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메르스 사망자 2명 발생…3차 감염자도 2명 발생
보건당국 방역체계 후진성 질타 벗어나지 못해
 
민정순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 인한 첫 사망자가 2명이나 6월 1일 발생해 보건당국이 초긴장 상태다. 지난 5월 15일께 국내 메르스 환자 발생 보름만이다. 첫 사망자들은 모두 보건당국의 방역망에서 빠져 있다가 뒤늦게 관리체계에 들어왔지만 결국 사망했다. 정부의 전염병 관리와 방역 체계에 대한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중동지역의 낙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2일 현재 환자 수는 6명 늘어 25명이 됐으며 새로 추가된 환자 중에서는 3차 감염자도 2명이나 발생했다. 3차 감염자들은 모두 2차 감염자가 정부의 격리대상에서 빠져 있던 때 경기도 S병원에서 2차 감염자를 밀접 접촉했던 사람으로 밝혀졌다.

보건복지부는 급성호흡기부전으로 1일 사망한 메르스 의심환자 S(58·여)씨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2일 밝혔다. S씨는 천식으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지난 5월 11일부터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같은 달 15~17일 사이 국내 최초 메르스 환자 A(68)씨와 접촉했고 이후 상태가 악화해 치료중 사망했다.

보건당국은 그동안 S씨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다가 사망 당일인 1일에야 S씨가 경기도의 한 병원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S씨로부터 검사 대상물을 채취해 유전자 검사를 시작하기는 했지만, 환자 상태가 좋지 않아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는 미처 옮기지 못한 상황이었다.

복지부는 "S씨를 담당한 주치의가 '사망자의 기저질환이 면역력 약화 및 호흡기 질환의 발병과 관계가 있으며, 메르스 감염 후 임상 경과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사 소견을 밝혔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또 국가지정격리병상에서 치료 중이던 메르스 6번째 확진 환자 F(71)씨도 사망했다고 이날 밝혔다. F씨는 지난달 15일부터 발열 등의 증상으로 입원치료를 받던 사람으로 같은 달 15~17일 A씨와 접촉했으며 같은 달 28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었다.

F씨는 애초 보건당국의 자가 격리대상에서 빠졌다가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조치된 사람이다. F씨는 지난달 15일 S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으려고 기다리다가 A씨와 밀접 접촉했다가 한 때 이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에는 주로 자택에 머물다가 24일 고열증상이 생겨 한 병원 응급실에 왔고, 27일에서야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옮겨졌다.

첫 3차 감염자는 Y(73)씨와 Z(78)씨로 모두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라는 점이다. 이들은 P씨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머물렀던 D병원의 같은 병실에서 5월 28~30일 치료를 받던 환자들이다.

민관합동대책반은 3차 감염자 발생에 대해 "의료기관 내 감염으로 지역사회로 확산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메르스 첫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공포감과 함께 지역 확산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한편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은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보고 되었으며,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의 약자인 메르스(MERS)로 불리며 바이러스는 코로나바이러스 이기 때문에 MERS-CoV(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로 불리기도 한다.

증상으로는 열, 기침, 호흡곤란과 같은 일반 호흡기질환의 증상과 비슷하다. 전염된 사람은 접촉이나 기침 등을 통해 바이러스를 전파 시키며 전염되는 연령은 주로 노약자가 가장 많으며, 전 연령에 걸쳐 감염된다. 현재까지 보고된 바에 의하면 감염된 10명중 4명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