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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쿰부 히말라야 구름 위에 누워 하늘을 보다"생각없이 걷다보니 팡보체-딩보체-추궁초입까지
이상기 객원기자  |  le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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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3  20: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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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원정-히말라야 쿰부 트레킹②

"쿰부 히말라야 구름 위에 누워 하늘을 보다"
생각없이 걷다보니 팡보체-딩보체-추궁초입까지
신(神)만이 날씨를 알고 신(神)만이 길을 연다

[헤럴드저널] 이상기 객원기자=티베트의 성자 밀라레빠(milarepa)는 “여행을 떠나는 것만으로도 깨달음의 반은 성취한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그는 히말라야를 떠났다. 성자는 히말라야를 떠나는데 왜 세상의 속인들은 기를 쓰며 히말라야를 찾아 드는 것일까? 신(神)만이 날씨를 알고 신(神)만이 길을 연다는 지구의 하늘 끝 히말라야.

   
쿰부 히말라야로 가는 길(사진=이상기 객원기자)

지구의 끝이라는 이유로만 고행 길인 히말라야를 찾는 것은 아닐 터이다. 누구나 높디높은 고산을 올라야 하는 이유가 있거니와 무엇인가의 이끌림으로 머나 먼 히말라야 트레킹 장도에 올랐을 것이다. 미지의 여행! 그 헤아릴 수 없는 매력에 빠져서 고행의 장도에 오른 사람들이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여행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여행이 바로 히말라야 트레킹이다. 마음만 먹는다고 갈 수 있는 코스가 아니다. 분명 강한 멘탈과 의지 그리고 간절함이 필요하다. 본지의 지난 기고(2015년 1월호)에서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의 루쿠라에서 팍딩-쿰중-남체에 이어 이 번호에서는 팡보체-딩보체-추쿵까지를 걸으며 이야기해 보기로 한다.

   
팡보체 마을
   
협곡을 돌아 수없이 오르내리기를 반복해야 '신의 땅' 히말라야로 갈 수 있다

팡보체를 지나 소마레 4000m 고지를 넘다

텡보체(3860m)에서 데보체(3710m)까지는 내리막길이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진리를 되뇌며 4000m 고지를 행해 걷는다. 4000m 가까이 힘들게 올라왔는데 왜 다시 내려가야 하는가. 오르면 내려가는 것이 세상이치건만 다시 올라야 하는 길을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니 말이다.

데보체 까지 간 후, 강 우측 사면에 난 길을 따라 가다가 다리를 건너 좌측 사면으로 올라섰다. 팡보체(3,930m) 마을로 들어서서 따뜻한 야크차를 마시며 잠시 쉬어 본다. 신비의 아마다블람이 한 층 가깝게 올려다 보였다.

세계 3대 미봉(아름다운 봉우리)은 이곳 히말라야의 마차푸차레봉(Machapuchare: 6,993m), 스위스의 마테호른봉(Matterhorn: 4,478m), 그리고 저 쿰부 히말라야의 깊숙한 곳에 있어 어머니의 보석상자란 뜻의 아마디블람(6,814m: Ama Dablam)이다.

이 아마디블람을 등반하려면 팔보체에서 아마디블람 트랙을 따라 4,600 고지의 아마디블람 베이스캠프까지 가서 6,340 고지의 옴비개찬봉 쪽으로 올라야 완만하여 등정에 성공할 수 있다. 트레킹을 즐기는 트레커는 그저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전문 산악장비를 갖추고 훈련 받은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그림의 떡이다.

   
고도를 높이며 오르는 트레킹 길에서 고지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을 만났다

일행은 고도가 높아질수록 조용히 걷기만 한다. 산소 농도가 점점 낮아지기 때문에 온몸이 피곤해지고 노곤하다. 고산병증세다. 누구나 4,000m 고지가 넘어서면 대부분 고산병에 시달리게 된다. 다만 그 정도가 강하느냐 약하느냐의 차이다. 많은 트레커들이 짧은 시간에 고도를 높여 오르다 다시 하산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게 동행하는 셰르파의 설명이다.

4,000m급 이상 고도가 높아지면 날씨가 맑아 ‘햇볕은 쨍쨍’이지만 바람은 칼칼한 날을 세워 옷깃을 파고든다. 고산지대에서는 모든 행동을 천천히 하는 게 가장 체력을 아끼는 방법이다. 앉았다가 일어서면서도 천천히 행동하고, 평평한 길을 걷는 것도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 게 가장 좋은 트레킹 방법이다.

   
4000미터 고지대에 핀 바위채송화

해발 4,000m를 넘어서면서 대원들의 발걸음이 한결 무거워 보였지만 아마다블람과 로체 남벽을 바라보는 표정은 한결같이 기뻐 보였다. 신비한 미봉을 직접 보는 것만으로도 대만족이다. 페리체로 넘어 가는 언덕이 시작되는 곳의 갈림길에서 딩보체로 향하는 우측 길로 접어들었다.

이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향하면 딩보체를 지나 추쿵으로 이어진다. 딩보체에서는 다시 오른쪽으로 추쿵 가는 길과 왼쪽의 두클라로 가는 길로 또 나눠진다. 우리는 여행 일정에 따라 추쿵을 거쳐 콩마라를 거쳐 로브체로 가야한다. 목표는 5,550m의 칼라파타르 그리고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ABC)이다.

