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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국민 농락이 박근혜·최순실 '재판 전략'여전히 뻔뻔한 40년지기…"우리는 죄가 없다"
조경렬 기자  |  herald@herald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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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1  00: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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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법정-박근혜·최순실 재판 쟁점

끝까지 국민 농락이 박근혜·최순실 '재판 전략' 
여전히 뻔뻔한 40년지기…"우리는 죄가 없다"
 
[헤럴드저널] 조경렬 기자=지난해 국정농단의 양 축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재판이 본격화 되면서 그 죄의 무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재판부와 검찰 그리고 특검팀 모두 전 국민적인 관심과 사안의 중대성을 알고 있기에, 최대한 신속하면서도 명확한 재판을 진행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피의자 박근혜·최순실은 자신에게 적시된 혐의들을 거의 대부분 부인하는 등 안하무인적인 태도를 이어가고 있어 국민적 분노는 커져만 가고 있다.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에 재판을 받고 있는 40년 지기 두 피고인 

이대 입시·학사 비리 혐의로만 ‘징역 7년’ 구형 최순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과 연관된 국정농단 재판에 속도가 올라가는 가운데, 가장 먼저 재판이 진행됐던 ‘이화여대 학사비리’의 검찰의 구형이 나왔다. 지난 5월31일 공범 ‘비선 실세’ 최순실은 자신의 딸인 정유라가 연루된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 혐의로만으로 ‘징역 7년’을 구형받았다.

국정농단 사태로 최순실이 재판받는 사건 중 구형 절차까지 마무리된 건 이 사건이 처음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학사비리 사건 재판에서 최순실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최순실과 공범으로 기소된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에게는 징역 5년을, 남궁곤 전 입학처장에게는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특검은 “이번 사건은 일부 비뚤어진 학부모의 자녀 사랑에서 비롯된 통상의 입시비리 사건이 아니라 ‘너희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는 정유라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비선 실세와 그 위세를 통해 영달을 꾀하고자 한 교육자들의 교육 농단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학사비리의 실체는 정유라에게 학사 특혜를 제공하기 위해 학교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비정상적인 불법 행위가 저질러졌다는 것”이라며 “피고인들은 배움을 통해 누구나 성공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회의 믿음을 무너뜨리고, 사회의 공평성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최순실에 대해선 특히 “재판이 끝날 때까지 ‘나는 잘못한 게 없다’는 듯한 최순실의 무소불위 태도와 거짓말을 일삼는 모습을 보면서 ‘이래서 국정농단이 벌어지는구나’라는 탄식이 나올 정도였다”며 “최순실이 법정에서 보여준 태도는 양형을 정함에 있어 결코 묵과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최 전 총장 등에 대해서도 “재판이 종결되는 순간까지 거짓 변명을 하기에 급급하고 어느 한 사람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새로 취임한 이대 총장이 이 사건에 대해 사과하는 실정”이라며 “피고인들은 이번 일의 원인과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이 같은 구형에도 최순실은 최후진술에서 기존 입장처럼 본인의 혐의를 부인했다. 최순실은 “이대에 돈을 준적도 없고 어떤 것을 해 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면서 “저를 향한 선입견 때문에 특검이 증거도 없이 증인에만 의존해 (정유라가) 특혜를 받았다고 몰고 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40년 지기 관계가 이렇게 처참한 결과를 가져올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모든 혐의 부인한 박근혜 반격 시작되다

최순실의 첫 구형과 함께 대기업에 592억 원대 뇌물을 수수·요구·약속하는 등 총 18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지난 6월1일 부터 시작된 5차 공판에서 본격적인 변론을 시작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속행 공판을 열고 검찰 측 서류증거에 관한 박 전 대통령 측의 의견 진술을 들었다.

이는 지난 5월25일 열린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이 공개한 서류증거에 관한 의견을 듣는 절차다. 당시 특검팀과 검찰은 지난 수개월 동안 진행된 최순실씨의 직권남용·강요 혐의 재판 기록을 증거로 제시하고 의미를 설명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검찰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내용만 보여준다”며 피고인에게 유리한 내용도 공개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박 전 대통령의 역할을 둘러싸고 여러 증언이 나왔는데, 특검과 검찰이 일방적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만 법정에서 공개했다는 게 박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변호인은 재판에서 특검·검찰의 주장에 반박하는 한편 박 전 대통령 측에 유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증언 내용을 공개했다. 이와 더불어 재판부는 삼성그룹에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을 받아낸 혐의로 기소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재판 기록을 검토·조사했다.

또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하는데 개입한 혐의로 각각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문체부 장관의 재판 기록을 조사했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은 지난 5월 23일 첫 공판이 열린 이후 2주 동안 5차례 진행됐다. 검찰은 증거 분량이 방대하다는 이유로 주 5차례 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기록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반대했다.

   
입 꼭 다물고 재판정이 뚫어져라 응시하는 최순실 씨

박근혜 전 대통령 전략은 '침묵'

이처럼 본격적인 법리 공방전 이 시작된 재판에서조차 박근혜 전 대통령은 거의 말을 하지 않은 채 침묵했다. 심지어 자신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증인들에 대해서도 한 번 쳐다 볼 뿐 크게 반응하지 않는 상황이다. 불편한 기색을 언뜻 내비쳤으나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 내내 차분했다.

