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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반가음식대가-❶편]이성희의 반가음식 ‘맛’ 그리고 ‘멋’
조경렬 기자  |  herald@herald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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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2.28  1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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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약식사진: 이성희 반가요리연구가 제공)

 

[헤럴드저널] 조경렬 편집국장= 음식 문화는 그 사회의 생활방식과 가치와 역사를 의미한다. 음식은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생명의 원천이자 생활이자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음식에는 인간이 삶을 유지하기 위한 정신과 가치가 내포된 정신문화적 작용이 손끝을 통해 발현된 실제적인 산물이다. 따라서 그 음식에는 그 민족이나 집단의 정신과 삶의 방식이 스며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경제 성장을 꾀하던 시대, 한국의 전통 음식이 양식의 화려한 포스에 밀려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이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우뚝 서면서 한국 문화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곶감쌈
   
△배오미자화채

 

2000년대가 시작되면서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대중음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드디어 한국의 전통 음식도 그 중심에 서게 됐다. 2003년 MBC 대하드라마 <대장금>을 최고의 드라마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었던 것은 궁궐 수라간의 ‘왕실음식’이었다.

주인공 장금이를 통해 수라간에서 조리 되어 임금에게 진상되기까지의 과정이 적나라하게 펼쳐지면서 국내 팬들은 물론 동남아를 비롯하여 미주, 서구 유럽까지 전 세계가 한국 전통 음식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반가 음식에 대한 놀라운 건강성에 눈을 뜨고 그 맛과 멋,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해 우리 전통 음식을 연구하기 시작한 이성희 반가음식연구가. 이 연구가의 처음 시작은 아이들의 건강한 식단을 어떻게 구성할까 고민하다가 접하게 되었다.

20여년 전 학원을 운영하면서 직접 수학을 가르치던 그는 입이 유난히 짧은 딸을 위해서 특별한 식단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환경적이면서 건강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요리에 대한 관심을 갖고 여러 서적과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차에 우리 전통 음식에 눈을 떴고 우리 조상들의 건강음식에 눈길이 머물렀다.

 

   
△정조대왕 화성능행차 재현 행사에서 궁중상궁(요리연구가 이성희 분)이 정조대왕(배우 이광기 분)께 혜경궁 홍씨가 드실 미음다반을 올리는 모습이다(사진: 이성희 반가음식연구가 제공)

 

그러면서 하나씩 직접 배우고 체험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전통음식 강습을 받게 되고 더 많은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면서 유명한 전통음식연구가를 찾아 나섰다. 그렇게 하여 만나게 된 한국 궁중음식대가 한복녀(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 왕조 궁중음식 기능보유자) 명인의 강습을 받게 되고, 또 궁중음식연구원 정길자(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 왕조 궁중병과 기능보유자) 교수로부터 사사(師事)를 받게 된다.

 

   
△이성희 반가요리연구가의 인터뷰를 2월 21일 강원도 대관령 살바토레 카페에서 조경렬 편집장이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시작된 이성희 연구가의 노력은 말할 수 없는 고생과 수많은 우여곡절로 26년의 세월이 흘러 지금에 이르렀다. 하늘같은 두 스승을 받들면서 해마다 실시되는 정조대왕 능행차 등 수많은 궁중음식 재현에 참여하는 등 명실상부 전통음식 대가로 거듭나 그의 삶이 바뀌어 수학 선생이 아닌 반가음식대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그는 이런 일련의 힘든 노력으로 대통령상을 비롯하여 서울시장상과 문화부장관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하면서 그 명성을 쌓아왔다.

헤럴드인터뷰는 2월 21일 오후 ‘처음부터 이렇게 어려울 줄 알았더라면 아마 이 힘든 길을 걷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성희 반가음식대가를 대관령 살바토레 카페에서 만나 그의 전통음식에 대한 열정을 들어봤다. 
 

   
△이성희 반가요리연구가의 인터뷰가 2월 21일 강원도 대관령 살바토레 카페에서 진행됐다.

 

[이성희 반가음식대가 인터뷰]

△한국의 전통음식인 반가음식을 연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 네, 처음에는 입이 짧은 팔삭동이 딸 때문에 밥을 잘 해 먹이고 싶었고, 그리고 딸이 커서 시집을 갈 때 폐백 이바지를 내 손으로 해 주고 싶어서 음식공부를 시작 했는데 점점 재미를 느끼게 된 거예요. 궁중음식이 한식의 가장 종합적인 부분이구나 생각하고 무형문화재이신 한복려 선생님과 정길자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러 가게 된 거죠.