   
코 앞에 설산이 보이듯 하지만 며칠에 걸쳐 가야 할 먼 여정이다(사진=이상기 객원기자)

꿈의 높이 5,550m 칼라파타르를 걸어서 오르고 있다. 가슴이 뛴다. 온 몸의 피가 용솟음을 친다. 히말라야 8,000m급 고봉 14좌 중에서 사람이 최초로 오른 산은 8,091m의 안나푸르나이다. 이 역사의 장을 연 사람은 프랑스의 마우리스 에리조그(Maurice Herzog)와 라슈날(Louis La Chen Al) 두 사람이 1950년 6월 3일 인간 역사상 처음으로 8천 미터의 안나푸르나에 올랐다.

   
마치 달의 표면을 걷는 듯한 느낌으로 천천히 베이스캠프를 향해 오르고 있다

산은 강을 만들고, 신은 길을 낸다

강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딩보체(4,410m) 까지는 줄곧 오르막길이 3시간 정도 계속된다. 계곡물이 하얗게 빙하가 섞여 흐르는 모습이 산 그림자 아래로 아득하다. 그러나 석회질이 많아서 마실 수는 없다. 아! 이곳 4,400m 고산지대에 인간이 살고 있다.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면서도 인간의 생명력도 신기해 보인다.

이 높은 고산지대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래서 엄홍길 대장이 14좌를 올랐던 길, 수십 년 동안 오르내렸던 이 길목 곳곳에 학교를 세우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지대에서 생활하기도 힘든데 학교가 있을 리 만무하다. 그래서 이들 부족의 자라나는 어린이들을 위해 배움의 길을 열어주는 학교를 설립하고 있다.

엄 대장은 자신이 14좌를 오르는데 바로 이들이 많은 용기와 힘과 희망을 주었기에 그 보답으로 학교를 세워주고 있다는 것이다. 트레킹을 하다보면 간간이 나타나는 엄홍길 학교가 나온다. 지구상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이곳 히말라야에서 한국인이 세운 학교가 곳곳에 있다는 건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다.

   
구름 위를 걷는 여행자들의 눈에는 코앞의 설산이 펼쳐지고 있다

언덕 위로 올라서자 넓고 길게 늘어선 딩보체 마을이 눈에 들어오고 그 위로 거대한 로체 남벽과 아일랜드 피크가 바라다 보인다. 로지는 마을 맨 위쪽이었고 마을 중앙에 난 길을 지친 걸음으로 느릿느릿 천천히 걸어서 도착할 수 있었다. 체력이 남아도 빨리 걷는 건 다음 트레킹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딩보체에서 롯지의 저녁은 힘겨운 하루 운행을 마감한 지친 트레커들에게 좋은 휴식공간이 되어 주었다. 내일을 위한 달콤한 휴식. 그것도 한국에서 가져 온 음식으로 소박한 약주를 겸하면 피로가 확 풀린다.
 
2주간의 일정으로 온 트레킹 팀은 딩보체를 출발하여 추쿵(4,730m)으로 향했다. 추쿵 못미처 콩마라로 오르는 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딩보체 마을 뒤편의 언덕에 올라서자 가야할 길이 언덕 위로 두클라 까지 멀리 펼쳐져 있다. 언덕 아래로는 페레체 마을이다. 칼라파타르에 오르기 위한 또 다른 루트다.

   
야크는 고지대로 짐을 나르는 매우 유익한 운반수단이다.

대부분 팡보체-페레체-두쿨라 루트로 오르지만 탐사 팀은 딩보체-추쿵 초입-콩마라 루트를 선택했다. 4000m 이상의 척박한 땅을 오른다는 것은 어쩌면 무모한 도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경험과 자신의 내면을 찾아 떠나는 행복한 여행이 될 수 있다. 걷기 편한 길에 바람은 뒤에서 불어준다.

얼마나 고마운 바람인가! 여기에서 ABC나 칼라파타르를 오르는 길은 두 갈래로 갈린다. 딩보체 오른쪽 추쿵 입구를 지나 콩마르로 가는 길과 왼쪽 길 두클라로 가서 로브체로 가는 길이 그것이다. 트레킹 팀은 오른쪽 추쿵 길로 콩마체 남벽을 타고 가는 루트를 택했다. 바람이 무척 차가웠다.

3시간의 고행 끝에 올라선 추쿵으로 가는 길. 해는 이미 산 너머로 지고 싸락눈이 내린다. 변화무쌍한 날씨는 지구의 끝 고봉준령의 위세를 자랑하듯 한기를 느끼게 했다. 그래서 대원들도 말없이 앞만 보고 걷기만 하는 것이었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 생명이라고는 도대체 없을 것 같은 이곳에도 잎이 피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힌다.

   
5300고지 ABC로 향하는 길에는 곳곳에 안전을 기원하며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돌무더기가 있다

그리고 자라다 얼어 죽은 애벌레를 숙주로 자라나는 식물 동충하초가 서식하고 있다. 바로 지구의 끝 이곳 히말라야이다. 대원들은 어느새 로브체-고랍셉을 지나 ABC로 향하고 있다. 여기 고랍셉에서 칼라파타르와 ABC로 길이 갈라진다. 왼쪽이 칼라파타르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ABC로 가는 길이다. 외국인 트레커들도 많이 보인다.

   
히말라야 3패스 하나인 5300m ABC에 도착한 이상기 객원기자

누구를 만나든 이곳 히말라야에서는 마냥 반갑고 그리운 친구가 된다. 드디어 ABC 정상에 도착했다. 히말라야 3패스 하나인 ABC가 눈앞에 있다니 꿈같은 현기증이 뇌리를 스친다. 행동으로 옮기는 자만이 만끽할 수 있는 환희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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