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대통령 최순실…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비선실세 논란
최순실 게이트…특검, 국정조사 넘어 "朴 대통령도 조사대상"

윤성필 기자

국정농단의 중심에 선 최순실(사진=MBN뉴스)

청와대 비선라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정치권은 물론 온 국민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문에서 언급한 단순한 연설문과 홍보 차원을 넘어 청와대와 국가기관의 인사는 몰론 국정 전반에 걸쳐 손을 댄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민의 자존심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인사는 몰론 외교, 안보 등의 모든 분야에서 관여해 실질적 상왕노릇을 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비선실세 최순실의 논란이 점점 폭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최순실씨의 연설문 수정 의혹에 대해 시인하고 사과했지만 야권은 물론이고 여권 내부에서 조차도 대통령의 탈당을 거론하는 등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최 씨가 사용하던 PC에서 지난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면담을 앞두고 박 대통령이 참고해야할 내용들이 담긴 문건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교안보 현안에서는 북한과의 남북 간 대화의 필요성 질문에 대한 박 대통령의 참고 할 질문 등이 작성 되어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최순실씨의 사무실 책상 위에는 항상 30cm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가 놓여있었다"면서 "자료는 주로 청와대 수석들이 대통령에 보고한 것들로 거의 매일 밤 청와대의 정호성 제1부속실장이 사무실로 들고 왔다"고 밝혔다.

국정운영에 있어서 실질적 결재권자가 최순실이었음을 반증하는 것이어서 정치권은 경악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최순실에 대한 검찰수사의 신뢰성을 지적하면서 특검을 넘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5일 브리핑을 통해 "국정농단과 국기문란 행위 일체, 유출 경로,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을 명명백백히 따져야 한다"면서 "대통령도 최순실씨도 문고리 3인방도 예외는 없다"고 강조했다.

기 원내대변인은 "더민주당은 특검, 청문회, 국정조사 등 모든 수단을 총 동원해서 진실을 규명하고 국기문란과 국정농단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도 어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현 시간부로 박근혜 대통령과의 개헌 논의는 전면 종료할 것을 선언한다"면서 격앙된 목소리로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을 강력히 비판했다.

안 의원은 "이번 사태는 국기문란을 넘어선 국기붕괴다. 한 개인이 국가를 농락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전면에 나서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특검을 포함 성역 없는 수사로 국민의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면서 "대통령도 수사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에서는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를 통해 현 사건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비박계에서는 '대통령 탈당 요구' 등의 반발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최순실 사태는 대통령의 사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새로 시작되는 것"이라면서 △여야 지도부의 최순실 특검 논의 △모든 청와대 수석비서관 퇴진 및 전면 개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퇴 △이정현 대표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조사대상"이라며 "본인이 최순실씨에게 자문을 받았기 때문에 어떤 내용을 자문 받았고 어떤 절차를 거쳐 진행됐는지 조사 대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의 안정성을 위해 대통령에 대한 형사소추는 금지하지만 진실을 밝힐 의무까지 면제하고 있지는 않다"며 이같이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