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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자원외교, 혈세 2조 투자…1750억원 회수"멕시코 동광산 재투자 중단 땐 사업비 회수 불능"
조경렬 기자  |  herald@herald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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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14  13: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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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MB정부의 자원외교

MB자원외교, 혈세 2조 투자…1750억원 회수 
"멕시코 동광산 재투자 중단 땐 사업비 회수 불능"

[헤럴드저널] 조경렬 기자=이명박 정부의 큰 실정의 하나로 'MB자원외교' 상징으로 꼽히는 멕시코 볼레오 광산 투자가 이미 수조원대 손실이 나고 있음에도 별다른 검증 시스템 하나 없이 그대로 굴러가고 있다.

정부는 광물자원공사를 통해 이 광산에 2조원 가까운 국민 혈세를 쏟아 부었지만 회수한 돈은 투자금의 10%에 불과한 175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금 손을 떼기엔 너무 늦었다"며 광물공사에 2조원대 증자를 사실상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판단을 달랐다. 이제라도 사업성을 면밀히 따져 계속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세금이 더 낭비될지 모른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월 14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 이사회 회의록에 이사회는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공사 경영진의 보고만 믿고 볼레오 광산에 계속 투자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사회는 2015년 4월 공사 경영진의 “운영자금을 조달해 주면 (2016년 이후) 자립 경영이 가능하다”는 보고에 2억 달러를, 이듬해 2월 “생산이 정상화되면 2017년부터 운영자금과 이자를 상환할 수 있다”는 말에 또 3억 달러를 지원했다.

하지만 2017년 1월에 또 7300만 달러(800억원)가 추가 수혈됐다. 하지만 공사 경영진은 올 초 “사업을 중단하면 사업비 전액을 회수할 수 없다”고 이사회에 실토했다.

이상득 전 의원이 주선한 멕시코 광산

이 문제의 멕시코 볼레오 동광개발사업의 추진자는 이상득 전 의원으로 알려진다. 당시 동생인 MB의 후광을 업고 전 세계를 누비며 자원외교랍시고 설치고 다녔다.

이렇게 시작된 MB정부 해외자원외교의 대표적인 ‘문제’사업인 멕시코 볼레오 동광개발사업이 이미 ‘부도(default)’가 난 상황조차 숨기고 2조원의 혈세를 막무가내 투입하는 등 부실과 부정으로 점철된 최악의 해외개발사업이 되고 있다.

지난 2014년 당시 김제남 의원(정의당, 산업통상자원위원회)과 시민사회의 전문가들이 함께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멕시코 볼레오 동광개발사업은 지난 2008년에 광산개발 경험이 부족한 바하마이닝(Baja Mining)이 재무투자자를 모아 시작한 멕시코 동광개발사업에 대한민국이 지분 30%을 얻기 위해 10배의 프리미엄까지 주고 7,600만불(830억 원)을 지불하면서 시작됐다.

2011년 6월에 가서야 비로소 착공한 개발사업은 1년만인 2012년 6월 20일경 최종 ‘부도(default)’가 난다. 당초 예상되던 개발비용보다 5억불 가량이 더 필요하게 되자 대주주인 바하마이닝이 손을 들어 버린 것이다.

이미 4월에 개발비용 증가 발표로 바하마이닝의 주가는 5센트까지 폭락했고 그와 동시에 대주단은 추가 대출을 중단한 상황이었다. 볼레오 사업은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되며 모든 대부계약은 부도 상태가 되었다. 이후 미국수출입은행, 케나다수출은행, 한국산업은행 등 대주단의 손에 사업의 결정권이 넘어간다.

2012년 부도(default) 당시는 19대 총선(4월 11일)이 끝나고,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는 시기였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2011년 국정감사에서 부실한 해외자본개발에 대한 집중포화를 받은 상태였고, 만약 볼레오 사업의 부도(default) 사실까지 알려지면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당시 한국광물자원공사 김신종 사장과 경영진은 부도(default) 사실을 숨기고 사업을 운영하던 바하마이닝사가 사업비 증가로 사업을 단순 포기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시켰다.

심지어 엉뚱하게도 통제권을 잃은 바하마이닝과 협상을 벌려 바하마이닝사의 지분을 1차와 2차로 나누어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이사회에 보고한다.

이사회 보고에는 통제권이 대주단에게 넘어간 사실을 정확히 알리지도 않았고, 동(銅) 가격을 임의적으로 높이고 (기준)수익률을 낮추어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급조하고, SK네트웍스 등 한국컨소시엄이 추가 투자를 할 수 없다고 통보한 사실조차 숨겼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014년 6월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통해서도 사실로 확인됐다. 오히려 이사회가 승인을 해 주지 않으면 1억6,300만불의 손실이 발생하고, 9,000만불을 추가 투자하면 1차로 지분을 51%로 늘려 운영권을 확보해서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것이 김신종 사장의 주장이었다.

