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동성 칭다오 시의 후이취안 만 파노라마 여행
인구로 보면 서울과 동격인 천만의 '칭다오'

칭다오=조경렬 기자

중국 칭다오 해변의 5.4관장 상징 조형물 '오월의바람'(사진=헤럴드저널 사진팀)

한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중국의 여행지를 꼽는다면 칭다오, 즉 청도이다. 필자는 청도와 상하이, 태안시 출장 일정으로 청도를 먼저 찾았다. 청도 공항은 시내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해 중심가로 접근하기 편리한 편이다.

우선 칭다오에 왔으니 여행 일정을 잡아 1주일 일정 중 하루를 할애하여 시내를 둘러봤다.  주요 여행지보다 전통시장이나 뒷골목을 취재하고 싶어 현지인 가이드에게 부탁을 했는데, 만족한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쉬웠다.

칭다오(靑島)는 중화인민공화국 산둥성의 부성급 도시로 인구 1000만 명에 육박하는 산둥 반도 남부에 위치한 산업 도시이자 군항이다. 지역의 이름을 딴 칭다오 맥주와 라오산의 깨끗한 광천수로 유명하며, 중국에서 네 번째로 큰 항구 도시로 지방 정부와 동등한 경제권을 가지고 있다.

해양성 기후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 연평균 기온은 12℃이고, 연평균 강수량은 776㎜이다. 비교적 사계절이 뚜렷하며, 여행하기에 좋은 계절은 봄과 가을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른 봄 업무 수행중에 시간을 내서 칭다오 몇몇 곳 여행지를 둘러 보았다.

옛 칭다오는 즉묵현(卽墨縣)에 속해 보잘것 없는 어촌이었으나, 청대(1644~1911)에 칭다오커우[靑島口]라는 세관이 세워지면서 대규모 정크 무역이 발전했다. 1880년대 북양함대를 창설하면서 중국 정부는 칭다오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곳에 해군 보급기지와 요새를 설치했다. 1897년 이 지역에 눈독을 들여온 독일이 자국의 선교사 피살사건을 구실로 군대를 보내 칭다오를 점령했다.

1898년 독일은 중국 정부에 배상금을 요구해 자오저우 만과 그 주변지역을 99년 동안 조차권을 확보하면서 근대식 항구시설이 들어서 유럽풍의 근대 도시로 발전했다. 이 당시 칭다오는 1903년 독일 정착민들에 의해 생산이 시작된 칭다오 맥주로 가장 잘 알려지고 있고 맥주공장의 견학도 관광상품이 되었다.

칭다오 소어산에서 내려다 본 독일식 시내 풍경

칭다오 해안가에 밀집된 주택가는 고도 제한으로 낮은 건축물로 구성돼 있다

칭다오 해변의 풍경이 안개 속에 잠겨 있다(사진=헤럴드저널 사진팀)

독일군이 칭다오를 점령할 당시 사용하던 총독부 건물로 지금은 유물 전시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이후 1914년 일본이 독일을 상대로 선전포고 하며 칭다오 각축전에 들어가 그해 11월 이 항구를 봉쇄한 뒤 점령하게 된다. 1922년 워싱턴 회의의 결과에 따라 중국에 반환할 때까지 이곳은 일본군이 점령했다. 잠시 중국으로 반환된 칭다오는 태평양전쟁을 계기로 1938년 일본이 다시 점령하여 1945년 독립까지 이어졌다.

칭다오는 황해에 접하여 있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산의 도시로도 알려져 시내에 라오 산(崂山)을 비롯해 다쩌 산(大泽山), 다사오주 산(大小珠山) 등이 있다. 또한 이름난 여행 도시로 거듭난 칭다오는 바다를 주제로 한 축제와 요트 관광 등의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 곳에는 약 8만 명의 한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곳 칭다오는 독립투사 매헌 윤봉길 의사가 상하이로 가기 위해 잠시 머물던 곳이기도 하다. 청년 윤봉길은 1930년 3월 6일 '장부출가 생불환'(丈夫出家生不還)이라고 쓴 편지를 남긴 채 가족을 떠난다. 독립운동의 근거지를 찾던 그는 1930년 12월 칭다오[靑島]로 와서 다음해 여름까지 머물렀다. 낮에는 교포 세탁소의 회계원으로, 밤에는 야간노동강습회에 나가 활동을 하며 상하이로 갈 준비를 하던 애절한 곳이다.

