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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낙안 소상팔경이 바로 승봉도다"코기리바위에 솟은 소나무가 한 폭의 산수화
조경렬 기자  |  herald@herald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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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6  23: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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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여행] 옹진군 승봉도

"평사낙안 소상팔경이 바로 승봉도다"
코기리바위에 솟은 소나무가 한 폭의 산수화

글 장철수

솔솔 풍기는 매캐한 매연 속에서 흐느적거리는 심신을 달래기 위해 우리는 문득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한다. 온갖 문화의 덤불숲이 되어버린 전깃줄이 보이지 많는 곳, 봄내음 같은 자연과 바다가 그립다면 인천광역시 옹진군 승봉도를 가 보시라.

   
인천 옹진군 승봉도의 해변 모습

늘 일상의 피로감으로 불면증까지 시달려야 하는 현대인은 가끔은 모든 걸 훌훌 털고 떠날줄도 알아야 한다. 필자는 봄이 오는 길, 우수[雨水]를 앞두고 옹진군에 위치한 승봉도로 떠나본다. 아직은 찬바람이 옆구리를 켜켜이 찌르지만 코 끝에 매달리는 바람에서 부드라운 기운을 느낀다.

승봉도는 제법 많이 알려진 섬이다. 섬을 찾는 여행자들이 트레킹이나 하이킹으로 찾는 경우가 동호회를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봄바람이 짙어지면 많은 자전거 동호회원들이 승봉도 해안길을 누비리라. 승봉도를 가려면 연륙교가 없어 배편을 이용해야 한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면 서남쪽으로 34Km, 뱃길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작고 아름다운 섬 승봉도가 나타난다. 하루 내지는 이틀 코스 여행지로 물 맑고 인심 좋은 곳이다. 여름 휴가철을 제외하고는 한적한 시골 풍경과 탁 트인 바다의 시원함 그리고 고즈넉한 사색의 공간으로 호젓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그림 같은 섬이다. TV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으로 많이 찾아 온 섬이기도 하다. 옛 드라마 <느낌> <마지막 승부> 등을 비롯하여 영화 <패밀리> <묘도야화> 등 다양한 방송 촬영지로 알려져 있다.

연안부두에서 자월도 가는 배편을 이용하면 자월도, 이작도를 경유하여 승봉도에 닿는다. 배편은 여름 휴가철에는 하루 네번 이상 운항을 하지만 비수기에는 하루 1~2회 운항한다. 연안부두에서 쾌속선을 이용하여 1시간 정도 푸른 바다 풍경을 감상하면서 올 수도 있다. 또한 연안부두에서 카페리호를 이용하면 소요시간은 좀더 걸리지만 머리 위로 오가는 갈매기를 벗삼아 여유 있는 바다여행을 즐길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대부도방아머리 선착장에서 오는 뱃길도 있다.

   
바닷가의 모래사장은 고운 모래가 스폰지처럼 부드럽게 느껴진다

선착장에서 마을까지는 약 10분 거리에 지나지 않아 마을풍경을 들러보며 펜션까지 이동하는 것도 좋고, 미리 민박집을 예약하면 선창까지 승합차가 마중을 나온다. 승봉도는 특별한 관광 코스가 따로 없다. 트레킹으로 섬 한 바퀴를 걷는데 3시간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에 그저 시원한 눈맛을 즐기며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면 그만이다.

뒷산 정상에서 마을 반대편으로 넘어가면 해안을 따라 부채바위, 남대문바위, 촛대바위, 부두치까지 승봉도 남동쪽을 둘러볼 수 있다. 또한 승봉도의 이일레 해수욕장은 경사도가 완만하고 수심이 낮아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여행으로도 그만이다. 섬 일주는 썰물 때를 이용하면 해안을 따라 가며 갯벌 체험도 가능하다.

승봉도 민박시설은 작은 섬에 비해 하나 같이 깨끗한 편이다. 내부 시설은 콘도미니엄처럼 몸만 가면 다 해결할 수 있도록 시설이 갖춰져 있다. 섬 주민들의 안내로 가족 단위나 연인들도 섬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또 하나의 승봉도 여행의 백미는 승봉도 남쪽의 무인도인 사승봉도를 돌아보는 것도 좋다.

여객선으로 직접 찾아 갈 수 없기 때문에 승봉도에서 어선을 이용해야 한다. 승봉도에서 약 4Km에 걸쳐 있는 무공해 은빛 모래밭은 남태평양의 섬을 찾아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 할 수 있다. 매일 두 번의 썰물 때면 거대한 모래천지가 펼쳐진다.

   
승봉도는 배편으로 인천 연안부두에서 1시간 정도면 도착한다.

전설에 얽힌 여행지, 승봉도

모래사장이 아름다운 섬 승봉도에는 신석기시대 후기부터 사람들이 살기 시작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어로 생활을 영위한 것으로 보인다. 근세에는 370여 년 전 신씨와 황씨가 함께 고기를 잡던 중 풍랑을 만나 대피한 곳이 승봉도이다.

이들은 굶주린 시장기를 면하기 위해 섬 이곳 저곳을 둘러보니 경관도 좋고 산세도 빼어나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라 판단하여 이곳에 정착했다. 이때 신씨와 황씨가 두 성을 따서 신황도라 불리우다 이 곳 지형이 마치 봉황새의 머리모양 같다하여 다시 승봉도라 했단다.

이 섬의 남쪽에는 아름다운 해변 이일레 해수욕장이 있다. 이곳은 자연발생 해수욕장으로 백사장의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도 낮아 간조 때에도 갯벌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또한 모래사장 뒤로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어 시원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부근 장골 해수욕장과도 이어진다. 그리고 승봉도의 명물인 남대문바위와 부채바위는 이 곳을 찾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위의 형상이 남대문을 닮았다 하여 남대문바위란 명칭이 붙었는데 멀리서 보면 오히려 코끼리를 더 닮았다. 특히 벼랑 끝에 소나무가 자라고 있어 병풍 같기도 하고 코끼리 같기도 하여 마을 사람들은 코기리바위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마을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설화가 있는데 옛날에 이 섬 처녀가 다른 섬으로 시집을 가게 되어 신랑이 신부를 데리고 이 섬의 코기리바위를 지나면서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 이후 이 바위 문을 ‘사랑의 문’이라 하여 이 문을 지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또 부채바위가 있는데, 조선시대 유배생활을 달래기 위해 이곳에서 시를 짓던 선비들이 유배가 풀린 후 과거시험에서 이 글을 화제로 쓰니 장원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바위이다. 이 부채바위는 신기하게도 햇빛이 비추면 황금색으로 변한다. 이 외에도 촛대바위, 삼형제바위가 있다.

승봉도는 밀물과 썰물에 따라 넓은 백사장이 펼쳐지므로 여름철 썰물 때는 수영을 할 수 있고, 물이 빠지면 자갈밭과 모래사장이 드러나 낙지나 키조개 등을 채취할 수도 있다. 이처럼 승봉도는 수도권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아름다운 섬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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