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년' 침몰부터 인양까지…뭍에 오른 세월호
침몰 후 인양 착수하고도 '우여곡절' 끝 3년 세월

[조준기 기자] 세월호 참사가 벌써 3주기를 맞았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침몰돼 차가운 맹골수도의 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세월호가 햇살이 내리쬐는 목포신항 부두 위로 올라오기까지는 3년 이라는 오랜 기다림이 있었다.

정부가 세월호 선체를 목포신항 부두에 완전히 거치시킨 것은 참사 3주기를 불과 5일 앞둔 지난 4월 11일이다. 참사가 발생한 지 1091일 만이다. 오랜 진통끝에 인양에 착수한 지는 613일 만이었다.

진도 앞바다 맹골수로에서 인양된 세월호의 모습

뭍으로 올라온 세월호는 수학여행의 꿈을 품고 파도를 가로지르던 예전의 당당한 모습이 아니었다. 여기저기 뒤틀리고 구멍이 나 3년의 긴세월 만큼 아픔을 짐작케 했다. 하늘과 바다를 닮아 하얗고 푸른 빛을 띄었던 세월호는 검푸른 잿빛으로 변해 있었다. 막상 뭍으로 올라온 세월호를 보니 침몰부터 인양에 이르기까지 3년이라는 세월이 야속하기만 했다.

세월호는 인양 결정에 이르는데도 정부와 피해자 유족단체, 시민단체, 정치권 등에서 갑론을박이 있어, 많은 국민들의 가슴을 더 아프게 했다. 참사 초기에는 희생자 가족들이 인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신 유실 가능성을 들어 반대가 있었다.

사고가 있던 2014년 10월 28일 마지막 희생자가 발견되고, 같은 해 11월 11일 수색이 중단됐다. 수색이 마무리 된 이후에는 천문학적 소요 비용과 위험성 등을 이유로 반대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세월호의 선체무게만 약 6800톤, 내부의 화물과 해수, 펄(진흙) 등의 무게를 합치면 1만톤(t)에 육박하기 때문에 인양 가능성 자체가 낮게 점쳐졌다. 세계 인양사에서도 세월호 크기의 선박을 원형을 보존하며 통째로 인양한 것은 유례가 없었다.

하지만 9명의 미수습자 수습과 세월호의 정확한 침몰 원인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국민적 요구는 결국 참사 1년 만인 2015년 4월 22일 인양 결정이 내려졌다.

인양 결정이 내려지고 약 3개월 뒤인 8월 4일 선박인양 전문업체인 중국의 상하이샐비지가 인양 업체로 확정됐고, 본격적인 인양 작업에 들어갔다. 당시 목표는 2016년 7월 이전에 인양을 마무리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거센 파도와 변덕스러운 날씨로 인양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선체를 끌어 올리기 위해 하부에 33개의 리프팅빔을 넣는 작업에만 8개월이 소요됐다. 선미 부분에 맞닿은 지형이 단단한 퇴적층이라 리프팅빔을 밀어넣기 위해 굴착 작업을 하는데 긴 시간이 소요됐다. 배 안에 남아 있는 기름을 제거하는 '잔존유 제거' 과정도 2015년 8월부터 10월까지 2달 가까이 걸렸다.

인양 방식도 지난해 11월에야 기존 해상크레인·플로팅도크 방식에서 잭킹바지선·반잠수선 사용으로 급선회했다. 선박의 무게가 예상외로 무거운 13000톤 가량으로 예측됐기 때문. 이 과정에서는 정부의 인양 의지와 상하이샐비지의 기술력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많았다.

지난달 22일부터 실제 인양에 들어가서도 각종 변수로 어려움을 겪었다. 파고와 기상이 안정적인 소조기 내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전이 이뤄졌고, 불가피하게 선미 좌현 차량출입 램프를 제거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가까스로 목포신항에 도착해서도 배수 등에 어려움을 겪어 급하게 운송장비를 늘려야 했다. 이때 무게가 더욱 증가해 무려 16000톤 이상으로 측정됐기 때문이다. 당초 예상치의 두배에 육박하는 무게다.

해수부 관계자는 "3~4월의 바다 날씨가 좋아, 기적적으로 인양이 성공리에 마무리됐다"면서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3주기 이전에 인양을 기다려주신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앞으로 해수부와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는 4월 18일 본격적인 수색 계획을 발표하고 선체 내부를 샅샅히 수색하게 된다. 9명의 미수습자 수습과 침몰 원인 규명에는 6개월에서 10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