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386조4000억원', 국회 본회의 통과
법정사한보다 48분 초과…3000억원 순삭감

이선광 선임기자

국회의 여야는 12월 3일 본회의에서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사진:MBC뉴스 화면)

국회의 여야는 12월 3일 본회의를 열고 386조4000억원(총지출 기준)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가결했다. 올해 예산(375조4000억원)보다 11조원(3%)이 늘었다. 다만 자정을 넘겨 예산안이 처리돼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을 48분 초과해 통과시키면서 2년 연속 법정시한 통과에 실패했다.

여야는 2일 밤 11시10분 부터 본회의를 열고 차수를 변경하며 회의를 이어간 끝에 3일 0시48분 2016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의원 275명 가운데 찬성 197명, 반대 49명, 기권 29명으로 가결했다. 예산안 심사 시한인 지난달 30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해 본회의로 자동부의된 정부 원안은 자동 폐기됐다.

여야는 정부가 제출안 예산안에서 3조5000억원을 늘린 대신 3조8000억원을 감액했다. 386조7000억원 규모의 정부 세출예산안보다 3000억원 순감액됐다. 이번 예산안 순감 규모는 5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여야가 극심한 갈등을 빚었던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은 3000억원 지원한다. 올해 지원분 5064억원보다 2000억원 정도 줄었다. 학교환경개선사업 예산 등을 편성해 우회지원하는 방식을 택했다.

앞서 야당은 누리과정 예산을 2조원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정부·여당은 담뱃세 인상, 부동산 거래 활성화 등으로 지방교육청의 재정여건이 나아졌다며 300억원이 적정하다고 주장했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정부안 23조3000억원보다 4000억원 늘어난 23조7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사상최대 규모였던 복지예산도 정부안(122조9000억원)보다 5000억원 늘어난 123조4000억원에 달했다.

내년도 보육료와 관련 예산은 1823억원이 증액됐다. 보육료는 6%, 1442억원을 인상하되 장애아는 2% 더 추가해 인상키로 했다.

한편 주요 삭감 항목을 보면 일반·지방행정 분야에서 1조4000억원이 깎였고 국방 분야와 예비비에서 각각 2000억원씩 삭감됐다. '朴대통령 관심사업'으로 불린 나라사랑 정신 계승·발전 예산이 100억원에서 80억원으로 감액됐고 국가정보원 활동 예산은 4863억원 가운데 3억원만 줄었다.

또 경인아라뱃길사업 지원 예산은 800억원 중 130억원이 깎였다. 정치적으로 논란이 됐던 세월호 특조위 예산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관련 예산은 모두 정부안대로 유지됐다.

예산 부수법안은 2018년부터 종교인의 소득에 세금을 물리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비롯한 15건이 예산안과 함께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세법상 기타 소득항목에 종교인 소득을 추가한 것으로 종교인 개인의 소득 구간에 따라 6∼38%의 세율로 세금이 차등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