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패배에 따른 책임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손학규 정계 은퇴…끝내 대권 꿈 못 이룬 채 퇴장
"민주당과 새정국민회의에 대한 사랑 고백한다"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7·30 재보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정치적 결단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손 상임고문은 7월 31일 오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정치인생의 종지부를 찍었다.

7·30 재보선에서 경기도 수원시병(팔달구)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했으나 정치 신인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에 석패하고 말았다. 대선 후보급 새정치연합의 중진 인사가 정계를 떠나겠다고 책임을 지고 나섬에 따라 새정치연합의 향방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고문이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저는 정치를 떠난다”면서 “제가 정치 그만두는 것이 무슨 대단한 일이겠느냐마는 슬프고 웃어왔던 동지들, 지지자 여러분, 분에 넘치는 사랑을 주신 국민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는 게 도리라 생각해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손 상임고문은 “정치인은 선거로 말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오랜 신념이었는데, 이번에 저는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그것이 국민의 판단이며, 민주당을 비롯한 한국정치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여망이라고 봤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경기 시흥 출신으로 1965년에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해 한일협정 반대 투쟁에 참여하는 등 학생 운동을 이끌었다. 서울대 시절 법대생이던 고 조영래 변호사, 상대의 고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3인방'으로 학생운동을 이끌었다.

유신 체제가 끝난 후 영국 유학을 떠나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인하대와 서강대에서 교수 생활을 했다.

손 상임고문이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한 것은 1993년이다.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한 손 상임고문은 1993년 경기도 광명 보궐선거에서 민자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후 3선을 지냈고, 보건복지부 장관을 거쳐 2002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를 재직했다.

경기도지사 당시 실적으로 국민의 신망을 받으면서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고,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과 맞붙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갈등 끝에 한나라당 탈당 후 야당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야권에서도 정치인 손학규가 가는 길이 그렇게 순탄치만은 않았다.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에 패한 것에서 부터 시련이 시작됐다.

손 상임고문은 대선 패배 이후 위기에 처한 야당의 구원투수로 발탁됐지만, 2008년 18대 총선에서 당 대표로 출마한 서울 종로에서 한나라당 박진 후보에 패하며 다시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그는 2010년 10·3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당선되면서 부활했다. 당 대표 재직 시절 무엇보다 제1야당 대표로서 야권통합을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으면서 민주통합당을 탄생시켜 몸집을 불렸다.

2011년 4·27 재보선에서는 당시 '천당 아래 분당'이라고 불릴 정도로 여권의 텃밭이었던 경기 분당 재보선에서 승리하면서 야권의 제1주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2012년 대선 경선에서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구호로 바람을 일으켰지만, 문재인 의원에 패했고, 2014년 7·30 재보선에서 수원 병에서 수십 년 새누리당의 아성을 이겨내지 못하고 정치 신인에게 패배하면서 결국 정계은퇴를 선택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여러분과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린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하다"며 "모두 함께 일하고 일한만큼 모두가 소외받지 않고 나누는 대한민국을 만들려 했던 저의 꿈을 이제 접는다"고 정계 은퇴 변을 밝혔다.

손 상임고문은 "수원팔달의 패배는 저 자신의 패배이기도 하지만 국민들이 전체적으로 정치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기대와 신망이 충분치 못한 것"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부터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혁신하는 자세를 갖추기 위해 누군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말로 야당의 체질 변화를 주문했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혀왔던 손 고문이 정계은퇴를 선언함에 따라 야권의 차기 대권경쟁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또 한 명의 야권 내 대권주자인 김두관 상임고문도 이번 경기 김포 보궐선거에서 패배, 정치적 재기에 실패했다.

또 이날 오전에는 야권내 차기 대권주자로 지난 3월 창당 이후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을 이끌어왔던 안철수 공동대표가 7·30 재보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