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일본군'위안부' 타결 후 첫 수요집회
정대협의 제1211차 올해 마지막 집회 북새통

조경렬 기자

올해 마지막 열린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211차 수요집회가 12월 30일 서울 종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렸다(사진:헤럴드저널)

한·일 정부 간 일본군'위안부' 협상이 타결된 후 첫 수요집회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됐다. 협상 결과에 '굴욕외교' 논란이 커지면서 국내외 언론의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마지막 열린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211차 수요집회가 12월 30일 서울 종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는 올 한 해 세상을 떠난 피해 할머니들의 추모제와 지난 28일 한·일 협상 결과에 대한 성명서 발표가 있었다. 올해 세상을 떠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는 황선순 이효순 김달선 할머니 등 모두 9명으로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46명만 살아 있다.

한·일 양국 정부의 '일본군위안부 문제' 합의안 발표 이후 피해자 할머니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정대협 등 시민 사회단체와 국민들의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도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피해 할머니들은 이번 협상 타결안에 대해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해 온 자신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외교부 제1·2차관이 서울 마포 정대협 쉼터와 경기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아 피해 할머니들에게 합의 결과를 설명했지만 피해 할머니들은 이를 무시했다.

서울 종로 일본대사관 앞의 일본군'위안부' 소녀상

이날 나눔의 집을 찾은 조태열 외교부 2차관에게 피해 할머니들은 "누구와 협의하여 협상을 했느냐. 우리는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재협상을 하든지, 협상 내용을 무효화 하든지 해서라도 일본 정부의 공식 배상과 사죄를 받아내라"고 요구했다.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와 아베 신조 총리의 공식 사죄와 국제법에 의한 법적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타결된 합의에는 "아베 내각 총리대신은 일본국 내각 총리대신으로서 다시 한 번 위안부로서 많은 고통을 겪고 심신에 걸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을 마음을 표명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하지만 언어상 진정성 있는 사죄가 아니고 법적 배상의 문제가 빠져 있어 피해 할머니들과 야당, 시민단체의 반발을 키웠다.

한편 1992년 1월 첫 집회가 시작된 수요집회는 세계 최장기 집회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데 이번 일본과의 협상으로 그 명분이 떨어지고 있어 새해에도 집회를 이어갈 지는 미지수다. 이번 협상의 결과로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거론할 명분이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12월 30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렸다(사진:헤럴드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