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이정현 의원

이정현, 한국정치 변혁의 중심에 서다
한국정치 역사를 새로 쓴 이정현 의원

[헤럴드저널 조경렬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

“곡성군민 여러분!
제 고향이 곡성인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순천시민 여러분!
저는 선거기간 내내 순천보은이란 말을 가슴에 품고 다녔습니다. 하늘처럼 받들고 은혜를 갚겠습니다. 저를 지지해주신 분들은 이정현이 잘나서가 아니라 일할 기회 한번 주겠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으신 분들의 뜻과 심정은 제가 왜 모르겠습니까. 선거는 끝났습니다. 유권자에게 승자가 어디 있고 패자가 어디 있습니까. 우리 이제 지역 발전을 위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순천시민은 곡성군민은 하나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순천곡성 유권자들은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꾸는 위대한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우리 유권자들이 한 이 어려운 선택을 올바로 평가해주시고 결실을 맺도록 도와주십시오. 저 이정현은 이번 선거에 나타난 유권자의 뜻을 반드시 받들어 실천에 옮기겠습니다.”

지난 7·30 재보궐선거에서 순천·곡성 지역구에 당선된 이정현 의원의 페이스북에 올라 온 당선 인사말이다. 짧은 인사말 속에 지난 선거 기간 동안 그의 각오와 다짐이 엿보인다. 이 의원은 보수 집권당의 간판을 달고 광주·전남에서 당선된 것은 지난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무려 26년 만의 처음이다. 호남지역 선거 역사를 새로 쓴 장본인이 되어 절차탁마切磋琢磨로 돌아 온 것이다.

그래서 일까. 이 의원은 당선 일성으로 지역구도 타파를 외쳤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 텃밭에서 지역민들이 어려운 선택을 해주신 것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이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 이를 실천해 나가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정현 선거캠프 해단식 : 이정현 의원은 해단식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분들께 이 자리에서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저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YTN뉴스 인터뷰에서 "순천 시민 여러분과 그리고 곡성 군민들께서는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위대한 선택과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이제 온 국민이 순천 시민과 곡성 군민이 선택한 이 어려운 선택에 대해서 제대로 평가를 해야 할 것입니다.

지역 구도가 무너지고 깨지는 그러한 결실이 맺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을 간곡하게 호소 드립니다. 유권자는 승자도 패자도 없습니다. 이제 순천 시민, 곡성 군민은 하나가 돼야 합니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 하나로 나아가야 합니다."라는 말로 소감을 피력했다.

시장을 돌며 자전거 유세를 벌이는 이정현 후보

지역구도 타파와 화합을 강조한 인터뷰이다.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지역민도 함께 지역발전에 동참해 달라는 간곡한 부탁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바로 여기에서 이정현의 정치철학이 묻어난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 지역을 넘어 화합을 강조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번 승리의 가장 큰 이유에 대해 “18대 국회의원 경험과 청와대 정무수석, 홍보수석을 지낸 정치경력이, 적어도 호남의 새정치연합 어느 후보와 맞붙어도 지역발전을 위해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처음부터 중앙당의 지원을 고사한 채 선거운동 기간 내내 낡은 자전거 한 대에 몸을 실고 지역구 구석구석을 누볐다. 무게차에 올라 유세하는 시간보다 시장과 공원, 상가를 돌며 유권자가 모이는 장소는 어디든 달려가 한 사람씩 만나는 맨투맨 선거 전략을 고수했다.

그는 또 “국회의원 선거는 철저히 지역을 위해 활동할 수 있는 인물선거여야 한다”면서 “지역구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사람은 자기 힘으로 어떤 식으로 지역발전을 시키겠다는 비전과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호보다는 이름으로 승부를 건 이정현 후보

호남지역 의견 갈렸으나 선택은 인물 ‘이정현’

지난 7·30재보선 결과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의 당선으로 촉발된 지역주의 타파 구도가 이제는 영남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부산과 대구지역이 더 큰 변화를 주도해 결실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지난 6·4지방선거 당시 영남에서 일었던 변화의 바람이 이번 호남 재보선에서 지역주의를 깨는 결실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향후 정치역학 구도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순천·곡성 지역의 유권자에 따르면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순천·곡성 보궐선거에서 49.4%(6만815표) 득표율로 40.3%(4만9611표)를 얻는데 그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제치고 승리하자,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 틀을 깨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전남지역 내 일부에서는 '현 정권의 실정을 외면한 영혼 없는 투표다'라는 의견도 있지만 대세는 ‘지역주의 극복’에 초점이 맞춰졌다. 선거가 끝나고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도 지역구도 타파의 바람직한 신호라는 의견도 나왔다.