사실은 한식에 대하여 기본적인 공부를 다 하고 궁중음식 공부를 했는데 궁중음식을 공부해야만 한식을 다 아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궁중음식이 곧 반가음식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떡자반

 

△전통음식에서 궁궐음식과 반가음식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요?

- 궁궐음식은 임금을 비롯한 왕실에서 먹는 음식이고, 반가음식은 조선시대 양반들이 먹던 음식이죠. 우리 전통음식 공부를 하면서 음식이 문화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그래서 반가음식 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계기는 왕실음식과 반가음식이 닮기는 했지만, 반가음식은 그 지방 특유의 내림음식으로 매우 독특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경기도의 경우는 궁중음식과 매우 닮았다고 보시면 돼요. 왜냐하면 궁중에서는 연회 후에 왕족들과 혼인으로 맺어진 인척들에게 그 왕실의 음식을 나누어 주는 관습이 있었고, 그 음식을 반가의 여인들이 맛을 보고 흉내를 내기 시작했던 거예요. 그래서 왕실의 음식과 반가음식은 서로 닮을 수밖에 없었어요.

 

   
△자주감자경단

 

△네, 그렇더라도 왕실의 음식과 반가음식은 그 특징이 다르지 않을까요?

- 그래서 궁중음식이 한식의 대표적인 표본이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반가음식은 지역적 특징을 제대로 갖고 있고 또 내림음식으로 계승이 되면서 그 집안 특유의 음식들이 많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어쩌면 왕실음식보다도 반가음식의 폭이 더 넓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래서 이왕 공부를 할거라면 반가음식을 제대로 해보고 싶었죠. 그래서 저의 최종 목적은 한식, 즉 반가음식을 가지고 음식 동화를 쓰는 게 목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자주감자화전

 

△여기에서 유교문화의 격식을 지키다보면 맛을 유지하기 어렵고, 맛에 치우치다보면 격식과 멀어질 수 있는데 어떻게 이 두 영역을 조화롭게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 그 부분은 이제 제례문화나 혼례문화 그리고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모든 의식에 음식이라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승되고 발전되어 온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거기에 종가집의 종부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봐요. 왜냐하면 그  집안의 음식을 배워서 상차림을 하고 차례 상을 비롯한 제사음식을 차리려면 고수가 될 수밖에 없거든요. 그들은 또 그 후손들에게 그 종가음식을 물려주면서 이어져 온 것이지요. 따라서 종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어요. 이런 이유 때문에 전국의 종가를 다니면서 반가음식을 배우게 된 거죠. 그렇게 여러 종가를 다니면서 그 집의 김치나 장맛을 보려고 많은 애를 써 왔죠. 그 세월이 벌써 26년이 되었고요.

 

   
△인삼정과

 

△지금까지 전국의 종가를 많이 다니셨는데, 지역별로 경상도 지역의 반가, 그리고 호남지역의 반가나 충청도 지방의 반간음식은 어떻게 다르던가요?

- 경상도 음식은 해물을 으뜸으로 칩니다. 음식 중에 회가 빠지면 안 돼요. 7첩반상 이상이 나오면 회가 나오거든요. 회를 빼놓고는 어떤 대사를 치르지 않았지요. 그래서 싱싱한 해산물이 특징이 될 수 있고 음식 맛이 맵고 짜고 강해요. 진주의 경우는 교방음식이 발달한 지역이고, 칠보화반(七寶花盤)이라는 비빔밥이 있어요. 전주비빔밥이 콩나물국이 나온다면 진주비빔밥은 선짓국이 나와요. 그리고 육회가 올라가서 그 모양을 칠보화반이라고 해요.

 

   
△건구절판
   
△오렌지정과와 인삼정과

 

전라도 음식은 가짓수가 많아요. 신선로의 경우 궁중 신선로가 30가지 미만이라면 전라도식으로는 담는 것들이 52가지까지 올라갑니다. 전주와 광주가 전라도 음식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데 음식이 화려합니다. 음식 공예가 발달했고 어떻게 보면 지나칠 정도로 멋을 부렸죠. 궁중음식은 고임이 많고 화려하지 않은데 비하여 전라도만큼 고명이 화려한 음식은 없을 거 같아요.

 

   
△육포다식
   
청포다식

 

그에 반해서 충청도는 주식과 부식에 늙은 호박을 많아 써요. 아이를 낳고 부종을 다스릴 때 호박 물을 마시는 것도 충청도에서 비롯됐다고 보시면 돼요. 그리고 이 지방은 육수를 낼 때 닭이나 굴을 많아 써서 내요. 따라서 각 지역의 공통적인 특징은 그 지역에서 많이 나는 싱싱한 식자재로 최상의 음식을 만들었다고 보면 됩니다.

(이상 인터뷰는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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