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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적 재판개입도 직권남용 아냐"…'사법농단 정점' 양승태도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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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4  21: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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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법원행정처에 영장청구서 등을 누설한 혐의와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현직판사들에 잇따라 무죄가 선고되면서 사건의 최고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나머지 재판도 대한 영향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판개입 권한 없다"…관련 혐의 무죄 가능성 높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송인권)는 14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임성근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임 부장판사의 재판개입을 인정해 "위헌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개입 행위가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직무 권한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남용할 '직권' 자체가 없어 직권남용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개입은 양 전 대법원장 등 사법농단 재판에서의 주요 혐의다. 검찰은 양승태 대법원이 상고법원 입법을 위해 박근혜 정부에 적극 협력했다고 보고 있는데, 대표적 협력 사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과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등이다.

임 부장판사 사건 재판부가 재판개입을 직권남용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이 논리라면 모든 재판 개입이 성립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판에 개입하려면 재판에 관여할 수 있는 직무상 권한이 있어야 하는데, 헌법이나 법률적으로 재판권은 해당 재판부에만 있기 때문이다. 한 부장판사는 "인사권자가 말했더라도 인사권자는 인사권만 있을 뿐이지 재판권이 없기 때문에, 이번 판결 취지대로라면 재판개입 혐의는 싹 다 무죄가 나올 듯 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통진당 비례대표 의원 5명이 제기한 행정소송의 배당에 관여한 혐의 등 재판개입이 아닌 실제 직무상 권한을 가진 사법행정권자로서의 행위는 직권남용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전날(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받고 있는 신광렬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와 조의연·성창호 전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 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에 전달한 영장청구서 등 영장 기록들이 이미 법원과 검찰이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밀로서 가치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면서 "법원 내부 보고로 용인 될 것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적용된 죄명이 달라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이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에게 의무 없는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법원 내부용에 불과했다는 양 전 대법원장 측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보고서의 상당 부분이 내부 보고용으로만 작성된 것도 많아 실제 보고서대로 실행된 행위가 없다면 이 부분도 무죄가 나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검찰, "항소해 사실관계·법리 판단 다시 구할 예정"

검찰은 즉각 반발해 항소 방침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13일 신 부장판사 등 3명의 무죄 판결에 대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수사기밀을 행정처에 누설하고, 행정처는 영장재판 가이드라인 및 수사확대 저지 방안을 시행하거나 수사대상자에게 누설해 수사·재판 기능에 중대한 위험을 야기한 사안에 대해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항의했다

또 14일 임 부장판사의 무죄 판결이 나오자 "'재판 독립의 원칙'상 재판개입을 위한 직무권한이 존재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직권남용죄도 성립할 수 없다면, 인사권자나 상급자의 어떠한 재판 관여도 처벌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 관계자는 "임 부장판사의 행위가 문제가 있고 위법행위라고 재판부가 인정한 거라 항소심에서도 충분히 다퉈볼 필요도 있고 가치도 있다"며 "만약 이걸 처벌하지 못하면 법원 안에서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어떠한 행위도 처벌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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