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기원 원장이 되면 원로들과 개혁 이루겠다"
중국 태권도의 대부 김기동 박사 국기원 원장 출사표

양병수 기자

태권도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태권도 국외 보급과 태권도인 복지사업을 주도해야 하는 국기원 원장이 인권 탄압과 비리를 저질렀다는 내부 양심선언이 나오는 등 각종 비리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오현득 현 국기원 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높은 가운데 새 국기원 원장 선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 원장에 출사표를 낸 김기동 박사

특히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체육계의 갑질 논란의 중심에 있던 김종 전 차관이 국기원에도 관여했다는 주장이 나돌면서 현 지도부를 불신임하고 새 이사진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또 국기원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미국을 비롯하여 독일 등 유럽, 아시아 전 세계 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태권도 지도자들 사이에서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미국 로스엔젤리스에서는 한국 총영사관 앞에서 현지 태권도 사범들이 모여 시위를 하는가 하면 국내에서는 사법 당국에 현 지도부를 고발하고 법적으로 맞서는 등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분란은 태권도인들 스스로 씨앗을 뿌려 비리의 온상이 되어 온 특수목적법인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가 최근 문재인 정부의 촛불 민심에 따라 한층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그동안 중국에서 30여 년을 오직 태권도 정신의 전파와 태권도 발전에만 매달려온 김기동 박사가 국기원장에 출사표를 내 화제가 되고 있다.

김 박사는 자신이 국기원장이 된다면 우선 태권도 원로들과 함께 국기원을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지금 국기원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나온 원로들 중심의 개혁을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태권도 이론체계 재정립 △태권도 수준 제고와 이론창출 △최고의 실력을 갖춘 시범단 양성 △투명한 재정운영 △능력 위주의 조직운영 △인사의 투명성 확보 △태권도인들의 현장 목소리 수렴 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특히 전 세계 외국인 청년 10만 명을 초청해 한국에서 태권도 지도자로 양성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기동 박사

그러면서 그는 태권도를 사랑하는 태권도 인으로서 국기원에 대한 바람도 잊지 않았다. 우선 국기원 이사나 임원진에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를 해서는 안 되며, 식견을 갖춘 각계각층의 전문가가 이사로 선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으로 지도부의 자질에 대하여 국제 감각과 봉사 및 희생정신이 투철한 인물이 필요하며, 파벌과 학연 지연 등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1963년 경희대 상과를 졸업했고 대만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해병대 장교가 된 뒤 주로 군에서 태권도를 지도했다. 1965~68년 베트남 청룡부대에 파견돼 태권도시범단 단장을 역임했다.

그 뒤 1968~80년까지 대만으로 파견돼 태권도 사범 및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냈다. 2007년 12월~2011년까지 재중 한인사범회 회장을 지냈고 2009년부터 현재까지 중국태권도협회 고문으로 활약하고 있다. 또 태권도창명연구원을 중국 현지에서 설립하여 지금까지 태권도 보급으로 봉사를 하고 있다.

"나는 항상 내 마음속에 이렇게 긴 세월동안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라는 신념으로 살아왔다. 중국에서의 29년 인생길, 태권도 57년의 내 인생 역사 속에서 주마등처럼 스치는 수많은 사연과 경험을 털어 국기원 원장의 자격을 논하고 싶다."고 말하는 김기동 박사.

그는 자신이 국기원장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나는 귀신 잡는 해병대에서 대령으로 예편했다. 난 지금은 77살이지만 아직도 태권도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고 있는 진행형 인간이기 때문"이라면서 "내가 국기원장 원장이 된다면 우선 태권도의 원로들과 함께 국기원 개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