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렉시트 선택…43년 만의 EU탈퇴로 세계경제 요동
"BBC방송 등 英방송 '브렉시트'로 큰 파장 예고"

국제=김정남 기자

The UK has voted by a narrow margin to leave the European Union in an historic referendum, with UKIP leader Nigel Farage hailing it as "independence day" but the pound falls to its lowest level against the dollar since 1985.(Photo by BBC News)

영국이 끝내 유럽연합(EU) 브렉시트를 선택했다. 즉 EU에서 탈퇴했다. 세계 5위 경제대국 영국이 EU에서 43년 만의 탈퇴를 선택하면서 글로벌 정치·경제 지형에 대격변이 예상된다.

이날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1985년 이후 31년래 최저로 떨어졌고, 엔화 가치는 폭등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EU를 비롯한 각국은 브렉시트 상황에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앞으로 자국에 미칠 파장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23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한국시간 23일 오후 3시부터 24일 오전 6시까지) 영국 전역에서 실시된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는 영국의 등록 유권자 4천650만 명 가운데 72%가 투표에 참여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와 스카이뉴스 등 영국 방송들은 일제히 브렉시트 찬성 진영의 승리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투표 결과에 따라 영국은 결국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이후 43년 만에 EU를 떠나게 된다.

영국이 끝내 유럽연합(EU) 브렉시트를 선택했다(BBC방송)

EU는 사상 처음으로 회원국 이탈상황을 맞게 돼 회원국이 28개국에서 27개국으로 줄게 돼 영국의 탈퇴에 따른 '이탈 도미노' 우려와 함께 EU 위상과 지형 자체가 흔들리는 위기를 맞게 됐다.

영국은 국내적으로는 경제 충격뿐 아니라 스코틀랜드 독립 재추진, 북아일랜드나 웨일스의 독립 움직임 등 영연방 체제의 균열 가능성이라는 큰 위기에 처하게 됐다.

영국은 이제 EU 리스본 조약에 따라 EU 이사회와 2년 간 탈퇴 협상을 벌이게 된다. 상품·서비스·자본·노동 이동의 자유는 물론 정치·국방·치안·국경 문제 등 EU 제반 규정을 놓고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 즉 영국과 EU가 협상을 통해 모든 분야에 있어서 관계를 재정립하게 된다.

당초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투표 당일에 사전에 명단을 확보한 투표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EU 잔류가 52%, EU 탈퇴가 48%로 예측됐지만, 그 예상은 현저히 빗나가 EU 회원국을 공포 속으로 밀어 넣고 말았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서 이날 전 세계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장중 10% 폭락했으며 일본 닛케이지수가 7%, 한국 코스피지수가 4%대 폭락했다. 오전 개장을 5% 가까이 상승 출발한 파운드 가치와 EU, 일본, 우리나라 증시는 오후 들어 브렉시트가 예상되자 급락세를 이어갔다.
 

'브렉시트' 확정이 발표되자 찬성 지지자들이 크게 환호했다(사진=BBC 홈피캡쳐)

투표 기간 동안 쟁점은 이민 억제 및 주권 회복과 경제 문제로 압축됐었다. 이에 비춰보면 영국민 다수가 경제보다는 이민 억제와 EU로부터 주권 회복을 우선한 보수적인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다.

투표 기간에 고 연령대와 보수진영은 영국은 '유럽연합 때문에 자국이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하여 이민자들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유럽의 이민자들이 영국으로 몰려 이민자 수만 1년간 33만 명에 달해 새로운 일자리 40만개 중 40%를 이민자들이 차지하고, 이민자들에게도 무상 의료 혜택을 줘 의료 품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불만을 품어 왔다.

반면 젊은 층과 진보적 진영에서는 EU 탈퇴는 곧 경제의 파탄으로 이어진다며, 영국의 경제 활동의 70%가 EU를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탈퇴를 하게 되면 경제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 결국 장기적으로 국가경제의 위기라고 지적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