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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식) 이성희 전통음식 연구가의 혼례 폐백 음식, 그 속 깊은 이야기❶
조경렬 기자  |  herald@herald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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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9.26  16: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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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전통음식 전시회가 지난 9월 19일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학민재에서 열렸다(사진: 헤럴드저널)

 

[헤럴드저널] 조경렬 기자= 혼례에서 폐백은 혼인한 신부가 시집에 들어가는 날의 의례이다. 즉, 신부가 혼례를 마치고 친정을 떠나 시댁으로 신행(新行)한 뒤에 행하여지는 의례다. 예전의 전통혼례에서는 구고례(舅姑禮)라고 하였다.

 

   
▲ 폐백 음식이야기

 

폐백 음식은 신부가 시부모와 가족을 뵙고 처음으로 큰절을 하고 드리는 음식이다. 그래서 예(禮)를 중시한 우리 선조들은 폐백 음식으로도 가문의 위치와 수준을 가늠하기도 했다. 며느리에게 절을 받은 시부모는 치마에 대추를 던져주며 부귀다남(富貴多男)하라고 축복한다. 

 

   
 

 

이성희 전통음식 연구가는 “대추 폐백은 (신부가) 시아버지께 드리는 음식으로 자손을 의미한다. 며느리가 절을 올리면 시아버지가 신부에게 대추를 던져서 다산을 기원한다.”라며 “폐백 (음식의) 대추 고임은 인연과 만남의 의미로 쌓아 올리는데, 대추와 밤은 태양과 달을 의미하며 대추, 밤을 쌓는 것은 음양의 이치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신부는 부지런히 조심스럽게 살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한다.

그는 또 “시어머니께 드리는 육포는 한결같이 저미고 뒤적이고 말리는 정성이 들어가므로 한결같이 정성을 다해 모시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그 의미를 해설했다.

근대 후기로 접어들면서 3일우귀(三日于歸: 신부가 처음으로 시집에 들어감)가 정착된 뒤에는 대례를 치른 지 사흘째 되는 날 시댁에 신행을 와서 폐백을 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만약 신부의 친정과 시댁의 거리가 가까우면 혼례를 치른 그 날로 시댁에서 구고례를 마치고 다시 친정으로 와서 사흘간의 신방을 치른 뒤 시댁으로 신행 가는 예도 있었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의 삶은 혼례의 풍습도 바꾸어 놓았다. 위의 설명은 전통혼례에 맞는 설명이고, 대부분 예식장에서 혼례를 마치고 바로 폐백실로 이동하여 약식으로 고구례를 치르고 신혼여행을 떠나는 게 오늘날 풍습이다. 이를 생략하기도 한다.

 

   
▲ 남도식 구절판

혼례 음식 구절판(九折坂)

구절판은 한국 전통음식에만 있는 특징적인 음식이다. 아홉 개 홈으로 나누어진 목기로 여기에 아홉 가지 음식을 담았다고 해서 그릇 이름 그대로 구절판이라고 한다. 구절판은 주로 옻칠을 하고 자개를 입혀서 문양이 다양하고 아름답게 만든 공예품이다. 역사적으로는 칠기구절판찬합이 신라시대의 고분에서 출토되기도 하였다.

구절판의 아름다움을 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품격있는 일화가 있다. 바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국의 노벨문학상 수상 여류 소설가 펄 벅(Pearl Sydenstricker Buck, 1892~1973)의 이야기이다. 

그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상(床) 한복판에 팔각형의 칠흑 상자가 놓여 있기에 뚜껑을 열어 보니 새까만 뚜껑과는 대조적으로 아홉 칸의 빨간 틀 속에 아홉 가지 원색의 아름다운 음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이를 보고 그녀는 “나는 이 작품을 파괴하고 싶지 않다”면서 끝내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한다. 펄 벅의 예술적인 문화 인식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 남도식 오징어닭

남도식 ‘오징어닭’ 

폐백 음식 중에 남도식 ‘오징어닭’이라는 음식이 있다. 마른오징어를 가위나 칼로 오려서 닭 모형을 만든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만들기 솜씨가 있어야 할뿐더러 많은 시간과 공력이 필요한 예술적인 음식이다.

이성희 전통음식 연구가에 의하면 본래는 남도의 봉황이라고 해서 그 꼬리를 문어로 조각을 했다. 요즘에는 문어가 귀하다 보니 오징어로 대체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오징어가 없어서 한치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때 신부가(新婦家)에 사정이 어렵다고 해서 한 마리만 가져오면 안 된다.

이 연구가는 오징어닭 조각을 할 때 색을 입혀서 화려하게 만들지만, 만약 신부의 부모 중 홀아버지나 홀어머니일 경우에는 화려하게 장식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때는 흰 한지로 장식하는 것이 우리의 전통 폐백 의례라고 말한다. 

 

   
▲ 육포

육포(肉包)

폐백 음식 육포는 여러 무늬를 장식하는 경우가 의례인데 남도에서는 오징어, 살구씨, 대추 등을 이용하여 매화무늬 등 매난국죽(梅蘭菊竹) 사군자 무늬를 주로 수놓는다. 살구씨를 이용한 육포 위에 놓는 수는 경기권에도 이용되나 남도가 더 화려하다. 

이성희 연구가는 그중에서도 오징어 오림을 화려하게 장식했는데, 그 이유는 신혼부부가 부귀영화를 누리며 화려하게 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잡다단한 현대의 정서와는 사뭇 거리가 있는 게 현실이다.

 

   
▲ 곶감오림

곶감오림

곶감오림은 곶감을 사 등분 하여 씨를 제거한 후 칼집을 넣고 잣을 박아 모양낸 음식으로 곶감호두쌈과 함께 주로 정월의 다과상이나 교자상에 올리는 음식이다. 그 화려함이 빛나 혼례 음식 상차림에도 이용된다.

 

   
▲ 대추고임

대추고임 

대추고임은 대추 꼭지 부분에 잣을 넣어 쌓아 올리는 음식인데 7단에서 11단까지도 장식을 한다. 보통 잣을 한 개만 박는 게 상례인데 남도식은 3개씩 넣는 특징이 있다. 대추 고임 장식 위에는 밤을 올려서 완성한다. 이때 밤은 폐백 절차에서 신부가 시부모한테 큰절하고 난 뒤에 시아버지가 신부 앞치마에 수북이 던져서 득남과 다산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 궁중식 약과
   
 
   
 
   
 
   
 

현대에 와서는 그 의미는 같으나 방식이 많이 변하고 있다. 신랑 신부가 양가 부모에게 모두 절을 한다든가 대추를 입에 물고 입맞춤을 한다든가 하는 서양식의 영향을 받고 있다.

 

   
▲ 이성희 전통음식 연구가(한식명장)이 혼례 음식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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