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

정치_차기 대권구도 진단

대권 잠룡들 가치가 달라지고 있다
김무성·박원순 웃고, 정몽준·안철수 울고

[헤럴드저널 9월호 조대형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가 난 지난 4월 이후 정치권은 요동이 거듭되는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일명 ‘세월호정국’으로 일컫는 정치권의 파동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새누리당이 독주체제를 굳히는 양상이다. 덩달아 차기 대권구도에도 큰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7·30 재·보궐 선거 여파로 차기 대권구도가 확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거물급들의 복귀 무대 성격이 짙었던 재보선에서 대권 잠룡들이 정치 신인에게 줄줄이 패하는 이변이 속출하면서 격동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적진에서 살아 돌아온 인사들은 단숨에 차기 주자로 급부상했다.

여권 김무성 최경환 뜨고, 정몽준 김문수 지고

세월호 사고와 청와대의 인사 참사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선거에 압승을 거둔 여권에서는 김무성 대표에게 무게중심이 이동되고 있다. 7·14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지 단 보름 만에 치른 7·30재보선에서 승리를 거머쥐면서 ‘순풍에 돛을 달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대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 현상)에 힘입어 여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에 오른 김 대표는 7·30 재보선 압승이라는 성과까지 올리며 차기 주자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져가고 있다. 2016년 4월 20대 국회의원 총선거까지 앞으로 1년8개월 동안은 선거가 없다는 점도 김 대표에겐 유리한 입장이다.

여권에서 김 대표와 함께 재보선 승리의 숨은 공신으로 꼽히는 인물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새누리당은 선거전에서 민생 살리기와 경제 활성화를 전면에 내걸고 민생정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실세형인 최 부총리가 41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부동산 경기 살리기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대 심리에 부응했다는 평가다. 경제 살리기를 위해 국정 안정이 필요하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박근혜 효과’의 빈자리를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살리기 행보가 채워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된 이정현 의원은 지역구도 타파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정치적 무게감이 급상승했다. 동작을에서 야권연대 바람을 뚫고 신승한 나경원 의원도 입지와 무게감을 높였다는 평가다.

반면 당의 ‘삼고초려’에도 동작을 불출마 입장을 고수했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처지는 매우 궁색해졌다. 당분간 선거도 없어 원내 진입 여부가 어렵게 됐다. 이 때문에 김 전 지사 측근들은 “아무래도 원외에 있다 보면 한계가 많은데 무엇보다 금방 잊혀 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이다”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서 패한 뒤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정몽준 전 의원 역시 존재감을 상당부분 상실했다.

위로부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새정치연합 전 대표

야권에선 박원순 안희정 뜨고, 안철수 손학규 김두관 지고

야권은 이미 세대·인물 교체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이 자신의 홈그라운드인 수원에서 젊은 정치 신인에게 패한 뒤 곧바로 정계를 은퇴했다. 새정치연합의 대권구도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손 전 고문은) 아직 수도권을 대표하는 대권 후보다. 휴식과 (마음) 정리 후 돌아와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올렸지만 그의 정치 복귀를 예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무엇보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게 야권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한때 여야를 통틀어 넘보기 힘든 대선후보 선호도 1위였던 안 전 대표는 공천과 선거 과정에서 측근 그룹이라 할 만한 조직도 와해되다시피 해 미래를 기약하기 힘든 실정이다. 또 ‘이장 신화’의 주인공이었던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역시 연고도 없는 김포에 출마했다 낙선해 체면만 구겼다.

반면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특히 박 시장의 경우 측근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야권 단일화 양보로 정의당 노회찬 후보에게 동작을 후보직에서 물러나면서 ‘박원순 패배’라는 평가를 비켜갔다. 여론조사에서도 기 전 부시장으로 단일화가 되더라도 나 의원을 누르기는 어려운 실정이었다.

또 지난 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 후보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해 40.33%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김부겸 전 의원은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인물이다. 김 전 의원이 다음 선거에서 ‘대구의 문’을 여는 데 성공하면 야권에서 입지가 달라질 수 있다.