부도난 사업에 투자한 김신종·고정식 사장 책임도 안물어

결국 2012년 8월 2일 이사회는 이미 휴지조각이 된 지분 21%를 9,000만불에 인수하고 2차로 지분 39%를 4억 9,110만불에 인수하는 결정을 내린다. 이사회를 진행하던 당시 캐나다 주식시장에서 바하마이닝의 시가총액은 불과 2,032만불(캐나다 달러)이었다.

김신종 사장의 뒤를 이어 취임한 고정식 사장 또한 2012년 10월 미국수출입은행의 볼레오사업 채권 4억1900만 불(1억2600만불 기대출)을 인수해 버린다. 당초 9,030만불이던 투자비가 두 달 만에 8억불(1조원)로 늘어나 버린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1차로 투입한 9,000만불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이다. 송금 과정에서 이사회의 승인 없는 불법송금이 벌어졌고, 돈을 받는 입장인 볼레오 현장의 회계조직은 이미 와해된 상태였다. 9,000만불이 실제 볼레오에 들어가 재대로 쓰였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

이러한 황당한 일이 가능한 이유는 광물자원공사가 볼레오 현장을 재대로 파악하고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이사회 결정으로 수천억 원을 쏟아 부어 사업 지분 51%를 획득했지만, 당시 볼레오에는 건설담당 직원 단 1명만 상주하고 있었다. 그나마 2012년 9월 말이 되어서야 멕시코 현지에 재무현황 실사를 위하여 2명의 직원을 열흘간 파견하는데 그쳤다.

현재 볼레오 사업은 경제성 평가 조작(감사원 2012.8), 6억 9,100만불 손실 가치 평가(대주단) 등 이미 사업 경제성을 상실한 상태이며, 광물자원공사의 회생 계획조차 지질과 기술적 문제 등으로 절망적이라는 판정이 내려진 상태다.

그나마 부실 투자에 대한 판단 책임도 제대로 묻지 않았다. 담당 실무자 3명이 근신, 감봉 등의 솜방망이 징계를 받았을 뿐, 잘못된 결정을 내린 사장과 경영진, 이사회는 아무런 징계도 문책도 당하지 않았다.

부도난 사업에 투자를 결정한 김신종 사장, 고정식 사장은 물론, 당시 주무장관이었던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또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은 상태다.
 
무엇보다 당시 자원외교를 앞세워 공공기관의 무책임한 해외자원개발투자를 독려했던 이상득 당시 새누리당 전 의원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야말로 수조원의 혈세를 탕진하고 대한민국이 ‘글로벌 호구’로 전락하는데 앞장섰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TK 출신으로 MB와 고려대 동문으로 대통령인수위까지 거친 MB자원외교의 대표적 인물인 김신종 사장 등 당시 경영진이 MB의 측근이며, 부도(default) 당시가 대선 국면이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단순 투자 손실로 볼 수 없는 정치적으로 쉬쉬했던 사건이다.

지금까지 들어간 돈과 손실액 총 2조 원 육박

광물공사가 MB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 개발 사업에 지금까지 들어간 돈만 13억 8600만 달러(1조5천억 원)다. 보증채권 6억 5000만 달러를 합하면 손실 규모는 18억 달러(약 2조여원)가 넘는다. 반면 회수 액은 지난해 말 현재 1억 6000만 달러(1750억 원)이다.

더 큰 문제는 여기가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당장 내년에 광물공사가 갚아야 할 차입금만 5750억원이다. 계속 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광물공사의 채권 발행액만 3조 7000억원이다.

현행법상 광물공사는 자본금의 2배까지만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광물공사의 자본금이 2조원인 만큼 ‘목’에 꽉 찬 셈이다. 때문에 정부는 의원입법을 통해 광물공사 자본금을 2조원에서 4조원으로 늘리는 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멕시코 광산개발사업 전문가로 알려진 고기영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볼레오 광산은 정부(감사원) 안에서조차 2014년 사업성이 없다는 진단이 이미 내려졌는데도 묻지 마 투자가 계속 이뤄져 왔다”면서 “기존 투자야 엎질러진 물이라지만 퇴각만이라도 질서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그렇지 않으면 지급보증 액까지 합쳐 3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이라도 광물공사가 최대한 모든 정보를 낱낱이 공개하고 외부기관에 사업 타당성 재검토를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볼레오 광산 투자를 추적해 온 김경율 참여연대 집행위원장(회계사)도 “볼레오 광산 투자는 준비 안 된 정부의 과욕과 고장 난 견제시스템이 빚은 실패작”이라면서 “국민세금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지금이라도 손을 떼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전 정권에서 이뤄진 대규모 자원 투자를 다시 손대는 것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적폐청산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 현 정부가 나서서 혈세 낭비를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광물공사 측은 “해외 자원개발은 속성상 시간이 오래 걸리고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든다”면서 “최근 광물 시세가 다시 오르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 교수는 “광물공사가 초기에는 지분 투자만 했다가 갑자기 운영권을 인수하면서 투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손실도 커졌다”면서 이 결정 과정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물자원공사의 볼레오 개발 사업은 지난 2015년부터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지만 지난해 갱내채광의 경우 채광 금속량 목표 1만4000t의 실제 채광금속량은 2400t에 불과한 17% 수준에 그치는 저조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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