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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무왕의 연못, 궁남지와 서동공원지자체의 물욕이 전통 연못 역사성 망쳐
김정남 기자  |  epic103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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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1  19: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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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관광-부여 궁남지

백제 무왕의 연못, 궁남지와 서동공원
지자체의 물욕이 전통 연못 역사성 망쳐

[헤럴드저널] 김정남 기자=정원의 역사를 알면 연못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이미 잘 알려졌듯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궁궐의 정원은 창덕궁의 후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자연을 변형시킨 아름다움의 창조이다.

   
충남 부여군의 궁남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정원으로 알려지고 있다(사진=헤럴드저널)

정원은 지극히 자연을 사랑하는 인류가 그 즐김을 위해 만든 공간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자연으로부터 인간 스스로를 소외시킨 데서부터 시작된 문화’이기도 하다. 인류가 정원을 조성하기 시작한 시기는 아마도 우리의 조상이 유목, 수렵생활에서 벗어나 한 곳에 정착 하면서부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부터 인류는 한 곳에 정착해 지속적으로 살아야하니 먹을거리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엇인가를 기르려고 했다. 때문에 곡물이 될 식물과 과실수를 심었고, 여기에 관상을 위한 나무도 옮겨 심었다.

식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물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그래서 연못을 만들거나 물길을 냈고, 그리고 좀 더 나아가 식물을 심는 공간과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공간을 구별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원구성’의 개념이 생긴 셈이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서 정원의 중요한 특징이 부각된다.

자연 속에서 살았던 우리가 자연을 향해 울타리를 치고 우리가 만든 땅을 보호하려고 했다. 여기에서 정원의 가장 큰 특징인 ‘담장이 쳐진 공간(fenced)’이 시작된 것이다. 역사 기록에 의하면 그 시기가 「삼국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백제시대 사비성이었던 부여의 궁궐 별서정원에 달린 연못 궁남지이다.

   
궁남지 연못은 백제시대 조성된 것으로 삼국사기는 기록하고 있다.

궁남지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연못

전설에 따르면 백제 무왕 서동왕자와 신라 선화공주의 사랑을 꽃피운 연못이 궁남지(사적 제135호)이다. 궁남지는 선화공주와의 사랑으로 유명한 백제 무왕이 만들었다는 왕궁의 남쪽 별궁에 속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연못이다. 부여 서동공원 궁남지는 신라 안압지보다 1세기 가량 앞선 것으로 일본 정원의 효시가 됐다는 「일본세기」 기록이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최초 궁궐 연못으로 「삼국사기」의 기록을 근거로 궁남지라고 부른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무왕 35년(634)에 궁성(宮城)의 남쪽에 못을 파고 20여리나 되는 곳에서 물을 끌어 들여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고, 못 한 가운데에는 중국 전설에 나오는 삼신산의 하나인 방장선산(方丈仙山)을 모방한 섬을 만들었다고 적고 있다.

사실, 백제에서 왕궁 근처에 연못을 만드는 전통은 이미 한성시대(漢城時代)부터 시작되었다. 다만, 한성시대에 조영된 왕궁에 딸린 연못은 아직 발굴된 바 없어서 그 실체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그에 비해 웅진(熊津)시대의 왕궁이었던 공산성(公山城) 안에서는 당시의 것으로 판단되는 연못이 왕궁지(王宮址)로 추정되는 건물지(建物址)와 함께 발굴되었다.

   
연꽃축제 기간을 맞아 수많은 관광객들이 궁남지 연못을 찾았다

공산성에서 발굴된 이 연못은 바닥이 좁고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지는 원형의 연못인데 직경 7.3m, 바닥직경 4.8m, 깊이 3m의 크기를 보이고 있다. 이로써 보면 백제에서 왕궁 근처에 연못을 만드는 전통은 매우 오래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성시대와 웅진시대의 연못은 그 자체만 확인될 뿐 여기에서와 같은 삼신산(三神山)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는다. 현재의 궁남지는 1965~67년에 복원한 것으로, 원래 자연늪지의 1/3정도의 규모이다.

이 궁남지는 백제 무왕(武王)의 출생 설화에는 백제시대 법왕(法王)의 시녀였던 여인이 못가에서 홀로 살던 중 용신(龍神)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이가 서동(薯童)으로 법왕의 뒤를 이은 무왕(武王)이라는 것이다.

   
궁남지에 핀 붉은 연꽃의 아름다운 자태

연꽃축제로 고유의 연못지 훼손 비판도

궁남지는 이처럼 현재 알려진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궁원지(宮苑池)다. 그 조성 기록이 명확히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백제의 조경기술과 도교문화의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특히 궁남지의 이 같은 조경기술은 「일본서기(日本書紀)」에서 확인되듯이 일본에 알려져 일본 원지 조경의 원류가 되었다고 전한다.

즉 7세기 초 백제의 유민이었던 노자공은 일본 아스카 궁궐의 남정에 부미산과 오교를 꾸며 주었는데, 이 사례가 일본 정원문화의 시초가 되었다는 게 일본 조경학자들의 견해이다. 하지만 주최자인 부여서동연꽃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이용우)는 올해로 15회째로 부여서동연꽃축제를 펼치며 3년 연속 전국우수축제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축제를 실시하기 위해 주변의 자연 경관을 훼손하면서 까지 궁남지 일부를 변형시켜 관광객 유치에만 열을 올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행사의 야간 개장을 위한 주변 소나무와 숲에 조명시설을 설치하고, 연못 주변에 흐르는 수로에는 서동선화쪽배체험과 카누연지탐험이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물길을 막아 좁은 공간에서 쪽배를 타는 모습은 사적 135호라는 문화재에 대한 훼손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7월 15일 궁남지 연꽃축제 기간에 궁남지를 찾은 김 모(서울, 51)씨는 “사적인 연못에서 이렇게 까지 이익 창출을 위한 수입원을 만들어야 하느냐”며 “문화재로서 가치를 인정한다면 이렇게 카누나 쪽배를 타는 프로그램 진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최 측의 행사 기획을 꼬집었다.

이처럼 전국에서 우후죽순처럼 진행되는 축제가 보다 참신하고 친환경적이고 유적 보존에 힘쓰는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주최 측의 철저한 준비와 개최지 보호에도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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