문재인 의원의 거취도 주목된다. 문 의원은 선거 참패의 직격탄은 피해갔지만 텃밭인 전남에서 친노(친노무현계) 후보가 패하는 쓰라림을 맛봤다. 문 의원이 총력을 다 해 지원했던 부산·울산 선거 결과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문 의원은 7·30 재보선 전인 7월 넷째 주 리얼미터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15.5%를 얻어 여야 합쳐 1위를 차지했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조계사를 찾아 장외 정치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

차기대선 박원순 김무성 문재인 3강 형성
 
여야 차기 대선주자 경쟁이 박원순 시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천년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의 3강 구도로 형성되고 있다. 안철수 정신으로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유력 대선주자로 주목을 끈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는 하락세가 계속되며 좀처럼 반등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8월 25일 발표한 2014년 8월 3주차 주간 집계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0.7%p 하락했지만 17.7%로 2주 연속 1위를 지켰다. 이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0.5%p 상승하며 16.8%으로 박 시장을 0.9%p로 오차범위 내로 따라붙었다. 3위는 문재인 의원으로 0.1%p 하락한 13.7%를 기록했고 4위는 정몽준 전 의원으로 8.9%를 기록했다.

이렇게 볼 때 박원순, 김무성, 문재인 등 3명이 두 자릿수 지지율을 유지하며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김무성 대표는 새누리당 경선에서 대표로 선출된 이후 3강을 형성해온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밀어내고 3강 자리를 굳히는 모습이다.

이어 김문수 전 지사와 안철수 전 대표가 각각 7.7%를 기록하면서 공동 5위로 나타났다. 안 전 대표는 재보궐 선거 이후 4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며 김문수 지사에게도 추월당할 조짐이다. 다음으로 안희정 지사 3.3%, 남경필 지사 2.6%, 박영선 비대위원장 2.1% 순으로 조사됐다.

1개월 전인 7월 4주차와 비교하면, 3위 문재인 의원과 4위 정몽준 전 의원의 격차 4.8%p로, 약 2.1%p 더 벌어져 박원순·김무성·문재인 3강 체제가 굳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안철수 전 대표의 경우에는 지난 4월 5주차 16.0% 대비 8.3%p 폭락, 하락세가 계속 되고 있다. 일간 집계로 보면, 지난주 8월 21일부터 김문수 전 지사가 안철수 전 대표를 이미 추월한 것으로 조사돼, 안 전 대표의 5위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그래프:리얼미티 제공

김무성 대표, 여권 차기주자 1위 확고

여권 차기주자 선호도 문항에서는 김무성 대표가 1.0%p 상승한 18.1%로 6주째 1위를 기록했고, 이어 김문수 전 지사가 10.1%로 2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정몽준 전 의원이 8.9%, 오세훈 전 시장 6.0%, 홍준표 지사 4.9%, 원희룡 지사 3.7%, 남경필 지사 2.8%, 유정복 시장 1.5%를 기록했다.

모름·무응답은 43.8%로 다소 많았다. 남경필 지사는 장남의 후임병 폭행·성추행 사건과 가정사 문제까지 겹치면서 지지율이 5.4%에서 2.8%로 반 토막으로 하락했다.

야권 차기주자 선호도 문항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0.1%p 하락한 19.6%로 1위를 2주 연속 유지했고, 다음으로 문재인 의원이 지난주와 동일한 17.2%로 2위로 나타났다. 이어 안철수 전 대표가 9.2%, 김부겸 전 의원이 6.8%, 안희정 지사가 4.3%, 박영선 비대위원장이 4.0%, 정동영 전 장관 2.9%, 정세균 고문 2.0% 순으로 나타났다. 모름·무응답은 34.1%.

또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박 대통령의 취임 78주차 지지율은 51.8%로 0.4% 상승하며 4주 연속 올랐다. 2주 연속 50%대를 유지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0.7%p 하락한 41.6%를 기록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격차는 10.2%p로, 문창극 총리 후보자 지명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정당지지도에서는 새누리당이 1주일 전 대비 2.0%p 하락한 43.0%를 기록했고, 새정치연합은 0.3%p 상승한 22.5%를 기록해 양당 격차는 무려 20.5%p를 보였다. 1주일 전 22.8%p 보다 2.3%p 좁혀졌다. 이어 정의당은 4.3%, 통합진보당은 1.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무당 층은 3.5%p 상승한 27.5%로 나타났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주초 진행된 세월호 특별법 여야 재합의 안에 대한 세월호 유족들의 거부로 여당 하락, 야당 정체, 무당층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번 주간 집계는 2014년 8월 18일부터 8월 22일까지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