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 '북부 나이지리아에 인도적 재앙' 경고

국제=김정남 기자

군(軍)의 보호 아래에만 방문이 가능한 반키 지역 사람들이 식량과 물을 얻기 위해 몰려 있다(사진=국경없는의사회)

국경없는의사회가 나이지리아 북동부 보르노 주에서 위기에 처한 난민들을 위해 긴급 구호 활동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북동부 보르노 주에서 50만 명 이상이 비위생적인 환경 속에서 대형 참사 위기에 놓여 있다. 한 마을에서는 지난 6개월 새 사망자가 12명 중 1명 꼴로 발생했으며, 아동 3분의 1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의사회는 전했다.

위그 로베르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팀장은 "반키(Banki)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전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외부로부터 차단되어 반쯤 파괴된 마을에서 사람들이 모여 있다. 외부 지원을 통해서만 생활이 가능하지만 도움은 매우 부족하다"고 전했다.

최근 카메룬 국경 인근에 있는 이 마을을 정찰하고 돌아온 로베르는 "음식과 물, 응급 의료 처치 등을 최대한 빨리 공급하지 않는다면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인해 파괴적인 대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년간 보코 하람과 나이지리아 군의 무력 충돌로 발생한 난민들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파괴로 폐허가 된 마을의 처첨한 모습(사진=국경없는의사회)

반키 인근 지역은 군의 호위 아래에서만 접근이 가능하다. 현재 이 지역에 남아 있는 사람은 약 1만5000명으로, 대부분은 무력 충돌로 인해 집을 떠나온 피난민이다. 의사회 의료팀은 이 지역 사망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지역을 신속히 둘러보고 점검한 결과, 지난 6개월 동안 이 지역 사망자는 12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이 지역은 지난 수년간 보코 하람과 나이지리아 군의 무력 충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곳이다. 공격으로 인해 집을 떠나온 이들이 처한 상황은 처참한 상황이다. 지역 경제는 완전히 무너졌고 교역 루트는 폐쇄됐으며, 농작물과 가축은 파괴됐다. 지역 인구의 대부분은 수 개월 동안 먹을 것이 없어 굶었고 이들의 건강 상태는 심각하다.

특히 5세 이하 아동의 상태가 심각하다. 의사회 의료팀이 점검한 아동 중 15%는 중증 급성 영양실조를 앓고 있으며,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반키 지역에서는 전체 아동 중 3분의 1 가량이 영양실조를 앓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의사회는 7월 20~22일 4900여명의 아동에게 영양 치료를 실시했으며, 홍역 백신을 투여했다. 3600여 가족에게 긴급 구호 식량을 공급했다. 또 중환자 6명을 국경 너머 카메룬 모라(Mora)에 있는 병원으로 후송했다.

나이지리아 영양실조 사태의 긴급성으로 인해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사무소는 이례적으로 특별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후원을 원할 경우 관련 링크로 들어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