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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컬럼] 철학과 소신, 경청의 리더십
진점규 국장  |  jin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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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30  11: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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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진점규 교육과 사색 편집국장

철학과 소신, 경청의 리더십
-철학 있는 대통령을 바란다

   
진점규 교육과사색 편집장

철학이 있는 삶이란 삶의 주인이 된다는 것이다. 즉 자신만의 가치관과 소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삶의 자세이다. 그것이 신념을 확보하기까지는 시련과 역경이 동반된다. 진주가 조개의 아픔과 고통으로 아름다운 빛을 발하듯 사람도 마찬가지다.

역경과 시련을 통해 내적 성숙이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깨달음과 지혜를 얻게 된다. 그것이 곧 가치관으로 정립되고 자신을 지탱해 나가는 정신적 에너지가 된다. 그래서 삶 속에 소중한 가치는 그냥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대가를 지불해야만 체득할 수 있는 정신의 산물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얻어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언젠가는 소멸되고 정신적 재앙으로 남는다.

미국 로키산맥의 해발 3,000M 고지에는 수목한계선이란 것이 있다. 여기에서 자란 나무들은 차갑고 매서운 바람이 불어와 곧게 자라지 못하고 무릎을 끊고 있는 채 서있다. 생존하기 위해 처절하게 적응하며 몸부림 친 결과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장 소리공명이 잘되는 세계적인 명품 바이올린은 바로 이와 같은 ‘무릎을 꿇은 나무’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 2014년 7월호 <특집>에서 발췌 -이처럼 위대한 가치는 처절한 자기절제, 인내를 통해 연단된 고통의 결과물이다.

요즘 우리사회에 ‘공감과 소통’이라는 어젠다가 화두가 된지 오래다. 신문이나 TV를 통해 수없이 들었던 말이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아직도 공감과 소통이 부재한 사회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잣대로 모든 것을 재단하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세태 속에서 타인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먼저 타인의 감정이나 생각이 나와 다름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타인과의 소통에서 너무 이상적인 형태의 합일이나 쉽게 긍정을 얻어 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금물이다. ‘무릎 꿇은 소나무’처럼 내면에 불어 닥치는 고난과 시련을 이겨낸 사람들만이 ‘마음의 무릎’을 꿇고 타인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다.

이번 대선에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국민과 소통을 제일성(第一聲)으로 강조하였다. 소통한다는 것은 낮은 자세로 국정을 임하겠다는 겸손의 자세이다. 무소불위의 제왕적 대통령이 아닌 열린 귀로 국민의 소리를 듣고 그들의 곁에 다가가 애로사항을 마음으로 듣고 느끼는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하였다. 사람은 누구나 첫 포부는 대단하고 훌륭하다.

역대 대통령들이 처음에 입성해서 일성(一聲)으로 강조했던 말이 통합과 소통이었다. 그러나 그 초심이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한결같이 지키는 대통령은 없었다. 임기말년에는 불행하고 초라한 대통령으로 남았다. 제발 이번만큼은 역사에 전철을 밟지 않는 전대미문의 존경받는 지도자로 남았으면 하는 게 바램이다. 그래서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날 국민들이 이별을 아쉬워하고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라고 뜨겁게 환영하는 그런 대통령으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알려진 우루과이 호세무히카는 임기를 마치고 80세에 대통령궁을 나섰다. 그는 수도 몬테비데오 외곽에 있는 허름한 집에서 아내와 함께 농사를 짓고 살고 있다. 그는 절름발이 개와 20년 된 중고트럭을 몰고 다닌다.

그가 대통령궁을 떠날 때 80%에 가까운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가 대통령시절 보여준 삶의 방식은 여타 다른 대통령하고는 차별화된다. 그는 대통령궁 일부를 노숙자들에게 개방했고 월급의 90%이상을 사회단체나 어려운 곳에 보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무히카를 현자(賢者)라고 칭송했고 후안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은 남아공의 만델라에 비교했다. 그 결과 2013년, 2014년 두 차례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그가 대통령궁을 떠났을 때 모든 국민들은 아쉬워했고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그는 분명 삶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가를 체득한 철학이 있는 대통령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철학과 소신이 있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본인이 취임사에서 말했던 것처럼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경청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그것만이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이다. 경청의 리더십은 지도자가 지향해야 할 최고의 가치이고 덕목이다.

지난 정유재란(1597년) 때 당시 13척의 전선으로 133척의 왜선을 물리쳤던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 주목받는 것은 그가 불가능해 보였던 상황을 가능의 상황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가능의 길을 열어준 것은 바로 득심(得心)의 리더십이다.

그가 병사와 백성들의 가슴 깊은 곳에서 신뢰를 끌어내지 않았다면 그의 전술능력, 충성심, 용기가 과연 지금도 우리 입에서 회자될 수 있을까? 그의 리더십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그가 병사와 백성들의 뼛속까지 파고드는 신뢰를 끌어낼 수 있었던 비결은 ‘경청’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청득심(以聽得心), 귀 기울여 들으면 남의 마음을 얻는다는 뜻이다. 경청이란 단순히 말을 하지 않고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진실을 믿고 받아들인다는 의미를 가지며 마음의 중심이 상대를 향하는 것이다. 국내외적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이다. 이럴 때 일수록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여 듣고 철학과 소신이 있는 리더십으로 어려운 난국을 잘 헤쳐나가길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진점규 국장
교육신문사 및 교육타임스 편집장, 저서 『역사의 위대한 리더십』, 산문집 『지혜와 겸손』 『언어의 지평선』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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