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회담 결과 '갑론을박'
위안부 할머니들 "소녀상 철거 절대 안돼"

[헤럴드저널=조준기 기자]

한.일 외교장관 회담 결과에 대하여 설왕설래로 여야가 갑론을박하는 분위기이다. 지난 12월 28일 한‧일 양국이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최종 합의한 것과 관련해 29일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어제 개최된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한일 양국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일보된 합의를 이끌어낸 것을 환영한다"며 "어제 합의문에서 일본은 '위안부 문제는 당시 군이 관여 하에 다수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하여 처음으로 일본정부 차원의 책임을 인정했고 또한 아베는 개인이 아닌 총리로서 사죄와 반성을 한 것도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가 현실 외교적 측면에만 매몰돼 원칙을 저버렸다"며 "일본에 면죄부를, 그것도 최종이라는 도장까지 찍어 내주고 말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종걸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시일야방성대곡을 써야되는 심정"이라며 "냉탕 온탕을 오가는 갈팡질팡 외교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박정희 정부 시절 체결된 한일청구권 협정과 이번 협상을 연결시킨 뒤 "박정희 대통령이 아무리 법적 책임을 피할 명분을 줬다고 해도 이 명분이 제대로 된 명분이었나"라며 "부녀가 대를 이어서 일본 국가에 두차례나 식민지배와 반인도적 가해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줬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회담 결과는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로부터 크게 환영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이날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의 '정대협 쉼터' 방문은 불난 집에 오히려 더욱 부채질을 가하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정부 측은 지난 회담의 성과로 일본 정부의 10억엔(한화 약 96억6천만원) 지급, 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의 설립 등 지원 사업, 소녀상 철거 보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화 사과 등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과 116개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29일 공동성명서를 발표, 일본 사과의 진정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강력히 반발했다.

정대협 등 시민단체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과 지원단체 등의 열망은 위안부 범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명확히 인정하고 책임을 이행해 이 같은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 타결된 합의는 피해자들과 나아가 국민들의 바람까지 배신한 외교적 담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뒤늦은 해명에 나서면서 이날 오후 2시경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은 서울 마포구 소재 '정대협 쉼터'를 방문,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이용수, 길원옥 할머니를 만나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려 했다.

이 자리에서 이용수 할머니는 임 차관을 향해 "당신 어느 나라 소속이냐"라며 "일본과 이런 협상을 한다고 알려줘야 할 것 아니냐?"고 다져 물었다.
이어 이 할머니는 "왜 우리를 두 번 죽이려 하느냐. 먼저 피해자를 만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울분을 토하며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