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원내 1당 교체 '여소야대'…국민의 심판
새누리 122석, 더민주 123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조경렬 기자
 

전남 순천에서 당선된 이정현 의원이 캠프 자원봉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이정현 페이스북)

제20대 국회의원을 뽑는 4.13 총선거가 원내 1당을 갈아치우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내려졌다는 평가다. 새누리당 참패에 원내 제 1당까지 더불어민주당에 내주면서 16년 만에 '여소야대'의 국회를 재탄생시켰다.

새누리당은 122석으로 더불어민주당 123석에 불과 2석이 부족해 원내 1당 자리를 빼앗겼다. 국민의당은 38석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면서 제3당 체제가 형성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4일 오전 제20대 총선 개표 결과를 발표했다. 새누리당은 122석, 더민주당은 123석, 국민의당은 38석, 정의당은 6석, 무소속은 11석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비례대표의 경우 새누리당은 17석, 더민주당 13석, 국민의당 13석, 정의당이 4석을 각각 가져갔다.

제20대 국회는 여당의 수가 적고 야당의 수가 많은 '여소야대'로 구성하게 돼 박근혜 정부의 앞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122석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이에 비해 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 등으로 구성된 야권은 총 167석을 차지해 과반을 훨씬 웃도는 17석의 여유를 챙겼다.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된 더민주당 김부겸 당선자가 부인과 함께 축하의 꽃다발을 받았다(사진=김부겸 페이스북)

전문가들의 일관된 분석은 바닥 민심에서 박근혜 정권의 독주에 대한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거기에다 새누리당의 공천 갈등이 극에 달해 여당의 심장부인 대구에서 대반란이 연출돼 공천 컷오프에 몰린 유승민을 비롯한 몇몇 현역의원들의 무소속 출마로 당선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이렇게 여소야대 국회는 지난 2000년 제16대 총선 이후 약 16년 만으로 16대 총선 당시엔 273석 중 당시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이 115석을 얻는 데 그쳐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야당인 한나라당이 133석을 차지하며 새천년민주당을 크게 앞섰다. 이 외에 자유민주연합 17석, 민주국민당이 2석, 한국신당이 1석, 무소속이 5석을 얻어 여소야대 국회가 됐었다.

더민주당은 '절반의 승리'로 선전했다는 평가다. 당초 의석 목표 최소 마지노선으로 107석을 예상했던 더민주당은 총 123석으로, 목표치를 거뜬하게 넘었다.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두며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확보를 저지했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표가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어가면서까지 지지를 호소했던 호남에선 28석 중 3석 확보에 그치는 등 국민의당에 대패했다.

이번 4.13 총선의 최대 승자는 사실상 국민의당이다. 국민의당은 지역구에서만 25석을 확보해 교섭단체 구성요건인 20석을 넘겼고, 호남에서도 더민주당을 상대로 대대적인 압승을 거뒀다.

국민의당 약진으로 '제3당 체제'가 구축됐다는 점 또한 이번 총선에서 황금분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제3당이 총선을 통해 교섭단체를 구성한 사례는 20년 전 15대 총선 때 자유민주연합이 마지막이었다. 국민의당은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국회 의사결정 과정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괄목한 만한 결과는 전국적으로 지방색이 옅어지고 있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연출됐다는 점이다. 대구에서 더민주당 김부겸, 홍의락 의원이 당선되었고, 부산에서도 김영춘(부산진갑), 최인호(사하갑), 박재호(남구을), 전재수(북강서갑), 김해영(연제구) 등 5명이 야당인 더민주당으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또 경남에서는 더민주당의 민홍철(김해갑), 김경수(김해을), 서형수(양산을) 등 3석과 함께 정의당의 노회찬(창원성산) 전의원이 당선됨으로써 총 4석의 야당의원이 탄생했다. 여기에다 호남에서도 이변이 나왔다. 전남에서 이정현(순천), 전북에서 정운천(전주을) 전 장관이 새누리당으로 출마해 당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