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은 꿩의설화(또는 까치)로 잘 알려진 국립공원의 명산이다. 치악산 비로봉 풍경(상), 길섶에 핀 여름꽃으로 칡꽃이다.

꿩의 전설 속으로 떠나는 산행 '치악산'
"폭설에 묻혔던 산행의 추억이 깃든 산"

조경렬 편집장

치악산은 사계절을 모두 탐사 했던 산이라서 더 정겹다. 섬세한 산행으로 탐사 하지 않아도 코스나 산세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산이다. 그래서 휘휘 신록을 즐기는 여름 산행으로 잡았다. 국립공원은 여느 산이든 수림이 우거져 원시림을 자랑하지만 치악산은 특별한 숲이 있는 산이다. 바로 '성황숲'이다.

치악산(비로봉:1,288m)은 주로 많이 오르는 코스가 구룡사 계곡에서 사다리병창-비로봉에 이르는 코스와 성남리 상원골-남대봉-향로봉-비로봉 코스이다. 그러나 두 번째 코스는 23.8km에 달하는 일명 치악지맥 종주코스로 10시간 이상 긴 호흡이 필요한 장거리 산행이다. 그래서 경험 많은 산행대장의 리딩이 필요하다.
 

치악산은 세렴폭포 등 많은 폭포가 여름 산행을 시원하게 한다.

산행 길은 늘 즐거움으로 시작된다. 오늘도 정다운 벗들과 길을 나섰다. 원주의 치악산은 고봉준령의 큰 산봉우리 만큼이나 전설과 우화가 수채화처럼 깃들여 있는 신비의 산이다. 신神들이 산다는 치악산 자락의 성황림은 그 전설적 이야기가 원시림의 숲속에 숨어 있는 듯 그 신비감을 더한다. 치악산 남쪽 숲, 신들이 산다는 성황림城隍林.

예전에 치악산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화전민들은 치악산 서낭신이 이 숲에 산다고 믿었다. 그래서 수백 년 동안 산제를 지내며 숲을 보호해 왔다. 마을 사람들은 지금도 매년 음력 4월 8일과 9월 9일 성황 숲 속에 있는 성황당에 제祭를 올린다.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의 성황림은 일제 강점기인 1940년에 ‘조선보물고적 명승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그 후 1962년에 우리 문화재법에 따라 천연기념물 제93호로 지정됐다. 마을 사람들이 각별한 정성을 쏟으며 지켜온 덕택에 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온대 활엽수 원시림이 지금까지 잘 보존되고 있다.

이 숲에는 복자기나무, 전나무, 소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말채나무 등 201종의 보호식물 수목들이 자라고 있다. 성황림은 우리나라 중부지방 자연림을 대표할 만한 숲으로, 세조의 능이 있는 광릉수목원이 국가 주도로 조성된 숲이라면 이 숲은 민간에 의해 토속 신앙과 함께 보호되어 온 숲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이곳 성황마을은 최근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통한 외지 관광객을 받고 있다.

-조경렬 기자의 100대 명산 유산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