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最古 팔만대장경 고려 판본, 한국 전시
서울 동국대박물관에서 6월 10일까지 전시

조경렬 기자

교토 오타니대가 소장한 고려 팔만대장경판본 '대반야바라밀다경' 제10권(왼쪽)과 고려 우왕 7년(1381) 공민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찍는다는 이색의 발문(오른쪽) 자료 사진(자료=동국대박물관 제공)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팔만대장경 판본이 600년 만에 한국에 온다. 동국대박물관이 6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동국대 서울캠퍼스 박물관에서 '여시아문(如是我聞)-깨달음의 길'이라는 테마로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현재 해인사에는 고려 고종 23년(1236년)부터 16년에 걸쳐 완성한 재조대장경판이 있다. 이는 초조대장경이 1232년 전란 속에서 불에 타 소실되자 당시 집권자였던 최우 등이 대장도감을 설치해 다시 판각한 것이다.

이번에 전시될 일본 교토 오타니대학 소장 '대반야바라밀다경' 제10권은 해인사 대장경판으로 찍어낸 가장 오래된 판본이어서 가치가 매우 크다. 이는 고려 우왕 7년(1381년)에 공민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찍어냈다. 이 판본은 현존하는 최고의 팔만대장경 판본으로 이색의 발문이 있고, 일본 왕실에 선물했다는 기록까지 남아 있는 귀한 판본이다.

'여흥군 신륵사대장각기'와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이 대장경은 경기 여주 신륵사에 봉안됐다가 조선 태종 14년(1414) 일본 국왕에게 선물로 보내졌다. 이후 야마구치(山口)현 보광왕사(普光王寺)에서 안예엄도(安藝嚴島) 신사로 옮겨졌고, 다시 동본원사(東本願寺)를 거쳐 1962년 오타니대학 도서관으로 옮겨졌다.

현재 국내에 있는 팔만대장경 판본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865년 찍은 강원도 평창 월정사 소장본이다. 대부분의 국내 팔만대장경 판본은 20세기에 찍은 것들이다. 다만 해인사에 현존 최고의 고려 팔만대장경(1236년)을 해인사가 보존하고 있다는 점이 세계사적 자랑이다.

한편 특별전에선 훈민정음 창제 직후 손으로 쓴 가장 오래된 한글 자료인 경기도 일산 원각사 소장 능엄경도 처음 일반에 공개된다. 이와 함께 오타니대학이 소장한 여러 희귀자료를 한 자리에 전시되어 관람객을 맞고 있다.

정우택 동국대 박물관장은 "일본 오타니대학과의 상호 협력 및 교류 증진 사업의 일환으로 이번 특별전을 기획했다"며 "오타니대학이 소장한 경전과 해석서는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자료들이 많아 한국불교사상 복원에 여러 가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