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천만 개 농약 밀수하여 농가에 판매까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홍문표 의원(사진: 홍문표 의원실)

[헤럴드저널] 조경렬 기자= 농협중앙회 계열사 NH농협무역이 살충제 성분이 다량으로 함유된 농약 배 봉지를 일본을 통해 밀수해 농가에 판매해오다 단속기관 적발로 고발돼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0월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홍문표 의원실에 따르면 밀수농약 단속기관인 농촌진흥청을 통해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NH농협무역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5년 동안 살충제로 사용되는 다이아지논 등 7가지 농약 성분이 함유된 배 봉지 1천만 개, 4만6,902kg를 농약 수입 신고 없이 일본으로부터 밀수하여 국내 배 농가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만도 NH농협무역은 122만개 상당의 농약 배 봉지를 밀수하여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었으나 농촌진흥청의 일제 단속에 적발되어 유통판매 중지됐다.

NH농협무역의 농약 배봉지는 지난해 수출용 배의 잔류농약 기준 초과로 유통되는 과일 봉지를 전수 검사하다 유일하게 적발된 사례로, 그동안은 아무런 관련기관의 제재 없이 일본의 같은 회사로부터 수입하여 농가에 보급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홍문표 의원실이 분석한 NH농협무역의 농약이 묻은 배 봉지 최근 5년간 수입 통계자료(출처: 홍문표 의원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최근 들어 인터넷 등을 통해 안전성 검증 없이 무분별하게 수입 되고 있는 밀수농약을 단속한 결과 올해 처음으로 11건을 적발했다.

대부분의 밀수농약이 소량인데 반해 NH농협무역을 통해 수입된 농약만 대량으로 밀수돼 적발된 것으로 밝혀졌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5월경에 NH농협무역이 농약관리법에 따라 농약수입업 신고 및 등록을 하지 않고 살충제로 사용되는 농약성분이 함유된 배 봉지 170상자를 수입 판매한 바 밀수농약으로 보고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홍문표 의원은 “다른 조직도 아닌 농민을 위해 존재하는 농협에서 수년간 밀수로 농약봉지를 수입해 판매해 왔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이 같은 불법을 자행해 온 NH농협무역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NH농협무역은 홍문표 의원실의 이 같은 자료가 나오자 해명 자료에서 ‘농협무역이 수입하여 공급한 과일 봉지를 사용하여 수확한 배 에서는 잔류농약이 검출되지 않아 문제가 없다’는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홍 의원실은 재반박에서 농산물품질관리원을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배에서 농약이 검출되어 수입이 일시 중지되자 원인(농약검출)을 역추적 하는 과정에서 NH농협무역에서 공급된 배 봉지를 사용한 배에서 농약이 검출된 사실이 있음이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