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강력한 대선 주자로 부상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진=김무성 대표실

<정치기획-대권주자 분석>

차기 대선주자 경쟁, 여·야의 잠룡(潛龍)들 꿈틀
임기 2016년, 반기문 변수가 아직 살아 있다

[추교진 편집주간 헤럴드저널 12월호]

야권의 선두주자 박원순 서울시장

2017년 12월 치러질 19대 대통령 후보군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최근 청와대 문건 유출 파장이 일면서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정 지지도가 50% 이하로 추락하면서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 정부의 레임덕이 조기에 시작 되면서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놓고 지지율 경쟁이 치열하다. 여권에서는 단연 김무성 대표가 독보적이고 야권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의원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반기문 UN사무총장을 포함하면 지지율은 반 총장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언급된 인물들 외에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 또한 꿈틀거리고 있다.

물에 잠겨 있는 용들이 언제 하늘로 승천하는 비룡이 될지 모를 일이다. 정치는 움직이는 생물과 같은 것이라고 했던가.

박 시장 지지율 1위…그러나 20%대 지지율 무너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2월 첫째 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17.5%의 지지율로 여야 통합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20%대 지지율은 무너져 점입가경의 형국을 이루고 있다.

박 시장의 지지율은 전 주보다 2.5% 가량 하락해 5주 만에 가장 큰 하락폭으로 박 시장의 지지율은 10%대 후반으로 밀렸다. 서울시향 인사 문제로 여론이 악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리얼미터는 반기문 UN사무총장이 급부상하고 있고 박 시장이 갖고 있던 친근한 이미지와 옅은 정치색이 겹치면서 박 시장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했다.

반 총장도 비교적 정당색이 옅지만 무엇보다 ‘반기문 대망론’이 박 시장의 1위 자리에 대한 위협으로 나타났다. 박 시장의 하락은 주로 서울과 40대 이하, 중도·진보 성향의 새청치민주연합 지지층에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조사기간 당시 새누리당 국가경쟁력강화포럼에서 반 총장이 대권주자로 언급된데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고문도 반 총장을 언급해, 이른바 ‘반기문 대망론’이 급부상한 바 있다. 반 총장 측의 완곡한 거부와 해명으로 대권경쟁 후보군에서 빼달라는 언급까지 나오면서 다소 수그러든 분위기이다.

그러나 중앙일보가 조사한 대선 선호도 설문에서 반 총장을 포함시켜 실시했는데 단연 1위를 차자해 눈길을 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 반 총장을 포함시킨 결과 34.3%의 지지를 얻어 여타 후보군을 크게 앞섰다는 점에서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당내 1위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

문재인 의원은 두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설 것인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전주와 동일한 12.7%의 지지율로 2위 유지에 성공했다. 지역별로 경기·인천에서는 하락한 반면 서울, 대구·경북, 대전·충청·세종 지역에서 상승했다. 박 시장의 하락으로 인해 김 대표와 박 시장의 지지율 차이는 2.5% 포인트 좁혀진 4.8%포인트로 나타났다.

하지만 김 대표의 경우 아직 확실한 당내 우군 세력을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친박 세력과의 연대 또는 끌어안아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또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의 존재는 늘 부담스러운 동지다.

당내 조직과 지지기반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언제 어느 방향으로 비상할지 모르는 다크호스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다만 원외라는 점은 다소 위안이 되는 부분이다. 또 친박의 핵심인 서청원 의원을 어떻게 끌어안을 것인가.

당내 대착 점에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어떤 유대로 이어갈 것인가. 이재오를 비롯한 친이(친이명박) 세력을 어떤 방식으로 우군화 할 것인가 등의 산적한 난제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따라서 김 대표의 경우 당내 우호적 의원들의 모임을 통해 세를 강화해 나가는 한편 원외의 핵심 조직을 꾸리는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2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대북 경제협력과 연해주 해외농장개발에 관한 정책 세미나를 시발로 원외 공식조직이 출범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향후 당내 경선이든 본선 선거에서든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가 선거 홍보의 주력을 이룰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후보 선출과정에서도 당시 박근혜 예비후보가 시민선거인단의 높은 지지율에 힘입은 것은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새정치연합의 아직 살아있는 ‘문재인’

박원순과 문재인. 야권의 빅뱅 과연 누가 후보가 될 것인가.

