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특집-다스와 이명박

"그런데 말입니다, 다스는 누구 겁니까?"
유행어 된 다스 '이명박 소유?' 실소유주 논란

[헤럴드저널 11월호] 글 정돈철 기자=문재인 정부의 과거 정권 적폐청산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요즘 유행어가 “다스는 누구 겁니까?”로 온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들끓고 있다. 다만 이명박 전 대통령만 입을 다물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JTBC는 그 정황들을 도도했다(사진=JTBC)

왜 일까? 왜 속 시원히 “다스는 내거다”, 아니면 “이런 이유로 내거가 아니다”라고 말을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김경준의 BBK 주가조작 사건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는 의혹이 또 다시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심지어 올해 국정감사장에서도 불거지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주식회사 다스(DAS)는 어떤 회사일까? 다스는 경상북도 경주시에 위치한 중견 기업으로 자동차시트와 시트 프레임 등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이 업체는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은 씨가 1987년 설립한 회사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차 등에 시트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다. 지금도 상은 씨가 대표이사 회장직을 맡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월 9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지분이 단 1%도 없는 이 전 대통령의 장남 이시형씨가 다스 법인의 법정대표로 선정되면서 실소유주 논란을 재점화 시켰다.

다스는 중국에 법인 9곳을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한국 다스 지분이 100%인 4곳에 최근 이시형씨가 법정대표로 선임된 것이다. 이 회사의 실소유주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7년 ‘BBK 사건’이 일어났을 무렵에도 실소유주 논란이 일었다.

BBK 사건은 재미사업가였던 김경준 씨가 한국에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해 384억에 달하는 돈을 횡령했던 사건이다.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후보이자 서울 시장이었던 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실소유주로 지목되면서 BBK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이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고, 검찰과 특검은 수사를 펼친 뒤 BBK 사건을 김경준 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10월 16일 또 다시 다스 실소유주 논란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 옵셔널캐피탈 장용훈 대표는 최근 이 전 대통령과 김재수 전 LA 총영사를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옵셔널벤처스는 김경준의 대대적인 주가조작과 384억 원 횡령이 벌어진 BBK의 후신이다.

이 회사는 BBK 사건으로 상장폐지 후 새로운 경영진을 꾸려 옵셔널캐피탈로 개명했고, 소액주주들로부터 지분을 양도받았다. 장 대표는 고발장에서 “이 전 대통령 등이 2011년 BBK 투자자문대표 김경준 씨를 압박해 옵셔널캐피탈 측이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BBK와 다스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BBK와 다스, MB는 한 몸이다?

검찰과 특검이 지난 정권 때 BBK 사건을 수사했지만 실망스럽게도 명확한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혐의 없음’으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검찰은 단서를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더 캐지는 않았다. 그래서 국민들 대부분은 ‘BBK의 주인은 MB’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BBK와 다스, MB가 어떤 범죄 혐의가 있는 것일까? 1999년 재미교포 김경준 BBK 설립 → BBK, 다스로부터 190억 투자 유치 → 다스, BBK로부터 140억 받지 못했다며 소송 → MB ‘BBK 명함’ 뿌리며 국내 기업으로부터 600억 원 투자받음 → 2001년 BBK, 회사 자금 유용, 보고서 조작 혐의로 등록 취소 → BBK, 상장 폐지 직전 ‘옵셔널벤처스’로 사명 변경 → 주가조작으로 투자자 5000여 명 1000억 원대 피해 →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김경준 옵셔널벤처스 자금 384억 횡령해 미국으로 도피 → 김경준, 미국 연방경찰 체포 직전 스위스 은행에 1500만 달러 예치 → 미국 연방법원, 스위스 은행과 김경준 자산 압류 → 다스 140억 원을 돌려받기 위해 소송했으나 패소 → 2011년 김경준, 수감 중에 140억 원 다스로 송금, 이렇게 연결되는 사건이다.

17대 대선 때 ‘MB가 BBK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MB가 서울 광운대 강연에서 “BBK를 자신이 설립했다”라고 발언한 영상도 확보됐었다. 그러나 MB는 대선 토론 과정에서 “BBK가 자기 소유임이 밝혀지면 책임지겠다.”며 강력히 부인했다.

하지만 김경준 씨는 “이명박이 BBK의 실소유주이며,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도 이명박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물증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다스가 검증되지 않은 젊은 재미교포 사업가 김 씨에게 190억 원을 조건 없이 투자한다는 것은 거의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수감 중인 김경준 씨가 140억 원을 다스로 송금했다. 그래서 다스와 BBK, 그리고 MB는 한 몸이라고 봐야 할 정도로 연관성이 많으며, 그 증거는 속속 드러나고 있다.

‘다스’ 주인은 왜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 10월 9일 단 1%의 지분도 없는 MB의 장남 이시형 씨가 다스 중국 법인 9곳 중 4곳의 대표로 선임된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데 다스의 최대 주주이자 설립자인 이상은 씨의 아들 이동형 씨는 지난해 말 총괄부사장에서 부사장으로 오히려 강등됐고, 대표에서도 물러났다.

무엇 때문일까? 돈 앞에서는 친형제끼리도 싸우는 세상에서 본인과 친아들을 제치고, 조카를 대표로 임명하는 일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다스가 MB의 비자금으로 설립된 차명 회사라면 그게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BBK 사건과 다스 실소유주 논란은 검찰이 제대로만 수사했다면 밝혀질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다스 수사 과정에서 100억 원대 비자금을 확인하고도, MB를 겨우 2시간 방문 조사 후 ‘내사 종결’, ‘무혐의’로 결론 내리고 말았다. 검찰이 MB권력에 놀아난 셈이다.

지금에서야 국민들이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댓글과 태그가 넘쳐나는 것은 더 이상 정치 검찰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적폐 청산을 해야 한다는 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MB 땅 “다른 곳도 있다”…논란 확산

시사인 주진우 기자는 “각하는 땅을 사랑하셨다. 그래서 다스 공장 주변에 있는 땅, 경주 포항 고속도로 주변에 있는 땅, 금강휴계소 주변 땅, 알짜배기 땅들이 숨어있다. 더더욱 재미있는 건 다스 소유, 이명박 친인척 소유 중에 땅이 갑자기 용도변경 돼 임야가 산업지구로 바뀐다거나 도로가 난다거나 그런 일이 많다.”고 말해 논란은 더욱 가중되는 양상이다.

또 JTBC 뉴스룸은 “다스(DAS)의 실소유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 이유로 다스 중국 법인 4개의 대표로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가 맡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4개 법인 매출은 5460억 원에 이른다고 JTBC는 밝혔다.

나머지 한·중 합자 법인 5곳 매출까지 합하면 약 9300억 원에 이른다. 한해 매출이 1조원 대에 육박하는 회사의 대표를 MB의 형인 상은 씨가 자신도 친아들도 아닌 시형 씨에게 넘기는 이유가 바로 그 간접 증거라는 게 JTBC 보도의 요지이다.

따라서 검찰이 의지가 있다면 이번 기회에 과연 다스의 실소유주는 누구의 것인지를 명명백백히 밝혀서 국민적 의구심을 털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MB정부 당시 국정원을 통한 그 수많은 정치공작과 댓글 공작, 33조원을 쏟아 부은 4대강 사업 실패, 30조에 이르는 해외자원개발사업의 패착(敗着) 등 모두가 고혈로 짜낸 국민의 세금을 탕진하고도 오히려 잘했다는 MB의 행태를 보면서 국민들은 허탈함을 감출 수가 없는 지경이다.

이 기회에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의 하나로 지목한 만큼 반드시 밝혀지기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