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朴대통령 담화 불구 지지율 5%대 추락
與 지도부·친박 "진정성 담았다" vs 비박 미흡하다" 내홍 조짐
野 민주 "미흡해 정권퇴진운동 불사" vs 국민의당 "검찰수사 수용 긍정적"
 
조경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KBS뉴스화면)

박근혜 대통령의 진심에 찬 반성과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지지도는 5%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4일 오전 대국민 담화가 '최순실 게이트 정국'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특검 수사까지도 받겠다고 밝힌 데 대해 여권과 야권 모두 내부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오면서 여야가 모두 내홍의 조짐마저 감지되고 있다.

여야에서 각각 내분이 심화할 경우 지금까지 야권 3당과 새누리당 비박계가 여권의 친박계 주류를 에워싼 압박으로 흘러왔다면 이번 대국민 사과 후 다양한 평가와 온도차가 느껴지고 있어 자칫 최순실 정국의 정상화 보다는 더욱 복잡한 형국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 지도부와 주류 친박계가 박 대통령의 담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야권의 초당적 협조를 요청한 반면, 비박계는 여전히 박 대통령의 후속 조치가 여전히 크게 미흡하다는 반응이어서 대조를 이뤘다. 특히 일부 비박계는 "2선 후퇴에 대한 언급이 없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친박계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검찰수사는 물론 특검수사까지 응하겠다고 한 것은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내려놓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강한 의지와 진정성을 담은 호소였다"면서 "현 난국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초당적 협조로 임해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이정현 대표는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진정성이 있었다"면서 "영수 회담을 이른 시일 안에 열어 야당 대표로부터 국민의 꾸지람을 듣고 국정 공백은 최소화 하자는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고 박 대통령에 주문했다.

반면 한 비박계의 분위기는 "대통령이 국정에서 손을 떼겠다는 언급이 없다. 이는 이어지는 촛불집회를 누그러뜨리고 면피하려는 의도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또 "잘못은 최순실이 저질렀고 자신은 관리하지 못한 도덕적 책임만 지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야당의 분위기는 묘한 상태가 감지된다. 그간 약간의 온도 차를 보여 온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간극은 더욱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담화 내용을 '진정성 없는 개인 반성문'으로 규정하고 정권퇴진 운동까지 언급하는 등 오히려 공세의 수위를 올렸다.

반면 국민의당은 박 대통령이 특검 수사까지도 받을 수 있다고 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우호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박 대통령이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비난한 반면, 국민의당은 박 대통령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분노하는 민심에 전혀 대답이 되지 못했고 진정성이 없는 개인 반성문에 불과했다"면서 "국정을 붕괴시킨 뿌리가 대통령 자신임을 조금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심지어 검찰 수사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그러나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도 검찰 수사에 임할 것이며 특검 수사도 수용할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잘한 일"이라며 "지금까지 대통령이 해오던 검찰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진정성은 이해할 수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렇게 여여 갈등과 야야 갈등, 여야갈등이 복잡 미묘하게 엇갈려 나타나면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방향성이 어떻게 흘러갈지 국민 모두는 주의 깊게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