전체 지지율 3위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다. 문 의원은 2주 연속 상승하며 전주 대비 0.6% 가량 오른 12.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김 대표와 0.6% 포인트 차이다. 문 의원의 지지율은 대전·충청·세종, 40대, 진보·중도 성향의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과 무당 층에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차기 대선이 3년 넘게 남은 상황에 벌써부터 차기 대선주자에 대한 지지율은 끊임없이 발표되고 있다. 현재 발표되고 있는 지지율을 토대로 차기 대선 주자를 예상하자면 여권에서는 김 대표가, 야권에서는 박 시장과 문 의원이 유력시 된다. 아울러 차기 대권 판도를 흔들 수 있는 반 총장이라는 변수가 가장 큰 메가톤급 외생변수가 되고 있다.

여권의 강력한 잠룡…김문수 위원장

이와 더불어 반 총장이라는 변수 외에 예상치 못한 인물이 차기 대권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또한 충분하다. 이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이다. 김 대표나 박 시장, 문 의원 등은 이미 차기 대선주자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이들 외에 차기 대권을 차분히 준비해 나가고 있는 잠룡들이 있다. 여권에서는 현재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이 여권 내 잠룡으로 꼽히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15일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을 내정되면서 2006년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지 8년 만에 여의도 정치에 복귀했다.

김 위원장의 여의도 복귀는 1951년생 동갑내기인 김 대표가 경기지사 퇴임 후 야인으로 있던 김 위원장을 당의 보수혁신위원장으로 영입해 김 대표와 김 위원장이 일단 한 배를 탔다. 김 위원장은 이를 ‘문무(文武, 김文수·김武성)합작’으로 표현했다. 이로써 두 MS는 ‘보수혁신’이라는 고리로 전략적 제휴를 맺은 듯 한 모양새를 갖췄다.

김 위원장은 보수혁신위원회가 출범한지 한 달 여 만에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제한,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 국회의원 세비 동결 등의 혁신안을 내놓으면서 국회의원들의 구태와 기득권 타파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그동안 여의도를 떠나 정치 공백이 있었지만 혁신위원장으로 여의도 무대에 복귀하면서 차기 대권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이러한 혁신안은 당내 대다수의 의원들이 강한 반발에 부딪혀 있는 상황이지만 그의 돌파력은 인정되는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이러한 행보가 차기 대권을 위한 정치적 계산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내놓은 혁신안은 당내 의원들이 불만을 제기할 것을 알면서도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계산된 행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김 위원장은 확실한 대권 주자 이미지보다는 잠룡에 속해 있기 때문에 김 대표를 제치고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기 위해선 국민적 여론을 집중시켜 지지율을 상승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 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당시 정몽준 전 의원의 서울시장 낙선으로 공석이 된 서울 동작 을에 출마해 달라는 당의 요청에 “한동안 여의도 정치와는 거리를 두겠다”며 거절한 것은 두고두고 후회가 되는 오판으로 남는다. 서청원 전 대표가 권토중래로 돌아온 것처럼 원내로 입성을 했어야 입지 강화에 크게 힘이 된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평가다.

野, 친노 세대교체 구심점 ‘안희정’

이처럼 여권에는 김 위원장이 강력한 잠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 야권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있다. 안 지사는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52.2%의 득표율을 보이며 충남도지사에 연임됐다. 안 지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노무현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안 지사는 여러 정치적 사건 연루로 피선거권이 제한되다 2010년 MB정부 때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충남도지사에 당선돼 화려하게 정치 무대로 복귀했다. 이후 도지사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며 ‘차세대 지도자’ 반열에 올랐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하자 ‘차기 대선에서 야권을 이끌어갈 잠룡’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에는 인터넷 정치논객 최준영 씨가 인터넷 사이트에 ‘여·야 대권주자 22인에 대한 한줄 평’에 안 지사를 두고 ‘영민한 정치 아이돌’로 묘사했다. 지금까지 친노의 중추 역할을 해왔던 인물이 문재인 의원이었다면 앞으로 친노의 중심은 안 지사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차기 19대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과 이들을 뒤쫓는 잠룡들이 꿈틀대고 있다. 이들은 언제든지 대권을 노릴 수 있는 인물들로 분류된다. 이들은 지금 당장은 ‘물에 잠겨 있는 용’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언제든 물속에서 하늘로 승천하는 비룡의 꿈을 꾸는 잠룡(潛龍)들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