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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노동정책 정규직화로 닻 올리다"비정규직 처우 개선···지속·위험업무 비정규직 못 쓴다
권오석 기자  |  hosanma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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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31  23: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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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슈-직장의 비정규직 전환

"새 정부의 노동정책 정규직화로 닻 올리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지속·위험업무 비정규직 못 쓴다
2020년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 목표

[헤럴드저널] 권오석 기자=새 정부가 대선 공약을 앞세워 우리 사회 곳곳에 산재해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정규직화에 기치를 올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를 개선하는 등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본격화 하는 것은 그동안 대기업 집단이 사회적 책임의식 없이 노동 착취나 기업 이익 챙기기에만 앞장 서 왔기 때문이다.

그 시발점은 지난 7월 19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 해법의 하나로 상시·지속업무나 생명·안전업무는 정규직 직접 고용을 원칙으로 하는 ‘비정규직 사용사유제한 제도’를 도입한다.

이를 위해 상시·지속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정비하고 공공부문부터 상시·지속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속적인 일자리, 위험 직무는 법으로 정규직 고용을 원칙으로 해 비정규직의 입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33차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공공누리)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도 비준키로

노동기본권 신장을 위한 법·제도도 개선된다. 박근혜 정부 시절 도입된 ‘양대 지침’(일반해고·취업규칙 불이익 변경기준 완화)과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관련 조치들이 올해 중으로 폐기된다. 그동안 노동계는 양대 지침이 “쉬운 해고를 불러올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일반해고 지침은 저성과자 교육·직무재배치 후에도 성과가 나지 않을 경우 해고할 수 있다고 돼 있고,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기준 완화 지침은 노동자 과반의 동의 없이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 비준을 거부해온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도 비준하기로 했다.

비준이 추진되는 협약은 강제노동에 관한 제29호 및 제105호 협약,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단체교섭권 보호에 관한 제87호 및 제98호 협약이다. 현재 ‘법외노조’로 규정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합법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 합법화는 ILO 협약 제87호와 관련이 있다.

ILO 협약 제87호는 ‘근로자 및 사용자단체는 그들의 규약과 규칙을 작성하고 관리 및 활동할 권리를 가진다’, ‘공공기관은 이 권리를 제한하거나 권리의 합법적인 행사를 방해하지 말아야 하며 행정당국에 의해 해산되거나 활동이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 2013년 교원노조법 제2조를 근거로 “해직자 9명이 조합원에 포함된 것은 법 위반”이라며 전교조에 법외노조를 통보했다. 교원노조법 제2조는 노조의 자율적 결정을 인정하지 않고 현직 교원만을 조합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에 대해 원청기업이 ‘공동 사용자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원청의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원청의 책임을 묻지 않고는 하청 노동자의 고용 불안과 저임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다. 중대재해 발생 시 원청 처벌을 강화하고 하청업체의 임금지급 연대책임도 제도화할 방침이다. ‘2020년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 공약도 추진된다.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하고 원·하청간 임금격차 해소도 추진한다. 학습지 교사, 택배기사, 골프장 캐디 등 특수고용노동자에게도 산재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은 ‘개인사업주’로 분류돼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산업안전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청와대로 초청된 경제계 인사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청와대 공공누리)

공공부문 먼저 비정규직 없앤다…재원 마련이 최대 걸림돌

정부가 지난 7월 20일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은 비정규직 양산 악순환의 고리를 정부부터 차단하겠다는 데 목적이 있다. 공공부문이 선도해 민간부문까지 확산하겠다는 것이다. 사람을 채용할 때는 제대로 대우해야 한다는 ‘노동존중사회’ 정신을 구현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정규직 전환에 따른 재원 마련과 청년일자리 감소 우려가 제기된다.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국민세금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새로운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 역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재정적 부담이 최소화 되도록 처우개선은 단계적, 점진적으로 추진한다. 정부는 또 재원 마련과 관련, 기존 정규직과 연대해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임을 시사했다. ‘임금동결’ 등의 카드를 쓸 가능성이 큰데 기존 정규직과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근로자 간 갈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공동체 사회의 큰 틀을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약간의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 가장 많은 기간제 교사 및 강사(전체 대비 29.0%) 관련 대책은 한계로 지적된다. 가이드라인은 ‘타 법령에서 기간을 달리 정하거나 교사·강사 중 특성상 전환이 어려운 경우’를 전환 예외사유로 정했다.

즉 가이드라인 상 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는 다만 이들의 경우 교육부와 지방교육청이 제시된 기준에 따라 전환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강사측, 기존 교원, 학부모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들어 전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일선 현장의 진통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견·용역 정규직 전환 시 노사협의 틀 구성, 정규직 전환방식, 임금 수준 등 결정 과정에서 개별기업 단위로 노사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해관계자가 많아 충돌이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청와대에 초청된 재계 인사들

직장 비정규직 전환, 또 다른 갈등 야기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5만 명 가까운 기간제 교사들이 제외되면서 그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간제 교사들은 학교 현장에서 정규 교사와 같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만큼 대상 제외는 불합리하다고 목청을 높이지만, 정규 교사들은 ‘임용고시’라는 매우 높은 진입장벽을 넘어 교단에 선 교사들에 대한 역차별을 막는 차원에서라도 이번 조치는 타당하다고 맞선다.

교육부도 매우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경쟁 사회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교사가 됐는데 사회적 합의인 시험을 거치지 않고도 정규직 교사가 된다면 역차별 하는 꼴이 되고 만다. 정부의 ‘비정규직 전환’ 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간제 교사를 비롯해 전환 대상의 형평성 논란이 해소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현 기간제 교사는 그 어떤 다른 비정규직보다 현 정부가 방점을 찍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에서 배제돼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1997년 기간제 교원제도 도입 이후 정규 교사와 똑 같은 업무를 수행해 왔는데도 늘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또 호봉 차이로 임금 격차도 감수해야 한다.

방학 때 월급을 주지 않기 위해 방학 직전 계약을 종료하고 개학 이후 다시 계약하는 일명 ‘쪼개기 계약’ 때문에 1년 근무 시 수령할 수 있는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반면 교직사회에선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제외는 당연하다”는 목소리도 강력하다. 임용고시를 거친 교사들에 대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만약 이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면 임용 후 아직 발령을 받지 못한 대기자(5월 현재 4,399명)의 불만이 폭발할 수 있다. 매년 수십 대 1의 경쟁을 뚫기 위해 공부하는 예비 교사들 역시 촉각을 곤두세운다. 만약 기간제 교사들이 정규직이 되면 신규 임용 교원 수가 줄어들어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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