소어산 공원의 물고기 형상 조형

칭다오는 한국과 인연 많은 도시

우리와 많은 인연을 맺고 있는 칭다오는 해변의 아름다움과 온아한 기후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여행지이다.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소어산전망대는 한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중국도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65세가 되면 입장료가 무료이다. 중국에 이런 제도가 있는 지는 동행한 김기동 박사의 무료 티켓을 보고 처음 알았다.

작은 물고기 산이라는 소어산 입구는 구 도심지역이라 차량 진입이 쉽지 않다. 전망대에 올라서 해안과 바다를 구경하고, 여기에서 가까운 곳의 독일총독부로 이동했다. 관람객이 많지 않아 차량은 총독부 건물 앞에 주차할 수 있었다. 독일이 칭다오를 점령할 당시 총독부 건물로 총독의 침실과 집무실 등 공간이 그대로 보존되어 관광 코스로 활용되고 있다.

칭자오 해변 오월의 바람 조형물 앞으로 밀려드는 관광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칭다오 올림픽 요트경기장으로 지금은 일반 관광객이 탈 수 있는 접인장이 있다

칭다오 올림픽 요트경기장 앞에 선 필자

해안으로 내려서면 해수욕장이 나오고 팔대관풍경구에서 웨딩 사진을 촬영하는 예비 신랑신부가 행복해 보인다. 차창 밖으로만 보고 지나치며 5.4광장으로 달렸다. 5.4 광장은 관광객의 천국이다. 반원을 그리며 펼쳐지는 광장 앞 바다는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이 광장의 트레이드마크인 빨간 조형물 '오월의 바람'이 앞을 가로 막는다.

이 5.4광장은 중국의 1919년 북경 학생들을 중심으로 항일운동이자 반제국주의 반봉건주의 운동인 5.4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공원으로 화려한 야경이 아름다워 칭다오의 명소가 되었다. 해안가 공원을 따라 걸으면 올림픽 요트경기장이 나오고 요트를 탈 수 있는 접안시설이 있다. 해안을 벗어나 점심 초대로 예약된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 음식점 '경복궁'으로 갔다. 청도의 한 관광회사 총경리 일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에 찾은 맥주박물관과 전통시장. 맥주박물관은 입장료에 코스 요금을 내면 맥주를 무한 리필로 마실 수 있지만 맥주를 별로 마시지 않는 필자는 기본 입장료만 내고 구경했다. 그래도 한 잔의 맥주는 마실 수 있다.

전통 시장을 안내해 달라는 필자의 요구에 1시간을 달려 찾은 곳은 야시장 처럼 좌판을 펼쳐놓고 난장을 하는 곳이었다. 물론 가게가 있기도 하지만 주로 좌판을 펴고 손님을 맞는 곳이었다. 허나 필자가 찾는 전통시장이 아니어서 허탈했지만 다시 이동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리고 찾은 곳이 북한식당이다. 남북관계가 어수선하여 북한식당에 가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정부의 국민에 당부가 꺼림칙하여 사양했지만 이곳은 조선족이 운영하는 곳이고, 일행 중 한 사업가 친구 음식점으로 북한 여성 종업원만 고용하고 있다는 말에 동의했다.

식당은 무척 넓고 시설은 고급은 아니지만 꽤 규모가 있는 식당이었다. 예약을 해야만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지만 남북관계 경색으로 필자 일행 8명 한 테이블과 2명의 다른 테이블, 이렇게 두 팀만 식사를 했다. 그래도 북한 여성 공연단의 공연은 그대로 1시간 정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