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일반칼럼
한국 전통 음식 '천리장' 요리
이성희  |  herald@heraldjournal.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4.02.20  18:38:28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이성희 전통음식연구가

한 항아리에서 태어나도 묽은 장은 간장이라 하고, 되직한 장은 된장이라 한다. 늦가을에 메주콩을 삶아 으깨서 메줏덩이를 만들고 발효가 시작된다.

옛사람들은 지푸라기에 고초균(枯草菌 Bacillus subtilis) 이 있는 것을 인식하지 않았건만 마른풀에서 자란 세균을 이용했다.

겨울이 지나 이른 봄날 메주는 볕을 보고 잡균을 죽이고, 몸을 씻고 말린 후 장독에 들어 앉혀 소금물을 붓는다. 냄새 잡는 참숯은 달궈 넣고 붉은색이 부정不淨을 막으라고 홍고추도 띄운다.

금줄까지 두르고 볕도 쬐가며 45~60일 정도 숙성한다. 메주만 건져 으깨 발효시키면 된장이 되고 메주 우려낸 장물은 체로 거르고 달여 간장을 만든다.

이때 달이지 않으면 맑은 청장이 된다. 전통 방법으로 만든 간장을 '국간장', '조선간장' 또는 '한식 간장'이라고 부른다. 대량 생산하는 공장 출신 간장은 ‘양조간장’이라 하니 전통 간장을 '집간장'이라 부르기도 한다.

오늘 소개할 천리장은 ‘조선의 다시다’라 할 수 있다. 만들어 두면 비비고, 무치고, 끓일 때 넣는 만능장이기 때문이다.

천리장의 기록은 조선의 생활백서인 <증보산림경제>에 나온다. 약불에 걸쭉하게 달여 천릿길을 떠나도 휴대할 수 있는 찬이라 '천리장' 이라 했다. 

천리장의 레시피를 소개한다.

<재료>
간장 2Lℓ- 반으로 졸여 1ℓ
소고기 우둔살 600g- 말려서 가루로 60g

< 만들기 >
1. 조선간장이나 맛간장을 끓여 반으로 졸인다.
-맛간장은 시판 국간장에 진간장에 다시마, 마른 표고버섯, 말린 파뿌리, 양파 껍질, 무, 북어 대가리 등을 넣고 졸여 만든다.


2. 소고기는 삶아서 얇게 썰어 말린 후 가루로 빻는다.
3. 소고기 가루를 간장에 넣고 약불로 졸여 걸쭉한 상태로 만든다.

《우리 음식》, 넷마루, p40 / 천리장

우둔살은 기름기가 없는 부분이다. 삶은 고기를 말려 가루를 만들고 졸인 간장과 합쳐 진한 죽의 농도로 약불에서 타지 않게 조려 두고 다양하게 양념처럼 먹는다.

농축된 페이스트 상태의 천리장을 보면 상상하게 된다. 먼 길 떠나는 사람의 봇짐에 들어가 요긴했을 장은 좋은 좌반(佐飯)이었으리라. 입맛 없을 때 천리장을 쌈장으로 복쌈 한 입 어떠세요?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여백
여백
헤럴드시사영상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72길 22  |  대표전화 : 02-783-6677  |  긴급전화 : 010-7620-2777
서울특별시 중구 충무로2길 8 중앙빌딩 305(편집국)  |  회장 : 이정규  |  발행인 겸 편집인 : 조경렬
등록번호 : 영등포 라 00389  |  등록일 : 2012년 11월 07일  |  사업자번호 : 107-20-3767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준기
Copyright © 2016 헤럴드저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