첫 공판 때 자리를 찾지 못해 머뭇거렸던 것과 달리 이날은 성큼성큼 피고인석을 찾아갔고, 재판 도중 변호인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면서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함께 참석한 40년 지기 최순실에게 눈길도 마주치지 않은 채 정면을 바라보거나 각자의 변호인과 대화하며 재판에 임하는 모습은 40년 지지가 정말 맞나 할 정도로 서로 마주치기를 꺼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선 지금까지의 공판에서 내내 똑같은 모습을 유지했다. 구치소에서 구매할 수 있는 집게와 핀을 이용해 머리카락을 ‘트레이드 마크’인 올림머리 형태로 고정했고, 남색 정장과 구두 차림이었다. 이 같은 ‘침묵’으로 일관하는 박 전 대통령의 행동은 일종의 ‘재판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을 피고인으로 하는 재판 외에는 일체 증인으로 나서지 않고 있으며,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31일 ‘증인 지위’를 거부하며 사법부에 맞선 것이 대표적이다.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김선일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강제 출석시켜 신문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이는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의 ‘비선진료 방조 혐의’를 다루는 재판이다. 이 전 경호관은 의료법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는 등 본인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김영재 원장이 유죄 선고 뒤 항소를 포기하는 등 다른 비선진료 관련자들은 혐의를 시인했거나 유죄로 판결됐다. 사실관계의 혼란을 정리할 사람은 비선진료 대상자로 지목된 박 전 대통령뿐이다.

그러나 이날 재판은 ‘박근혜 증인’의 출석 거부 사태로 시작 5분여 만에 종료됐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선 재판에서도 두 차례나 증인 출석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이날은 재판부가 구인영장까지 발부해 박 전 대통령의 출석을 압박했다. 구인영장 집행을 위해 서울구치소로 찾아간 박영수 특검팀은 “허리가 아프다. 건강이 좋지 않다”는 박 전 대통령과 맞닥뜨렸다.

최순실씨와 함께 전날까지 이틀 연속 별 탈 없이 재판받은 박 전 대통령이 돌연 건강을 내세웠다. 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사법부의 명령을 거스른 게 되지만,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가 불리한 증언을 하는 것보다 다소 비판을 받더라도 이렇게 하는 쪽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구인영장 집행 거부와 관련해서는 딱히 처벌·징계 수단이 없는 형편이다. 형사소송법은 ‘증인을 구인할 수 있다’고까지 규정돼 있지만, 구인 거부 증인의 처분이 담긴 조항은 없다. 형법상 법정모독죄도 법정 내에서의 부적절 처신을 처벌할 수 있을 뿐, 법정 밖 증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반면 법정에 일단 출석하면 진실을 말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된다. 증인 선서 뒤 허위 진술에는 위증죄가 적용된다. 법정에 나간 뒤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방법도 있기는 하나, 이럴 바에는 아예 불출석하는 쪽이 훨씬 편하다. 뿐만 아니라, 박 전 대통령은 증인으로 나가는 경우 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못하고 오로지 혼자서 신문받아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본인 재판에서는 피고인석에 변호인들과 나란히 앉아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 그러나 증인으로 출석하면 증인석에 홀로 앉아야 하고, 법적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불리한 언급을 할 소지가 없지 않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은 똑같은 상황이 다시 벌어져도 출석 거부를 고집할 공산이 크다. 이를 감안한 듯 재판부도 아예 박 전 대통령을 증인에서 배제해버렸다.

재판부 "박근혜-최순실 재판 증인신문만 1년 걸릴 듯" 난색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가 빠듯한 일정을 호소하며 효율적인 증인신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양측에 협조해달라고 당부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7월 12일 열린 속행공판에서 최악의 경우 증인신문에만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건은 공소사실이 복잡한 데다 사건 관계인들이 많아 예정된 증인만 수백 명에 이른다. 통상 증인신문은 검찰과 특검 측의 주 신문이 끝난 뒤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으로 이어지는데, 박 전 대통령 측이 반대신문에 걸리는 예상시간만 6시간을 적어낸 경우도 있어 재판부가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인신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 전체 일정이 뒤로 밀려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 일각에선 변호인단이 ‘시간 끌기’ 전략을 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구속 기소된 피고인은 최장 6개월까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다.

4월 17일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10월 중순 이후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으면 풀려날 수도 있다. 재판부는 “박근혜 피고인 측의 반대신문 예정시간을 보니 최씨 측 예정시간의 3∼4배는 되는 것 같다”며 “한 증인에 대해 하루 6시간씩 반대신문을 하면 일주일에 3∼4명밖에 신문을 못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야간까지 재판이 이뤄지면 피고인에게 가해지는 체력적 부담도 적지 않을 것 같다”며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변호인단에 서로 간 ‘협의’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두 피고인이 모두 무죄를 주장해서 반대신문이 상당히 중복될 것 같다.

박근혜 피고인 측은 최씨 측과 협의하는 게 어렵다고 했는데, 신문 내용의 중복 여부를 협의하는 게 크게 이치에 어긋난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는 말로 양측 변호인단을 설득했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앞서 최씨와의 공모 관계 자체를 인정할 수 없는 만큼 최씨 측 변호인과 증인신문 일정 등을 협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절차 협의마저 자칫 공모 관계를 뒷받침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것이다. 반면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변호인 상호 간의 협의는 언제든 가능하다. 저희는 마음을 열어놓은 상태라 재판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5일 낙상으로 전신과 꼬리뼈 통증 등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했던 최씨는 이날 법정에 나와 재판부에 직접 건강 문제를 호소했다. 치과 치료 등을 이유로 15일 예정된 재판 일정을 조정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점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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