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신용등급 사상 최고치 Aa2
세계 신용등급으로 따져 6위…가계빚 1200조는 무시

조준기 기자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Aa2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한다고 지난 12월 18일 발표했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a2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한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한국이 3대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에서 Aa2 등급을 받게 된 것은 사상 최초로, 무디스가 Aa2 이상 등급을 부여한 것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서도 7개국뿐이다. 지난 4월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Aa3으로 유지한 채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린 지 8개월 만에 등급 상향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보통 10개월 이상 20개월 내외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한국이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 등 3대 국가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Aa2(S&P·피치 기준 AA) 등급을 받은 것 또한 사상 처음이다. 무디스는 한국 신용등급 상향 이유로 건전한 신용 관련지표, 정부의 제도적 역량 등을 제시했다.

무디스는 한국 경제가 앞으로 5년간 선진국보다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1인당 소득도 유럽 선진국 수준에 근접해 나갈 것으로 평가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발전 전망을 보고 신용등급을 올린 것 또한 이례적이다. 통상 신용등급은 결과를 보고 올리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한국의 통합재정수지는 2010년 이후 흑자 기조를 지속했으며, 앞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0.5% 수준의 재정흑자를 이어가는 한편 GDP 대비 정부부채비율도 40% 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14년부터 순국제투자 잔액이 플러스로 전환되고, GDP 대비 대외부채가 30%에 불과하며 단기외채비중이 30% 이하 566로 감소하는 등 한국의 대외건전성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과거 한국이 구조개혁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 등에 비춰보면 이번에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도 성공하고 잠재성장률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한국 정부가 공공정부 부채관리에 있어서도 애초 목표를 넘어서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공공연금 개혁이나 가계부채 구조개선 등 재정부문의 리스크 요인 등을 적절히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향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조정과 관련해 구조개혁의 조속·확대 시행, 비금융 공기업의 효율성 제고 및 부채감축 가속화 등을 상향 요인으로 제시했다. 반면에 구조개혁 후퇴 및 장기 성장전망 악화, 공기업 등 정부재정 악화,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은 하향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무디스가 가계 빚이 1200조에 이르는 부분은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부동산 담보 대출이 주를 이루고 있어 담보 능력이 있어 부정적 영향에 미치지 않는다고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담보 대출의 과잉은 주택매매가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하면 걷잡을 수 없는 도미노를 일으킬 핵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아무튼 무디스로부터 Aa2 이상 등급을 받은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G20(주요 20개국)에서 미국·독일·캐나다·호주·영국·프랑스까지 7개국뿐이다.

국가별로 보면 Aaa를 무디스에서 받은 곳이 미국, 독일, 캐나다, 호주 이렇게 4개국이다. 그 다음에 Aa1이 영국이 한 곳이 있고, 프랑스는 우리와 동급으로 Aa2 등급이다. 무디스 등급으로 우리보다 앞선 나라는 5개 그 다음에 Aa2 등급은 한국과 프랑스 2개국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등수로는 프랑스와 같이 세계 6위 신용국가이다.

문제는 무디스가 주의를 요한 공공부문의 개혁과 공공부채를 줄이라고 제시한 것은 앞으로 정부가 정책을 펴는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또 빠져 나가고 있는 외국계 투자자들의 방향을 선회하는 효과도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