새정치연합 황주홍(전남 장흥·강진·영암) 의원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역주의의 벽을 허무는 이정표적 사건을 전남도민들이 해냈다는 점에서 순천·곡성 선거 결과가 나름의 의미가 있다"며 "새정치연합으로서는 뼈아픈 결과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혁명적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영남 쪽의 변화도 촉구했다. 황 의원은 "(7·30재보선에서) 전남이 더 이상 민주당의 독점적 전유물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유권자들이 선거독립을 선언한 것"이라며 "영남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촉발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남에서는 지난 6·4지방선거 당시 대구와 부산에서 이미 지역주의 균열 정서가 엿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결과가 한국 정치사에 큰 변화로 이어질지 지켜 볼 일이다.

무게차에 올라 지지 연설을 하고 있는 이정현 후보.

이정현 의원은 누구인가

이정현 의원은 1958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광주 살레시오고를 거쳐 동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민정당 구용상 전 의원의 캠프에 합류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2002년에는 이회창 후보 캠프에서 전략기획을 맡아 일해 왔다. 이때는 정치신인으로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던 그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면서 부터라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4년 17대 총선 때였다. 당시 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은 광주에서 고군분투 중인 이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어려운 곳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으시냐"고 격려한 것이 첫 인연이었다.

이후 박 대통령은 총선 후 한 오찬자리에서 "한나라당의 호남포기 전략을 포기해 달라'는 이 최고위원의 열변에 감동해 그를 당 수석부대변인에 발탁했다. 당시 심양섭 부대변인과 쌍벽을 이루며 당의 입 역할을 옹골지게 해냈다.

공원에서 운동하는 시민들과 악수하며 담소를 나누는 이 후보

김무성 대표와의 인연도 이때부터 시작된다. 당시 박대통령이 구원투수였기에 당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여의도 당사를 처분하고 염창동으로 당사를 옮긴 김무성 당시 사무총장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면서 부터다. 당이 어려울 때 당을 떠나지 않고 당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며 서로에게 위안이 되었던 것이다.

이 의원은 당시 밤늦게까지 정치현안에 대한 학습을 게을리 하지 않고 공부하는 정치인의 길을 걷는다. 특히 박대통령의 정치적 스펙트럼을 섭렵하듯 정치현안에 대한 연구와 실무준비를 꼼꼼히 해 나갔다.

이런 그의 열정은 선거에서도 의정활동에서도 똑 같았다. 7.30재보선이 끝나자 새누리당은 11명의 당선자를 모두 중앙당으로 불렀다. 당선 인사를 겸한 축하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거의 모든 당선자들이 당에 모습을 보였지만 이정현 의원은 지역구에 머물렀다.

당선 인사를 하러 순천·곡성 지역구를 선거 때와 똑같은 옷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시내와 마을 곳곳을 돌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보은순천’報恩順天을 외치며 자전거 투어를 멈추지 않았다. 아마도 그가 정치를 하는 동안에는 계속하여 자전거 타는 이웃집 아저씨로 나타날 거 같다는 생각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8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시작전 이정현 최고위원을 업어주고 있다. 김 대표는 이 최고위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업어 주겠다고 약속했었다.

박근혜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정현 의원

이 의원은 2004년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 시절부터 지난 6월 7일 청와대 홍보수석을 사퇴할 때까지 박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대언론 창구역할을 해왔다. 18대 총선에서는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배정되어 광주·전남의 각종 숙원사업을 일일이 챙겨 ‘호남 예산지킴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12년 4·11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광주 서구을에 도전해 40%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새누리당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광주 지역에서 선전했지만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선 오병윤 후보에게 석패하고 말았다.

이정현 의원 프로필

△1958년 전남 곡성 출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18대 국회의원(비례)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 △국회 예결위원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2012 여수세계박람회 지원특별위원회 위원 △새누리당 광주서구을 당협위원장 △새누리당 최고위원 △18대 대통령선거 박근혜 후보 공보단장 △청와대 정무수석, 홍보수석 △제19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