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의 아크라 공항에서 수도로 가는 고속도로변의 풍경. 사진=송영배

아프리카 가나로 떠나는 여행
검은 대륙 아프리카 여행기①

조경렬 기자 | 사진 송영배 사진작가

 
아프리카는 멀고도 먼 여정의 지구촌 마지막 남은 자연생태와 자원의 보고이다. 아직도 기아와 난민이 넘쳐나고 있고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며 살고 있는 부족이 많다. 그러나 그 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 있고, 문화가 있고, 역사가 있다.

여행을 떠나려고 마음만 먹으면 어디인들 못가랴! 그 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으니까. 아프리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직항로가 없기 때문에 중간 경유지를 거쳐야 한다. 유럽에서 들어가는 길, UAE 두바이를 거처 가는 길과 방콕을 거쳐 들어가는 길이 있다.

아프리카는 대부분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나 케냐 나이로비로 입국하여 아프리카 현지 국가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자는 방콕을 거쳐 케냐 나이로비로 입국해 서부 아프리카 가나(Ghana)로 가는 여행길을 택했다.

해외여행을 할 때 개발도상국 일수록 입국 비자를 받아야 되는 게 상례로 보면 된다. 왜냐하면 그 비자 수수료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가나의 경우 50달러, 토고는 30달러 특히 카메룬의 경우 1년 복수비자는 500달러에 달한다. 아프리카 일부 국가는 비자 수수료로도 국고 세수를 상당히 확보 한다고 볼 수 있다.

인천공항에서 방콕까지는 한국과 거의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케냐 나이로비로 가기 위해서는 긴 시간을 가다려야 했다. 다행히도 케냐항공과 대한항공이 MOU 체결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탑승 할 수 있도록 티켓이 링크됐다.

검은 진주 아프리카, 기다림의 연속이다

이프리카로 들어가면 기다림과 여유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이 다반사다. 아프리카를 여행해 본 사람은 이해 할 것이다. 기편을 바로바로 쉽게 연결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K항공에서는 안방이나 다름 아니다. 그러나 케냐항공은 달랐다. 우선 서비스 수준부터 다르고 언어도 이제 현지어로 바뀐다. 스와힐리어와 영어로 통역된다.

기자는 큰 시차에다 야간 비행이라서 매우 피곤함을 느꼈다. 서울과 방콕은 2시간 시차, 나이로비와는 6시간 시차, 첫 여행지 가나 아크라는 9시간의 시차가 난다. 비교적 큰 시차다. 우리나라와 거의 지구 반대 쪽 국가로 20,000 Km나 떨어진 곳을 가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

나이로비로 가는 기편은 아프리카 지역 항공으로 매우 불편하고 기내식도 먹을 수가 없어 와인만 마셨다. 야간 비행이라 잠을 청하기 위해서였다. 아프리카 내에서는 아프리카항공연합이 결성돼 있어 지역항공만 운항된다. 외국계 항공은 아프리카 영외에서 기착지로만 허용된다.

인도양 몰디브 연안 10,000m 상공을 날고 있는 비행기가 이상 기류에 자주 흔들렸다. 항공기가 흔들리고 비상 방송이 이어진다. 방콕을 출발한 기편은 지구의 반 바퀴를 향해 인도양 상공 어디인가를 날고 있었다. 나이로비로 들어가는 가장 가까운 항로로 접어든 셈이다.

방콕에서 무려 8시간 가량을 야간 비행하여 케냐 나이로비에 도착했다. 알고 보니 예정 시간보다 30분 정도 빨리 도착 했다. 이것도 운일까? 알고 보니 대서양 편서풍 때문이었다.

가나 사람들의 노상에서 식품을 파는 일상적인 풍경. 사진=송영배

케냐 나이로비 공항에서 가나 아크라행 비행기를 무려 6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이제 기다림의 연속이 시작되고 있었다. 시간개념이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에서 느긋하게 기다리는 여유로운 문화로 바뀐 셈이다.

한국에서 가까운 중국만 해도 춘절에 서역 끝으로 가는 열차 한 번 타기 위해 보름을 역 광장 모퉁이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TV방송을 본 기억이 났다. 경제적 여건이 문제겠지만 아프리카는 개념이 좀 다르다. 어느 국가나 지역을 가는 기편이 많지도 않을 뿐더러 어느 정도 탑승객이 없으면 결항을 하는 게 상례다.

결항을 한다고 어느 누구 하나 나서서 항의 하거나 이에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은 없다. 여기는 아프리카이기 때문이다.

여행의 순서를 우선 서부아프리카를 여행 한 후 동아프리카로 다시 이동하는 일정으로 잡혀져 있다. 서부아프리카 가나를 가려면 또 6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야했다. 아프리카 지역 내 항공기는 승객이 많지 않아서 기편이 드물고, 보통 탑승인원 120~200명 정도로 소형 항공기로 운항한다.

직항로인데도 보통 이 인원을 다 채우지 못하면 중간 경유지를 들러 승객을 태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프리카라는 사실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몇 해 전(2007년5월 초순) 아프리카 케냐 항공소속 항공기가 200명 정도 승객을 태우고 비행하다 탄자니아 상공에서 추락한 기편도 200여명이 탄 작은 기편이었다.

이런 아프리카다운 상식이 한국적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승객이 그만큼 없으면 경유지에서라도 채워야하기 때문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가나 아크라行 논스톱 항공기를 탈 수 있었다. 이것도 운일까?

서부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의 풍경

가나 아크라로 가는 비행기는 중앙아프리카 상공을 날고 있었다. 30,000피트 약 9천여 미터 상공을 날고 있는 것. 구름이 마치 수천 수 만 마리 양떼가 푸른 바다를 헤엄치며 항해하는 듯 아름답게 하늘을 수놓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이동은 낮 시간이다. 지금 기자는 중앙아프리카 상공, 구름 위를 날고 있다.

참 신기하다는 느낌이다. 필자가 어떻게 아프리카 밀림지대 저개발 국가지역 상공을 날고 있는 것일까? 아프리카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 보다 좀 까다로운 절차가 많다. 황열 주사를 최소한 1달 전에 맞아야 하고 말라리아 예방 약을 2주 전부터 복용해야 한다.

이렇게 무려 6시간 15분을 비행하여 가나 아크라에 도착했다. 착륙하기 직전 얼마 동안은 아프리카 가나의 밀림지대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흔한 고층 빌딩은 아예 찾아 볼 수 없고, 밀림도 아닌 평탄한 평야지대가 눈에 들어왔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평야가 아니라 산이 없는 분지였기 때문에 평야로 보였던 것. 이제 완전히 아프리카라는 느낌과 분위기가 다가왔다. 가나의 아크라 공항은 광활했지만 입국하는 승객도 별로 없는 한가한 풍경이다.

공항을 빠져 나오는데 이색적인 풍경들, 청소년들이 머리에 물건을 이고 고속도로 주변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차가 막히는 도로상에서 옥수수나 음료수 등을 판매하듯이 말이다. 이렇게 이국적인 아프리카 여행은 시작됐다.<여행기①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