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게이트가 불러온 이 총리 사퇴
박근혜 정부 '총리 수난사' 계속…3명 낙마, 2명 사퇴

조대형 주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게이트'에 휘말려 결국 두 달 만의 짧은 임기로 사퇴한 이완구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TV 도보화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자금 '리스트' 파문으로 결국 이완구 총리가 자진 사퇴했다. 박근혜 정부의 총리 및 총리 지명자의 수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인사청문회부터 '언론 압박 발언'으로 위기에 처했던 이완구 국무총리가 '성완종 리스트'의 희생되는 모양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휩싸인 이완구 국무총리가 지난 4월 21일 새벽 1시경 자진 사퇴 의사를 남미를 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이로써 이 총리는 취임 63일 만에 불명예 퇴진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로 지명한 인사는 모두 5명이지만 이 중 실제 총리가 된 사람은 2명에 불과하고 이들 역시 고난을 겪는 등 총리 수난사는 계속되고 있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첫 총리 지명자인 김용준 후보자, 안대희·문창극 총리 후보자도 역시 이런저런 이유로 국회 청문회와 여론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자진 사퇴했다.

이런 총리 수난의 역사를 써 가며 이완구 총리 후보자 역시 쉽지 않은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했다. 여당의 원내대표 출신으로 당초 무난한 인사청문회 통과를 기대했지만, 차남의 병역 면제 의혹과 차남에게 증여한 토지의 투기 의혹, 본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이어졌고, 청문회 직전 터진 부적절한 언론관이 문제가 되면서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다.

가까스로 국회 인준에 성공한 후 이 총리는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담화문을 발표하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했으나 자원외교 비리 수사의 핵심 대상이었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남긴 메모 등에서 이 총리를 거론하면서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특히 성 회장이 목숨을 끊기 전 경향신문과 마지막 전화 인터뷰에서 이 총리는 ‘비리 척결 대상 1위’라고 말하는 육성 녹음이 언론에 공개 되면서 이 총리는 더욱 궁지에 몰렸다.   

이 총리는 또 "성 전 회장과는 잘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해명했으나, 언론 인터뷰에서 이 전 총리가 2013년 재보선 당시 자신의 선거 사무소에서 3천만 원의 선거 자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공개됐고, 이후에도 다른 증언들이 나오면서 사실상 영향력을 잃었다.

여론악화로 4.29 재보선이 위태로워지자 여권인 새누리당에서도 이 총리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대통령의 순방 귀환을 기다릴 수 없다며 총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겠다고 해 논란이 커지자 결국 이 총리는 자진 사퇴를 택했다.

이 총리는 자진 사퇴라는 카드를 꺼내들고 그 너머의 새로운 판을 보는 강수로 국면 전환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