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산은 온통 산록의 향연이다. 사진=조경렬 기자

산행 길에 만난 적송…금강소나무

금강소나무. 그 껍질 표피의 자연무늬의 질감이 참 좋습니다. 여느 디자이너가 저런 자연미를 창조할 수 있을까요? 척박한 사토질 바위틈에 100년도 넘었을 나이테를 두르고 늠름하게 서 있습니다. 노송의 등줄기를 보고 있노라면 거북등이 여상되겠지만 그 보다 우리 선조들의 자연지형을 이용해 쌓았던 석축이 떠오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영주의 부석사 석축입니다. 비슷한 크기의 돌조각을 수직으로 쌓아올린 돌 축대는 공간 창조의 미학이 숨어 있습니다. 경사진 곳에서는 석축을 쌓아올려야만 넓은 공간이 창조됩니다. 그 석축을 닮은 노송의 껍데기 문양이 살갑게 느껴집니다.

산 능선에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옵니다. 오월에 찾은 산행 길에서 만난 노송이 나락바위를 덮고 있습니다. 진달래가 피고 산철쭉이 봄바람에 춤을 춥니다. 신록이 제법 연둣빛으로 능선을 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