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위안부, 한일협정에 포함안돼"
정부 당국자, '이미 끝났다' 日주장 정면반박

조경렬 기자

지난 11월 2일 한알 정상회담이 열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사진=JTBC화면)

한일 양국은 11월 11일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부 국장급 회담을 가졌다. 지난 2일 한·일 정상이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가능한 한 조기에 타결하고자 협의를 진행한다는 데 합의한 후 첫 실무자 접촉이다.

하지만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법적 성격에 대한 근본적 시각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서로의 입장만 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10차 한·일 국장급 협의에는 우리 측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일본 측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참여했다.

이에 앞서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국장급 협의를 두 시간여 앞둔 이날 오전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때에 양국 간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임 차관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한일협정에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고 분명하다"면서 "그러한 입장을 바탕으로 오늘 한·일 국장급 협의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하루 전 중의원 예산위원회의에 출석해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일·한 청구권협정으로 법적으로 해결이 끝났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해결을 요구하자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말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양국 국장급 협의 결과에 대해 "심도 있고 유익한 협의를 가졌다.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접점 모색을 위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고, 차기 회의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의에선 일본 측의 '언론 플레이' 행태에 대한 우리 측의 강한 유감 표명도 있었다. 정부 당국자는 "정상회담 직후부터 일본 측에서 부정확하고 왜곡된 보도가 나왔다"면서 "외교의 정도를 벗어난 것으로 우리로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일정상회담 이후 일본 측의 언론 플레이 행태가 눈에 띄게 늘어나자 외교경로를 통해 우리 입장을 이미 한 차례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례로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1월 10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 2일 박근혜 대통령와의 비공개 단독회담에서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또 일본 니혼게이자이도 지난 7일 보도를 통해 박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법적 책임 인정을 요구하자 아베 총리가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내용도 보도됐다.

이런 외교적 관례를 벗어난 잇따른 일본 언론의 보도는 아베 신조 총리가 한일정상회담을 빌미로 처음부터 적극적인 한일 역사문제를 해결하려는 것보다는 국내외적으로 정치적 활용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외교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 그동안 양측은 팽팽한 입장 차를 보여 왔다.

우리 측은 일본 측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피해자 할머니들이 납득할 만한 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해왔고, 일본 측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법적 책임이 끝났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