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인천공항 출국장을 나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

MB, 4대강·자원외교 '부실' 드러나도 여유만만 
63조원 국부 파탄에도 느긋하게 골프치고 여행하고

[헤럴드저널 조경렬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에 쏟아 부은 예산이 무려 63조에 달했지만 총체적 국정 실패로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여유 만만한 생활을 하고 있다. 해외여행과 골프를 즐기며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권 기간 동안 최대 치적이라고 자랑했던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가 비리에 부실덩어리였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감사원과 검찰,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동으로 이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와 수사를 벌여 건설회사들의 담합과 관련자들의 비리를 적발했다. 관련 건설회사들도 '마지못해 4대강 사업에 참여해 담합으로 처벌을 당하고 이익도 남기지 못했다'며 오히려 하소연을 늘어놓고 있다.

국토부가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낙동강의 수심을 6m 깊이로 파라는 대책회의를 했으면서도 자료를 파기했다는 감사원의 조사가 나왔다. 이는 당시 청와대가 개입해 수심을 6m로 깊게 파라고 계속 강요한 물증을 없애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렇게 22조원 들인 4대강 사업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야당인 새정치연합은 4대강 사업의 비리 문제와 함께 이명박 정부의 최대 치적이라는 자원외교의 부실에 대하여 ‘사·자·방’ 국정조사로 정조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41조원을 투입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5조 원가량만 환수했을 뿐 35조원을 날릴 위기에 놓였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반드시 '4자방 국정조사'에 세워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명박 정부 당시 석유공사가 2조원을 투자한 캐나다 에너지 업체 하베스트사의 자회사 날을 '200억'원에 매각했다고 11월 13일 밝혔다. 단 1%만 건져 1/100 토막이 났다는 지적이다.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최측근으로 구속됐다 11월 13일 풀려난 박영준 전 지경부 차관을 비롯한 친위대를 통해 대대적인 치적으로 삼으려한 자원외교가 총체적인 부실 덩어리로 나타나고 있다. 자신을 겨냥한 야당의 4자방 국정조사 요구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11월 12일 경기도 모처에서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과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측근들과 만찬을 하며 4자방 국정조사에 신경 쓰지 말라는 말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전직 장차관들과 청와대 수석들을 불러 식사를 하고 일주일에 한 두 번씩 그들과 골프를 치는가 하면 해외여행도 다니고 있다.

가장 여유 있는 전직 대통령으로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주로 경기도에서 골프를 하지만 지난여름에는 통영은 물론 전남의 한 골프장에도 다녀온 것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통영시의 경우 이 전 대통령을 극진히 예우를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5년 경남 통영시에 한강거북선을 10년간 무상임대 한 후 아직도 이를 회수 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이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1년 10개월 동안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해외영행과 골프 라운딩으로 유유자적하며 보내고 있다.

야당이 4대강 사업의 문제점과 자원외교와 관련해 4자방 국정조사를 요구해도 국정조사에 불려나갈 가능성은 거의 없고 청문회를 추진해도 청문회 장에 서지 않을 것이 확실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유는 원내 과반을 훌쩍 넘긴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MB 보호를 넘어 4대강과 자원외교라는 부실정책까지도 방패막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들 가운데 전두환 전 대통령은 후계자인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백담사로 사실상 유배를 갔었고, 노 전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5·18특별법에 따른 처벌과 비리 혐의로 구속됐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IMF 청문회 때문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북송금 특검 때문에 퇴임 후 불편한 세월을 보내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검찰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비자금 수사로 인해 대검찰청에 불려나오는 수모를 겪었다. 노 전 대통령은 공개적인 망신을 당한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렇게 전직 대통령들은 퇴임 후 줄줄이 수모를 겪거나 망신을 당하는 반면 MB는 오히려 여유를 부리며 골프와 해외여행을 즐기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