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패배에 침통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親盧 야당' 버리고 양분된 호남…문재인號 좌초 위기
"당권 쥐고 호남 흔들려 하면 누가 믿겠나?"

조대형 주간

4.29 재보선에서 또 다시 여당이 승리하고 야당이 참패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2012년 총선과 대선 패배 이후 뒤로 물러나 있던 문재인 대표와 친노(親盧) 그룹이 다시 전면에 나섰지만, 지난해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선거 이후 연속하여 패하고 말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선거 상황실을 따로 차리지 않았다. 취재진 편의를 위해 국회 본청의 당 대표실과 사무총장실을 개방하고, 개표방송을 틀어놓는 등 약식 상황실만 마련했다.

이런 조짐은 선거를 이틀 앞둔 27일 오후 각 방송사 중계 차량이 국회 앞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으로 몰려들어 자리를 잡는 데서 심상치 않은 낌새가 엿보였다.

바로 앞 건물이 새정치민주연합 당사지만 어느 한 방송사도 야당 사무실 앞에 중계 자량을 자리 잡지 않았다.

유은혜 당 대변인은 야당의 전패가 확정된 후 "박근혜 정부의 경제 실패, 인사 실패,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의 경고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송구하다"는 논평을 냈다. 유 대변인은 "국민이 새정치연합에 바라는 바를 깊이 성찰해 대안 정당으로 혁신하고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더욱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호 흔들리다

이번 선거 패배로 지난 2월 출범한 문재인호 출범 석 달도 안 돼 흔들리게 됐다.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던 약속도 일단 공수표가 됐다. 이번 재·보궐 선거 지역은 야권의 전통적 강세 지역이라는 점에서 친노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다시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선거 초반 호남 민심 운운하며 권노갑 고문 등을 앞세워 변함없는 지원을 과시했지만 그 효과는 없었다. 당내 한 인사는 "광주와 호남은 물론 수도권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친노 불신(不信)이 여전한 함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호남 출신 서울의 한 유권자는 “권노갑씨 당신이 뭔데 호남의 대표인양 문재인 대표 만나 호남이 변함없는 지지를 한다고 하느냐? 아주 불쾌한 짓거리다.”고 강한 불만을 표했다. 누구의지지 표현으로 누구나 따라가는 그런 민심이 아니라는 증거다.

최대 관심 지역이었던 광주에서 야당에 대한 민심은 싸늘했다. 문 대표는 이번 선거 기간 중 여섯 번 광주를 방문하며 옛 민주당 지지층이 응집하리라 기대했지만 빗나갔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윤장현 광주시장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에 힘입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던 것에 비하면 광주 민심이 크게 변화한 증거다.

호남 민심은 야당이라고 무조건 지지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게 중론이다. 자영업자 조 모씨는 “당권만 쥐고 호남을 배척하면 누가 믿고 지지 하겠나? 공정한 당의 운영과 투명한 인사, 공천의 정당성이 인정될 때 지지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