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6월호] 인물-김상덕 관장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 名品박물관 탄생
세계조각·장식박물관 김상덕 관장

[광주광역시=정돈철 기자] 인류의 역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태어나고 다시 죽는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사회가 형성되고 문화가 탄생되어 역사의 강으로 흐른다. 그래서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했다.

십 수년 간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쇼나 작품을 비롯하여 각국의 조각품과 장식품을 수집하여 박물관을 설립한 김상덕 관장(사진=세계조각장식박물관)

한 사람의 끈질긴 집념으로 동서고금의 다양한 문화를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한 사람이 큰 꿈을 품고 수 십 년 동안 전 세계를 누비며 조각품과 장식품을 수집하여 박물관으로 꾸민 세계조각·장식박물관(관장 김상덕)이 그곳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광역시 금남로에 아프리카 쇼나조각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의 여러 조각들과 장식품을 한데 모아 전시관이라 할 수 있는 이색적인 박물관이 개관해 남도민들 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들의 명소가 되고 있다.

이 박물관은 지난 2016년 1월 임시 개관을 시작으로 많은 관람객들이 모여들면서 전시 디스플레이를 마치고 그해 3월 정식 문을 열었다. 박물관 곳곳에 전시된 조각품들이 관람객을 눈길을 유혹한다.

테마별로 구별하여 전시된 소품들이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각국의 전통 의상을 입은 인형들과 각 나라 대통령의 청동 흉상, 각 나라의 화폐들까지 그 종류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장식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빛고을 광주 예술의 거리에 자리 잡은 세계조각·장식박물관은 ㈜진한통상의 김상덕 대표가 1990년 무역회사를 시작하면서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취미 삼아 하나 둘씩 모은 기념품과 소품들을 한 자리에 모아 박물관으로 꾸몄다.

직업의 특성상 외국을 방문할 기회가 많은 김 관장은 25년 동안 약 60~70개국을 다니면서 그 나라의 특색 있는 조각이나 장식품들을 모은 것이 수 천여 점이 되었다. 작품들이 많아지자 처음에는 혼자만 감상하는 것이 안타까워 사무실 한 곳에 '킴스뮤지엄'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방문하는 고객들과 함께 공유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박물관으로 전시할 계획을 세우고 과감하게 사제를 털어 아시아문화중심 광주 금남로에 박물관을 개관하게 된 것이다. 이곳에는 세계 각국의 종, 인형, 화폐, 불상, 기념 접시, 수석, 옥 조각품, 도자기, 목각 등 20여 개의 테마 별로 전시되어 있다. 특히 10여 년 전부터 관심을 가져온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쇼나조각 전시도 기획하여 큰 호응으로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귀엽고 깜찍한 이미지의 어린이 청동 조각상

쇼나조각은 아프리카 특유의 조각품

쇼나조각은 1950년대 짐바브웨의 조각 공동체인 '텡게넨게'에서 태동해 현대조각의 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제3세계 미술이다. 쇼나(shona)는 짐바브웨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부족이며, 기원전부터 독특한 석조문명을 이룩했다.

쇼나조각은 1950년대 로디지아(짐바브웨의 옛 국명) 정부가 서양 미술을 들여오기 위해 국립미술관 설립을 추진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쇼나조각은 쇼나부족의 독특한 조각형태로 스케치를 하지 않고 돌의 본성에 대한 영적인 접근으로 아프리카 토착문화의 역동적인 생명력을 표현하고 있는 조각품이다.

돌의 원형을 훼손하지 않고 정과 망치 그리고 샌드페이퍼만을 이용하여 사람의 손에 의해 돌 그 자체에 영혼을 불어넣는 조각 작품으로 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쇼나조각은 이런 점에서 서구의 조각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며 전통과 현대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프리카 특유의 쇼나 조각

우연한 기회에 쇼나작품을 접한 김 관장은 깊은 흥미를 갖게 되어 작품들을 소장하게 되었고, 박물관을 준비하면서 쇼나조각을 수입해 일반인들에게 선보이고 싶어 쇼나조각 작품을 전시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들여 온 쇼나조각들을 교체해 전시하기도 하고, 쇼나조각 현지 작가인 John Type을 초청해 관람객들에게 조각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곳 세계조각·장식박물관에는 외국 조각품만 전시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국내 유명 조각가들의 작품들부터 그림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어 볼거리가 풍부한 공간이다. 특히 주기적으로 국내 조각나 미술가들의 작품을 테마 별 기획 전시로 찾는 이들의 관심과 문화적 향유를 넓혀가고 있다.

쇼나 조각상의 우아한 모습

김상덕 관장은 "우리 고장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발전해 나가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세계조각·장식박물관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예술의 거리로 이어지는 문화벨트 형성에 기여 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물관에는 큐레이터가 상주해 있어 전문적인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다면 좋은 교육의 기회가 되고 함께 문화를 즐기며 다양한 나라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김상덕 관장은 전남 장성출신 경영학 박사로 조선대학교에서 객원교수로 활동해 왔으며, 라이온스클럽 회장과 회장단협의회 의장, (사)자연보호중앙연맹 부총재, 광주 우슈쿵푸협회 회장, 국제친선우호협회 노르웨이 단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