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개원…야 3당 개원 첫 5대 안건 공조
"여소야대 실감, 4개 안건 청문회 합의"

조경렬 기자

20대 국회가 30일 임기를 사작했지만 원 구성이 되지 않아 국회는 열리지 않고 있다(사진=KBS2 뉴스화면)

제20대 국회가 30일 개원 하면서 여소야대 국면이 실감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0대 국회가 문을 연 지 하루 만에 세 야당이 정치 현안에 공조하면서 본격적인 대여 공세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청와대가 상시 청문회를 규정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 하면서 여야 간 긴장 모드로 접어 든 상황.

야 3당이 개원 첫날부터 5개 안건 중 4개 안건에 대해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하면서 사실상 야권이 여당과 청와대에 전면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박완주·국민의당 김관영·정의당 이정미 원내수석부대표는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운호 게이트 진상규명과 법조비리 근절을 위한 법사위 청문회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한 연장 △가습기 살균제 피해보상 및 진상 규명을 위한 특위 설치와 청문회 △어버이연합 진상조사를 위한 안전행정위원회 청문회 △백남기 사건 책임을 묻기 위한 안행위 청문회 개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4일 박근혜 대통령은 상시 청문회를 규정한 국회법 개정안이 '위헌성이 있는 행정 마비법'이란 표현을 쓰면서 까지 거부권을 행사를 시사했다.

그리고 지난 27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가 열렸고, 아프리카 3개국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상시 청문회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전자결재로 승인했다. 법률안 거부권을 공식 결재했다.

세 야당이 20대 국회 개원 하루 만에 이렇게 현안에 대해 상임위 별로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한 것은 이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초반부터 정국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포석이 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더민주당 박완주 수석부대표는 "제일 중요한 것은 여소야대가 됐다는 것을 저쪽에서 느꼈으면 한다"며 "법안 관련 협치는 할 수 있지만 현안은 현안대로 대응해서 밝힐 것은 밝히는 것이 4·13 총선의 민심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여당은 이에 부정적 입장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아무런 (원 구성 등)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채 야권이 단합해 여당에 선언하는 것은 다분히 '정치공세'로 밖에 볼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여야가 서로 속내를 감추고 탐색전을 펼치면서 20대 국회 임기 시작부터 여야 간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어 선거 직후 여야가 한 목소리로 20대 국회는 일 하는 국회로 만들겠다는 말이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국회 가동을 위해 필요한 원 구성 문제도 서로 합의 하지 않은 상황에 샅바 싸움부터 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