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구안 회동, 날선 공방으로 팽팽 여전
정의화 "문을 걸어 잠가서라도 합의해야" 촉구

조경렬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김태년 정개특위 야당 간사,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2일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선거구 획정 기준 마련을 위한 담판 회동을 하기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새정치민주연합)

선거구 획정을 위한 국회의장, 여·야 지도부 간 협상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오는 12월 31일이 법적 시한을 넘길 경우 선거구가 없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문을 걸어 잠가서라도 결판을 봐야 한다"고 말했지만, 여야 지도부는 회동이 시작되기 전부터 신경전을 벌이는 등 의견차이가 여전히 좁히지 못하고 있다.

12월 15일 오전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이학재 정개특위 여당 간사와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김태년 정개특위 야당 간사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주최한 회동에 참석했다. 이번 회동은 예비후보등록일인 이날까지 여야가 선거구 획정에 합의 하지 못하자 정 의장 요청으로 마련됐다.

정 의장은 "(선거구 획정이 안 되면) 입법 비상사태까지 될 수 있어서 의장으로 특단의 조치를 안 할 수 없다"며 "가능하면 합의해서 처리해야 한다. 문을 걸어 잠가 얘기하더라도 결판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관련법안이나 테러방지법 이런 법들이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상당히 근접한 것 같은데, 오늘 지도부가 논의를 해서 결정을 좀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여야 지도부는 신경전을 이어갔다. 새정치연합의 문재인 대표는 "우리당은 고수해 오던 원칙들을 내려놓으면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한 데 비해 새누리당은 처음 입장에서 하나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의장 중재 등으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의 원유철 원내대표는 "양보를 안 한다고 (정 의장이)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맞받았다. 원 원내대표는 "선거의 규칙과 선거의 규칙을 정하는 것은 양보의 문제가 아니고 공정성의 문제"라며 "인구 편차 줄이는 쪽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원 원내대표의 말을 '궤변'이라 지칭하며 "우리는 합의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하나하나 양보해 왔는데 새누리당은 과반수 의석을 결사해야한다는 목표를 너무 부당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기울어진 협상이 아니라 공정한 협상이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이에 대해 "오는 31일까지도 만약에 획정 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비상사태에 준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염려한 것"이라며 "그런 일이 예견되기 때문에 가능한 올해 중으로 합의를 해 달라"고 주문했다.

여야는 모두 선거구 획정이 빨리 정리 되어야 한다는데는 의견을 같이 하지만 서로 당리당략에 따라 양보를 거부하며 자당에 유리하도록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만약 법정 기일까지 선거구 획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이날 부터 시작된 예비후보 등록은 무효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