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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金' 신경전에 멈춰선 野 선대위…'윤석열 정치력'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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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1.23  19: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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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취재진 질문에 윤석열 후보가 찾아오면 만나겠다고 밝혔다. 2021.11.2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민의힘이 내년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돌연 '인물난'(難)에 시달리고 있다. 당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직전에 총괄선대위원장에 내정됐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합류 거부를 시사하면서 정국이 얼어붙었다.

'야권 원팀'도 안갯속에 국면에 빠졌다. 당 대권주자였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보름째 윤석열 후보와 접촉을 거부하며 잠행 중이다. 국민의힘이 본선 길목에서 발이 묶이면서 '윤석열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르는 모양새다.

23일 야권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날 서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최근까지 선대위 인선안에 대해 "논의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던 모습과는 180도 달라진 기류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사무실 출근길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금 나는 일상으로 회귀하는 것"이라며 선대위 불참을 시사했다. 그는 "(선거를) 한두 번 경험한 사람도 아니고 내가 확신이 서지 않는 이상 일은 안 한다고 늘 그랬다"며 "더이상 정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윤 후보도 비슷한 시각 MBN 보고대회 행사에 참석한 뒤 '김 전 위원장이 며칠 더 고민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는 데 이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르겠다. 그 양반 말씀하는 건 나한테 묻지 마라"고 예민하게 반응했다.

당에서는 두 사람의 '주도권 경쟁'이 표출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 후보는 당 안팎 인사를 폭넓게 영입하는 '매머드 선대위'를 추진하는 동시에 기존 캠프 측근들을 주요 보직에 앉히는 구상을 내밀었지만, 김 전 위원장은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을 포함한 중진 의원들을 배제하고 전권(全權)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미묘한 위기감은 '김종인 불참설'이 나오면서 절정으로 치달았다. 윤 후보는 지난 21일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선대위의 총괄선대위원장은 김종인, 상임선대위원장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당대표가 맡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이튿날 "윤 후보가 자기 이야기만 하고 갔다"며 격노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전날(22일) 오전 이준석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3김(김종인·김병준·김한길)이니 뭐니", "윤 후보가 김병준을 데기고 와서 사과하는데, 나보고 어쩌라는 거냐"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권성동 사무총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11.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정치권에서는 '윤석열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타래처럼 엉킨 난맥상을 풀고 선대위를 안정적으로 출범시키려면, 윤 후보가 직접 나서서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넓은 정치'를 펴야 한다는 쓴소리도 적지 않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고래싸움이 터지면 새우는 도망가야 한다. 제가 중재라는 표현을 하기도 민망한 상황"이라며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의 직접 소통이 많았으면 좋겠다. 어제 윤 후보에게 '직접 소통을 강화하라' 말했고, 후보도 그런 의지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윤 후보가 측근에게 휘둘리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면 당 안팎에서 그의 리더십과 용인술에 대해 회의감을 품을 수 있다"며 "특정인에 집착하기보다 개혁적이고 중도적인 이미지를 가져가는 정치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윤 후보는 본인이 개인이 아닌 공인이라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이 입장을 바꿀 '정치적 명분'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김 전 위원장이 일단 선대위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인 이상, 입장을 번복하려면 그게 걸맞은 상황과 계기를 연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 후보의 최측근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윤 후보 곁을 떠나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지만, 김 전 위원장은 "장 의원이 윤 후보 곁을 떠나는 것하고 나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우회적으로 '여지'를 남겨놨다. 그는 "새로운 인선안이 있을 수 있나, 이미 다 결정났는데 새롭게 변화하겠다를 가져올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가 찾아오면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는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윤 후보가 선대위 인선을 원점에서 재구성하고 먼저 손을 내미는 등 전향적 태도를 보인다면 입장을 재고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의 '헤게모니 신경전'이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며 "선대위 인선을 인물 몇 사람 교체하는 선에서 수습되기는 힘들 것 같고, 김 전 위원장의 합류도 전환적인 계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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