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2주 만에 사퇴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2주 만에 낙마
차기총리 인선 또 '원점회귀'…정치인 급부상

강연 등에서 발언으로 '친일 사관' 논란에 휩싸였던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6월 24일 끝내 자진사퇴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지금 시점에서 사퇴하는게 朴대통령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총리지명 14일 만에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안대희·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잇단 낙마로 박근혜 대통령의 새 총리 ‘후보찾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국회 인사청문회의 문턱에도 가기 전에 두 후보자가 낙마한데서 보듯이 총리 후보자에 대한 '여론검증'의 잣대가 현격히 높아진 터여서 청와대로서도 도덕성과 자질을 두루 갖춘 적임자를 찾기가 쉽잖아 보인다.

총리후보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문창극

청와대 비서진들은 그간 언론의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은 대부분 인사팀의 여과과정을 거쳤음에도 크고 작은 하자들이 사후에 발견됐으며, 지금과 같은 세간의 눈높이라면 대부분 인사청문회 통과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현재 일정한 사회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이른바 '지도급' 인사들 가운데 요즘의 상식과 잣대로 판단하면 '무결점' 인사를 찾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6월 2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적폐를 뜯어고칠 수 있으면서도 국민의 눈높이에 걸맞은 도덕성을 갖춘 인사를 삼고초려 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한 바 있다.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 등 적폐를 개혁하면서도 국민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인사라는 기준을 제시한 것. 그러나 이 눈높이 딱 맞는 인사가 없다는 게 청와대의 고심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와대는 후보자 선택의 제1기준을 결국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으로밖에 둘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 관점에서 나오는 후보군이 여의도 정치권 인사들이다.

선출직인 국회의원은 선거를 거치며 자연스럽게 검증의 기회를 가진데다 민심에 민감하고 국정에도 밝은 장점이 있어서이다.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뒷받침할 수 있는데다 동료 의원들의 검증도 상대적으로 무뎌지는 이점도 있다.

문 총리 후보자의 낙마로 여의도에서 새롭게 거론되는 인물군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이인제 새누리당 국회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집권여당의 현직 원내대표를 총리로 차출하는 데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새누리당 당권주자인 김무성 의원이 그를 총리로 추천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당내 일부 인사들도 이에 동조하는 기류가 있어 '김문수 카드'는 여전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가 잠재적 대권주자 반열인 그를 총리로 낙점하기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아울러 박 대통령의 당선자 시절 다보스포럼 한국대표로 파견했던 이인제 의원도 항간에 거론되고 있다. 이인제 의원은 경기지사 등 폭넓은 행정경험으로 국정 리더십의 탁월이 장점이 있지만 당내의 견제도 만만찮다.

또 범동교동계 출신인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경제민주화 아이콘'으로 불리는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