청와대 경호처장 후보군의 장단점 등을 분석한 상세한 자료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신속히 최순실씨 연설문 관여 의혹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지만, 연설문 사전열람 의혹에 이어 인사개입 의혹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정치권의 파장이 최순실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